[마니] 가슴 찡한 슬픔, 부모님..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허삼관은 피를 팔아 돈을 버는 방씨와 근룡이를 알게 되면서 자신도 처음으로 피를 팔게 된다. 그리고 처음으로 피를 판 돈으로 하삼관은 허옥란과 결혼하게 된다. 허삼관이 두 번째로 피를 판 것은 자신의 아이도 아닌 일락이를 위해서였다. 일락이는 부인의 전 애인인 하소용의 자식이었고 그로 인해 자신은 자라 대가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세 번째는 지극히 자신을 위해서 피를 파는데 임분방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 후 네 번째 피는 문화 대혁명으로 인해 양식이 없어서 양식 값을 벌기 위해 팔고, 다섯 번째는 농촌의 생산대로 떠난 일락이가 몸이 허락해져 돌아왔을 때, 여섯 번째는 이락이의 부대 생산대장이 허삼관 집으로 찾아오자 잘 보이기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는 간염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일락이의 병원비를 벌기 위해서 허삼관은 세 번의 피를 더 팔게 된다. 그 과정에서 허삼관은 마지막 열 번째 피를 팔던 중 쓰러져 오히려 수혈을 받게 된다. 따지고 보면 허삼관은 총 열 번의 매혈 중 다섯 번은 일락이를 위해서 피를 판 것이다. 자신의 자식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에게 불명예스러운 별명이나 붙여준 일락이를 위해서 그는 다섯 번이나 피를 판 것이다. 책 초반에 허삼관은 계속해서 일락이를 구박한다. 하지만 국수 사건과 하소용을 살리기 위한 일로 허삼관은 일락이와 화해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나는 허삼관이 말과 행동은 무뚝뚝해도 그 마음은 한없이 자식을 사랑하는 아버지로써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허삼관은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피를 뽑는다. 그런 허삼관의 모습은 우리 아빠의 모습과 같다.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도 아깝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아버지. 그래서인지 웃음이 묻어나는 글이라도 왠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지막에 자식이 점점 성숙해질수록 부모님의 점점 왜소해지는 뒷모습은 더욱 찡하게 느껴졌다.

제 딸의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