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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공진호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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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왜 그랬을까?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그러면 안될텐데..."


 

 

 

 

"가장 어두운 비극을 가장 놀라운 문체로 승화시킨 작가의 필력!"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꼭 연기하고 싶었던 버킷 리스트!"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영국 작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어린 시절에 겪은 상처의 트라우마에 갇혀 마약과 술에 의지하며 죽고 싶단 생각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비극을 세상에 털어놓으면 죽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죽지 않기 위해 소설​을 썼고 1992년부터 20년에 걸쳐 총 5부작의 <패트릭 멜로즈> 시리즈를 완성한다.
<괜찮아(Never Mind)>는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이자 작가의 처녀작이다.

과연 작가를 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힌 그 비극은 무엇이었을까?
 
1960년대 프랑스 남부의 조용한 마을, 5살 소년 '패트릭'은 늘 화가 나있고 뭐든지 자신의 뜻대로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버지 ‘데이비드’와 그런 남편의 조롱과 무시를 술로 견디는 무기력한 어머니 ‘엘레너’라는, 자식을 돌볼 줄 모르는 부모 사이에서 기댈 곳을 포기한 채 뜨거운 여름을 보낸다.
상류층 집안다운 넓은 대저택에서 아무에게도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이 어린 소년은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평생 씻을 수 없는 굴욕을 당하는데, 그 순간 아버지의 손을 벗어나 허물을 벗고 영원히 탈출하고 싶었던 이 작은 도마뱀붙이가 다름 아닌 작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이다.
그는 실제로 3년간 아버지로부터 육체적 학대를 당했고 이 비극의 트라우마는 작가를 평생 괴롭혔다고 한다. 어쩌면 세상에 내보이고 싶지 않았을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패트릭이라는 인물을 통해 놀라운 문체와 비유로 승화시켰으며, 그 감정은 고스란히 살아있어 그 당시 느꼈을 작가의 비극적인 심정을  깊이 헤아릴 수 있었다.
또한 '멜로즈' 집안을 통해 상류층의 이면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때론 냉소적이고 신중한 단어로, 때론 유창하고 재치 있는 묘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영국의 상류층’하면 으레 고상한 품격과 말솜씨, 우아함, 절제된 태도와 예의 등을 떠올리겠지만,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그런 점은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아버지 데이비드는 교묘한 말솜씨로 남을 헐뜯고 깔보고 조롱하며 무시하는 태도를 일삼고, 아들에게 파렴치하고 감히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하고도 태연하게 상류층 전형의 고상한 모습을 유지하려는(또는 보여주려는) 모습은 기가 찰 정도로 가관이다.
 
이 책은 ‘셜록’과 ‘닥터 스트레인지’로 유명한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주연으로 한 드라마로도 각색되어 성황리에 방송되었는데, 그는 "패트릭의 복잡한 감정을 꼭 연기해보고 싶다"고 여러 차례 얘기한 바 있으며, 많은 언론들은 이 소설을 두고 영국 사회를 보여주는 창문이라고 했다. 그만큼 현대 영국 상류층들의 화려한 생활 속 이면을 직설적인 맨트와 통쾌한 비유로 묘사한 작가의 필력은 이 작품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자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드라마 ‘패트릭 멜로즈’를 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볼 예정이라면 나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적극 권장하고 싶다.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주변인들이 보여 주는 행동과 말투, 복잡한 감정들을 책에서는 훨씬 자세하고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인물들의 감정선을 이해하는 면에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을 본 후 드라마를 다시 본다면 주인공의 감정이 더욱 와닿을 것이다.

책을 덮고 난 후, 나는 그저 가만히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을, 그 속의 어린 패트릭을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괜찮다고, 이제 다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면서...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무고한 해를 입혀선 안된다. 특히 우리 사회에 만연해진 아동 폭력은 내 자식이니 내멋대로 다룰 수 있다는 어른들의 비뚤어진 생각에서 비롯된거라고 생각한다. 패트릭의 아버지 역시 자식을 찰흙처럼 주무를 수 있다는 그릇된 판단으로 결국 자식의 인생을 망쳐놓았다. 정말이지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에게 그러면 안될텐데 말이다.
 
