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품] 노리 후미 후리가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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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요 사진상으로는 입체삼각형인가 생각했는데 납작한 삼각형이고 흡습제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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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음식] 베트남즉석쌀국수 포가(Pho Ga) - 5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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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나름 닭고기향나고 얇은 면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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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라이프 - 인생 최악의 7일, 누구나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필 맥그로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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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라이프 서평] 나는 진짜 삶을 살고 있는가

 

필 맥그로의 ‘리얼라이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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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리던 택배 도착! 서평을 위해 책을 제공해주신 올리뷰와 문학동네에 감사드립니다. ^^ 

↑ 책 속에 끼워 고이 간직한 서평 안내문과 리얼라이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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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한권으로 든든한 인생보험 한번 들어볼까요? ^^ 

 

 

1. 자기 개발서, 필요할까?

브리짓존스의 일기라는 영화에서 보면, 브리짓 존스가 약간 우스꽝스럽기도 한 책 제목들이 달린 자기 개발서들을 한껏 꽂아놓고, 또 한껏 갈아치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영화 상에서 나오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한가로운 휴일 오후 커피를 마시면서, 또는 마음에 문젯거리가 쌓여 해답을 찾고 싶을 때,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하고,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면서 그 책들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때 그런 책들을 마련해 놓고 읽는 브리짓 존스가 참 멋진 여성이라고 생각했었는데-그 책들이 다 좋은 책일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런 책들을 구비해놓고 살면서 도움을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막상 서점에 가면 픽션이나 논픽션 쪽으로 손이 가는 것이 사실이더군요. 학생 시절에는 비싼 교재비 쓰고 나면 도저히 책에 돈을 더 쓸 마음이 들지 않았고, 졸업 후에는 일하면서 읽을 시간이나 있겠어, 하는 생각이었죠.

 

중고등학교시절, 정확히 자기개발서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이시형 박사님의 저서들을 독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실제 여러 사례와 박사님의 해석이 곁들여진 재밌는 책들이었는데요, 그때는 재미도 있고 막연히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싶어 읽어두었던 것인데 나중에 살면서 그런 사례들이 주변에 보이는 것이 참 신기한 느낌이더군요. 박사님의 입장에서는 아마 숱하게 본, 사실 특별하고 희귀한 케이스는 아닌데, 본인들은 자신만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으며 도저히 해결할 방도가 없다고 생각하는 점이 참 이상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는 하지만, 이런 책들을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죠. 최소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신의 문제를 확대해석하고 해결조차 모색하지 않는 경우로 빠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2. 필 맥그로는 대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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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이시형 박사님이 유명하신데, 정확히 가르면 분야가 좀 다르실지도 모르겠지만 정신건강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보면 필 맥그로-오프라 윈프리 쇼에 자주 등장하셨는데 닥터필이라고 불리셨죠.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치약 이름 같기도 한데 우리나라로 치면 항상 필 박사님이라고 부른 셈입니다. - 박사님은 미국의 이시형 박사라고 보면 됩니다. 상대적 기준으로 둘 중 어느 분이 낫다 어떻다 하는 건 이 글의 논점에서 빗나가는 이야기구요, 이시형 박사님이 우리에게 친숙한 만큼 이 분도 미국인들에게 아주 친숙한 인물이라는 이야기죠.

↑ 젊은 시절 사진을 쓰신 것 같습니다. 완전 인상 좋으신데요? ^^ 형사나 탐정 스타일 같기도.

 

 

 

이 분이 쓴 ‘리얼 라이프’라는 책은 보기에도 두껍고 자기개발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쉽게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이런 책 한권 정도는 최소한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설도 인생의 양념 같은 구실을 하지만 이런 책은 삼계탕의 인삼 같다고 할까요?

 

 

3. 이 책은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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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상적인 내용은 메모해가면서 읽어보았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사람의 취향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달리 읽을 수 있겠다는 점이었습니다.

잡지에 보면 흥미로운 내용의 테스트지를 가끔 볼 수 있죠. 내게 맞는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타입의 사람인가 등등. 뭐 그렇게 소프트하고 흥미롭지는 않을지 몰라도,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읽어나가다보면 재미도 느낄 수 있고 나 자신과 주변의 상황, 문제에 대해 몰랐던 점이나 경시했던 점이 하나씩 보이는 테스트지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 테스트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일단 테스트지부터 풀어보고 또 관련 내용을 읽어볼 수 있겠죠.

