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 학년 용돈 작전을 펼쳐라! - 2020 서울특별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겨울방학 권장도서 바람 그림책문고 6
신순재 지음, 안신애 그림 / 천개의바람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나온 초, 중, 고등학교는 모두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버스를 탈 필요도, 지하철을 탈 필요도 없었기에 성인이 되기 전까진 교통비가 들 일이 거의 없었다. 나는 평소에 군것질을 잘 하는 편도 아니다. 눈 앞에 간식이 있다면야 마다하지는 않지만, 굳이 간식거리를 내 스스로 사 먹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용돈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문제집을 사야하거나 준비물을 사야할 때, 뭐 그런 이유들로 그때 그때 딱 필요한 만큼의 비용만 받아서 지출하곤 했을 뿐이다.

이마저도 고등학교 때 까지의 이야기다. 성인이 되고부터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섭렵하며 혼자서 알아서.... 능력이 닿는 한도 내에서.... 삶을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돈은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벌고, 모으고, 썼다. 평소보다 아르바이트를 덜 할 때에는 조금 더 많이 걸었고, 평소보다 아르바이트를 더 할 때에는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주기도 했다. 용돈을 받지 않는 것에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서,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나가려는 마음가짐과 태도는 정확히 언제라고 콕 집을 수도 없는 그 언젠가부터 습관이 되어버렸다.

이는 때로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느끼게도 했지만, 때로는 용돈을 받는 삶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게 했다. 사실 꽤 자주 느꼈다. 청소년기에는 용돈을 모아서 예쁜 펜을 사고, 유행하는 가방과 운동화를 척척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대학생이 되고는 아르바이트 걱정 없이 마음껏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마음껏 놀기도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나도 용돈을 받아봤다면 좀 더 편했을텐데, 좀 더 재밌었을텐데, 좀 더 마음에 여유가 있었을텐데' 와 같은 부러움이었다. 그리고 부러움은 '내가 용돈을 받는다면 정말 낭비 없이 잘 모으고, 정말 딱 필요한 곳에 잘 쓸텐데' 와 같은 씁쓸함을 동반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대리만족감을 느끼게 했다. 마치 진짜로 초등학교 일 학년이 되어 용돈을 받기 위해 작전을 펼치는 동규가 된 듯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수의 또래 아이들처럼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용돈을 기대하는 것, 용돈을 받기 위해 부모님을 조르고 어리광을 피우는 것, 나름 성숙한 계획을 세워서 용돈 사수 작전을 펼치는 것 등 모두 언젠가 내가 한번쯤은 품었던 마음이자 꿈꿔온 모습이었다.

용돈을 받는 아이들도 많겠지만, 내가 그랬듯 용돈을 받지 않는 아이들도 분명 많을 것이다. 이 책이 용돈을 받는 아이들에게는 용돈과 용돈에 대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용돈을 받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꿈꿔온 작전을 펼치는 대리만족감과 함께 으쌰으쌰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힘을 선물해주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