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 찡한 감동과 깨달음을 준 고마운 책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4월

나는 현재 공부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중인 중학생으로써 항상 하루라도 공부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한다. 아마 대부분의 초.중.고 학생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지긋지긋한 공부, 목적을 알 수 없는 공부, 생활에는 필요 따위 없는 공부를 머릿속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깨끗이 비워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번번히 한다. 지금의 나는 진정한 꿈의 의미를 모르고, 인생의 멘토 같은 것은 아직 만나지도 못했으며, 나의 존재 자체에도 별 생각을 기울이지 않는,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부모님과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꼭두각시 학생이다.

  그런데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이라고? 표지에 실린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음, 모범생답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나서 눈이 간 곳에 쓰여 있는 글귀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6개월 만에 꼴찌에서 1등! 마치 과외 학생을 끌어 모을 때나 쓰는 약간은 거짓이 보태진 홍보문구와도 같이 느껴졌다. 그러나 바로 그 글귀에 어떤 한 인생의 우여곡절과 성공의 길이, 갈등과 고난, 열정, 희열이 고스란히 담겨있을 줄 처음에는 미처 몰랐다.

  이 책은 어떡하면 서울대에 갈 수 있는가에 대한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공부를 하기에 앞서 가져야 할 진정한 마음가짐과 스스로를 공부에 이끌도록 하는 원동력을 갖게 해주는 책이라고 해야 더 맞을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더 진솔하고 자기 고백적으로 이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 같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 진정한 성공을 이루었기에 이 책이 가치 있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저자에게 하루하루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지옥과도 같았다. 학생의 신분으로서 성적 등수에 연연해야 할 때, 그는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했으며, 빚쟁이들의 독촉에 시달려야 했고, 가난한 현실에 부딪혀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그 속에서 그를 지옥의 바깥으로 이끌어준 것은 바로 인생의 멘토,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자기 자신이었다. 불가능 속에서 기적과도 같은 가능을 만들어낸 저자는 공부라는 것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

항상 공부를 지긋지긋하고 나쁜 것으로 정의하던 나에게 이 책에서 저자가 공부를 코스모스에 비유한 것은 찡한 감동을 주었다. 나에게 공부라는 것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있는 저자가 참으로 놀라웠다. 내 생각과 정반대로 공부가 정의된 그 글은 나에게 공부의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읽고 난부터는 공부를 할 때마다 이 글을 아로새기게 되었고 이제는 어느 정도 공부가 나의 적이 아닌 하나의 즐거움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 나에게는 시험을 제외하고라도 수없이 많은 인생의 시험이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 이 책은 그런 시험들을 초연하게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갖게 해주었다. 또, 공부란, 시험으로 우리를 냉혹하게 평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가 어른이 되었을 때 자신의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한 성공의 발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제 딸의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