저는 어릴 때부터 실제 사례가 들어있는 글을 좋아했습니다. 무작정 무언가를 내놓기보다 사람을 설득하고 먼저 이해시키는 느낌이 들어서랄까요. 이 책에도 필 박사의 상담 사례, 또 가까운 친지의 사례, 필 박사님 자신의 경험들이 들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위주로 읽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바쁜 사람들을 위해, 또 중요한 논점을 더 강조해주기 위해-학창 시절에도 중요 부분에 밑줄 그어 주시고 그 부분에서 시험 문제 내시는 선생님들 너무 좋았잖아요-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들이 있습니다. 찬찬히 앉아 읽을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이 부분들만 발췌해서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도 좋을 듯 하네요.

 

 

4. 이 책에는 무슨 내용이?

필 박사님이 기독교인이셔서 그런지 몰라도, 7일을 포맷으로 해서 인생에 닥쳐올 수 있는 비극 일곱가지와 사례, 해결책 등을 제시해 놓으셨는데요, 필 박사님이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비기독교인 분들이 읽기에 거부감을 느낄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필 박사님 본인도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고 서술하고 있고, 기독교인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은 ‘나도 기독교으로 종교를 가지고 있다’ 뭐 이런 문장 정도니까요. 기독교인 분들은 좀더 친근감을 가지고 읽으실 수 있을 것도 같네요.

 

참고로 다음 제시하는 내용은 제가 이 장의 내용을 읽고 이해한대로 알기 쉽게 풀어 적은 것이지 있는 그대로 발췌한 내용이 아닙니다.

 

제 1일 - 상실

언뜻 떠올려보면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것이 무엇일까요. TV에 보면 보험 광고가 자주 나오죠. 당신에게, 혹은 당신의 동반자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중복 보장이 되는 보험을 열개를 들어놓았다 하더라도 절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죠. 상실, 가까운 이의 죽음, 자신에게 중요한 삶의 가치를 잃어버린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 2일 - 공포

학생시절에 부모님께 성적표 들고 가기가 두렵더라, 하는 건 흔한 이야기죠. 하지만 그 원인만큼은 이 장에서 다루는 공포의 내용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이 장에서는 다루는 ‘실패가 두렵고, 주변인들의 반응이 두려워’ 자신의 꿈과 자아를 내팽개쳤다는 것을 깨닫는, 그것도 하루이틀이 아니라 거의 내 인생 전부를 헐값에 넘기고 말았다는 것을 깨닫는 쓰디쓴 날입니다.

 

제 3일 - 적응성 붕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린 시절이 너무나 혹독하고 힘들어서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 지금이 더 좋다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따뜻한 부모님 밑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자랐거나 꿈많은 어린 시절을 자연과 벗하며 살았던 분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그리움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고, 동반자의 요구를 들어주고, 집안의 환자도 돌봐야 하며, 직장에서는 ‘그 따위로 할거면 집어치우라’는 닥달을 들으며 실적 하나하나에 목숨을 걸어야 하며, 시간이 남을라치면 조용히 앉아 차를 하잔 마시거나 독서, 영화 감상을 하는 게 아니라 자녀의 학교에 가서 급식을 돕거나 유치원 행사를 도와야 하는, 정말 아주 몸이 열두개라도 모자란 사람이 되어 살다가 한계점에 이르러 ‘이젠 도저히 못 해 먹겠다’고 바닥에 대자로 뻗게 되는 날입니다.

 

제 4일 - 질병과 사고

건강이 가장 큰 재산이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막상 실생활에서는 어떤가요. 당장 눈앞의 청량음료는 달고, 운동할 시간은 없고,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풀어주어야 하지만 어쩔 때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도저히 스트레스를 풀 방도도, 그런 방도를 생각해내어야 한다는 것조차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의사의 갑작스러운 선고,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는 날입니다.

 

제 5일 - 정신질환

요즘 젊은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아직 사회 분위기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이해가 아주 후진국 수준인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아직까지는 친구들, 이웃들과 속내도 털어놓으며 살 수 있는 분들이 많아서 상담사 분들, 정신과 의사들의 필요성이 절실하지 않아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내 심장에 문제가 생겼는데 의사는 찾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심장에 좋은 거 뭐 없냐, 하고 물으며 다니다가 무언가 잘못 먹어 더 악화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다들 잘 알고 있습니다. 정신 건강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정말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범죄가 많이 일어납니다. 왜 그런 범죄가 일어날까요. 물론 악독한 성품을 타고난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지르는 경우도 많겠지만, 사회가 버리고, 가족이 버린,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소중한 정신질환자가 방황하다가 악에 받쳐 저지르는 일은 전혀 없을까요? 우리 사회는 얼마나 건강할까요? 이런 사람들을 감옥에 쳐넣으면 문제 해결인가요? 사회 어느 한 구석에는 같은 문제로 정신질환을 겪고 또 같은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나타날 텐데 말이죠.