작가의 손에서 탄생된 <괜찮아>에서의 모든 감정의 언어에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놀라운 문체로 가장 힘든 시기를 표현한 그의 용기와 노력에 진심어린 박수와 위로를 보낸다.  어린 패트릭이 자라서 어떻게 이 무거운 트라우마를 이겨내려 고군분투하는지 무척 궁금해진다. 빨리 다음 편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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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침, 너를 어둠에서 꺼내준 건 나였지만 실제로 나를 구해준건 바로 너였어. 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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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말의 희망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공진호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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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반으로 쪼개졌겠구나!"

 

 

 

 

 

- About This Book

 

패트릭 멜로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진실을 꺼내들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우아한 겉모습을 지녔지만,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불행한 인생을 사는 남자 패트릭 멜로즈. '3부 - 일말의 희망'에서는 전 편인 '나쁜 소식'에서 마약과 술에 찌든 20대를 보내던 패트릭이 30대에 들어서면서 어렵사리 마약을 끊지만, 여전히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던 중 끔찍한 기억 속에서 분열적인 삶을 사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혼자만 간직했던 진실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 고백하게 되는데...

 

- Review  

 

진실을 말하는게 너를 자유롭게 할지도 몰라.

 

"내가 다섯 살때 아버지가 나를 '학대'했어. (중략) 무슨 학대냐고? ... 성적인 학대야."

(p.113-115)

아무리 달변가라 해도 이런 끔찍한 기억을 온전히, 제대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이 '학대'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오랜 고민 끝에 친한 친구 조니에게 아버지가 자신에게 한 짓을 밝히는 패트릭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드라마에서 이 장면을 먼저 만났을 때, 패트릭을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었다.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라 더듬 더듬... 그러나 용기를 내서 건넨 말, "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나를 학대했어".

아버지가 했던 행동, 그 이후 아버지가 했던 말들은 30년이 되어도 고스란히 패트릭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아 평생을 옭아맸으니 그에게 있어 이 고백은 그 상황을 다시 겪는 것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그 고통과 힘듦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백이어서 더욱 가슴이 아팠다.

 

"세상이 반으로 쪼개졌겠구나." (p.115)

패트릭의 고백을 다 들은 친구 조니가 건넨 이 말은 패트릭의 인생을 그대로 정의 내렸다. 

정말 그랬다. 그렇게 쪼개진 세상처럼 패트릭은 내내 분열된 삶을 살았다. 내가 겪은 일을 제 3자가 되어 바라보는 일. 그것이 내면의 공포를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그토록 끔찍하고 어두운 기억도 말이 되어 세상에 나오니 오히려 쉽게 느껴지는 패트릭은 의아해하지만, 말이라는 게 원래 그런 법이다.

3부에서의 패트릭은 여전히 미성숙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단순히 아버지때문이 아니라,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버무려진 자신의 정신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니 말이다. 이런 패트릭의 모습은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자 작가인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에게도 그대로 적용됐으리라 생각한다. 속으로만 간직하던 어두운 진실을 문학으로 승화시켜 고백한 그의 노력은 인터뷰 내용만 보아도 분명 긍적적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 하는 것.

 

패트릭은 이미 고인이 된 아버지에게 복수를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용서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애초에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 깊숙한 곳에선 아버지도 자신을 사랑해주고 싶었음을 깨닫는 패트릭의 모습에 가슴이 저민다. 절대 그럴 일 없겠지만, 패트릭 역시 아버지를 사랑할 수 있기를 원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자식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패트릭은 누구보다도 부모를 사랑하고 그들로부터 사랑받길 원했던 것이다. 마음은 사랑을 갈구하지만, 쓰디 쓴 기억은 그것을 방해한다. 이렇듯 '일말의 희망'에서는 '기억'이 미치는 영향과 통찰력, 그에 따른 행동을 통해 한 인간이 구원을 갈구하는 능력에 도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후반부에 패트릭에게서 발견한 '어떤 희망'으로 그는 마침내 기억의 고통에서 구원될 수 있을까? 다음에 나올 4, 5부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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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식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지음, 공진호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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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영국과 미국에서는 새 드라마가 전파를 탔다.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주연으로 한 드라마 <패트릭 멜로즈>가 바로 그것인데, 전화벨과 함께 시작된 첫 장면에서 패트릭(베네딕트 컴버배치)은 수화기 너머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슬퍼하기는 커녕 지그시 웃음을 짓는다. 그 뒤로 아버지의 유해를 가지러 뉴욕에 온 그가 마약에 취해 벌이는 행동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런 베네딕트의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어서 원작에서 패트릭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싶었는데 마침 국내에서도 원작 시리즈가 번역, 발간되어 다행이고 기쁘게 생각한다.


<1부-괜찮아>가 멜로즈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골고루 다뤘다면, <2부-나쁜 소식>은 성인이 된 패트릭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괜찮아>에서 아버지로부터 끔찍한 학대를 받은 5살 패트릭은 그 후 어떻게 성장했을까?

굳이 그의 성장기를 일일이 나열하지 않아도, 패트릭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 <나쁜 소식>을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패트릭은 아버지가 자신에게 저지른 짓이 무엇인지 똑.똑.히 알게 되었고 그 속에서 느낀 굴욕과 울분, 원망으로 피폐해진 심신은 '마약'이라는 도구로 깊이 얼룩진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자기 자식에게 끔찍한 악몽과 후유증을 안겨 준 아버지가 호텔방에서 죽었다는 연락이 오면서 패트릭의 두번째 이야기는 시작된다.


“패트릭, 자네 아버지가 간밤에 호텔에서 죽었어...(중략) 자네 이 힘든 시간을 지나려면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할 거야.” p.14


전화기 너머로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들은 패트릭은 슬프기는커녕 웃음이 날 지경이다.

힘든 시간이라고?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가 죽었는데? 오히려 거리에 나가 미친 듯이 웃으며 춤을 추고 싶은 마음이다.

평생을 증오한 아버지가 죽었으니 과연 패트릭의 트라우마도 해결이 될까?

그런데 어찌된 것이 죽은 아버지의 얼굴을 보고 온 후로도 계속 온갖 마약(길거리 가짜 마약까지도)을 섭렵하며 끊임없이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한다. 오히려 그의 거친 생각과 마약에 대한 동경은 날이 갈수록 심해진다. 그를 옭아매는 원초적 트라우마는 단지 그 상대가 없어졌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었다. 기억은, 너무도 또렷한 그 기억은 패트릭을 자꾸만 현실 속에서 분열시키고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아이러니 하게도 각종 폭력적인 상상을 만들어내며 현실에서 온전히 살지 못하는 패트릭의 모습에서 아버지 '데이비드'의 모습이 비춰졌음을 어떻게 부인할 수 있을까? 내가 느낀 패트릭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의 폭력성과 그릇된 가르침, 학대에 주입된 사람이었다. 하아, 정말이지 한 인간의 인격 형성에 있어 어린 시절이 이렇게 중요한 것을...!

​이런 생각을 뒷받침 하듯 드라마 4부 <모유>에서는 패트릭 역시 자신의 폭력성을 아들들이 물려받을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패트릭이 호텔 스위트룸에서 온갖 마약에 취해서 상상속의 인물을 끄집어내는 장면이다.

유모, 뚱뚱보, 장군 등등...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의 대사와 아버지를 묘사하는 풍자 섞인 조롱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이 장면이 얼마나 심각하고 슬픈것인지를 잊게 할 정도였다.

이렇듯 작가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은 마약으로 점철된 패트릭의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면서 자칫 마약이란 소재로 인해 독자가 불쾌감이 들 수도 있을 법한 장면들을 거부감 없이 나타냈다. 또한 작가의 우스꽝스런 묘사들과 신랄한 풍자는 1편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서 가독성 또한 좋았다.

 

패트릭의 20대 인생은 이렇게 저 바닥 끝까지 곤두박칠 쳤지만 나는 이 상황이 마냥 비극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3편-일말의 희망>에서는 제목처럼 그에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찾아오리라 믿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패트릭이 가진 희망의 씨앗을 보았으니까.

 

2편까지 읽고 나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패트릭의 인생을 깊이 응원하게 됐다. 이게 <패트릭 멜로즈>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인가보다. ♥

 

‘패트릭이 헤로인에 대해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느끼는 것과 같았고, 패트릭이 사랑에 대해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헤로인에 대해 느끼는 것과 같았다‘ p.65

‘아버지, 아버지는 그리도 지독히 슬픈 사람이었는데, 이젠 나도 슬픈 사람으로 만들려는군요. (중략) 어유, 안되셨어.‘ p.41

‘자유로워지기 위해 어떤 수단을 쓸 수 있을까? 경멸? 공격성? 증오? 이것들은 모두 아버지의 영향으로 오염되었다.‘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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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 능률 VOCA 실력편 - 중학 핵심 영단어 60일 완성, 새 중등 교과서 분석 및 반영
김경희 외 지음 / NE능률(참고서)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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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단어는 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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