나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들, 사회의 정신 건강에 모두 주의를 기울인다면 지금 같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장에서는 자신 또는 가족이 정신질환에 걸렸을 때의 대처법을 다룹니다.

 

제 6일 - 중독 (몰입과는 다름)

다행히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하면 평생 마약류에는 손도 대보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음성화 되어 있지 가족들이 다같이 보는 TV 드라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마약을 하는 모습이 보이거나, 골목에서 누군가 끊임없이 마약을 팔려고 말을 걸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중독이 심각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 방에다 어린 자녀가 굶도록 방치해놓고, 아이를 키우는 육성시뮬레이션게임을 하던 아버지 때문에 자녀가 사망한 사건이 있었죠. 학창 시절 버스를 기다리면서 라디오를 듣다가, 결혼한지 몇년 되지도 않았는데-결혼생활을 오래 했다고 용납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지만- 출근 전, 퇴근 전, 게임하는 남편의 뒷모습만 보고 사는 여성의 사연이 나와 참 끔찍하다는 생각을 한 기억이 나네요.

저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이 길다고 해서 무조건 그게 중독이라고 보지는 않는데, 이렇게 자신의 기본적인 의무도 팽개치고 가족들은 무시하며 살아간다면 분명 중독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도저히 나 혼자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도움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중독에 관해 다루는 날입니다.

 

제 7일 - 난 대체 왜 사는거야

많은 분들이 인생의 목표를 갖고 사십니다. 좋은 성적, 성과, 가족의 행복, 세상에 더 나은 세상이 되도록 봉사하는 일 등등. 하지만 어떨 때는 나 자신은 쓸모없는 인간이며, 이 세상에 하등 존재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살 충동이 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사례들을 보면서 특히 이 장에 등장한 사례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직장이며 개인적인 행복은 다 꾸겨서 어디 서랍장같은 데 쑤셔놓고, 감사할 줄도 모르는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 어느날 이 아이들은 다 커서 일주일에 건조한 이메일 한통이나 보내는 게 그 모든 헌신의 결과가 되어버려 삶이 황폐해진 어머니.

참 감사할 줄 모르는, 심하게 말해 짐승같은 자식들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내 자식이든 누구든 간에 내가 넘치도록, 내 자신을 다 쏟아부어 사랑한다고 해서 그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분이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애정은 감사보다 한심함과 무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또 이 애정이 엇나가면 자식들이 감사보다는 부담, 심지어 미움까지 느낄 수 있잖습니까.

이런 날은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를 다루는 장입니다.

 

5.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 그런 건 나도 다 알아, 뭐 새로운 내용이라고’, ‘내 문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야, 아무도 이해 못해’라고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구제할 수 있는 일들은 ‘절대 실천하지 않는’, 거기다 알콜 중독 증세까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문제의 네다섯가지를 한꺼번에 갖고 있는 사람이었죠. 아마 그런 분들은 많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절망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터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필 박사의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싶네요. 물론 책 한권이 인생을 바꿔놓는다면 코웃음치는 분들도 있겠지만, 되레 상처를 더 받거나 이용당할까봐 누군가에게 사생활을 털어놓을 수도 없고, 또 털어놓는다 하더라도 그닥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홀로 인생을 끝내버린 연예인들이 이런 책이라도 읽었다면 결과는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하늘이 돕지 않을 수도 있죠. 나는 노력하는 데, 불공평한 상황이 계속 생길 수 있죠. 하지만 나까지 나 자신을 버리면 될까요?

 

이 책에서 말하듯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겠죠(p.46). 하지만 변화는 작은 것부터 가능할 겁니다. 때로는 일상에서 벗어나 마사지, 유학, 명상강좌 등이 새로운 인생을 열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p.203).

 

사실 이 리뷰를 쓰려고 수많은 내용을 메모했는데 그 내용들은 이 책을 읽는 분들이 잘 읽으시고 삶의 자양분으로 삼으시리라 믿습니다.

 

미국에는 거의 우리나라 인구수와 맞먹는 공포증(Phobia)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p.326). 부디 이 책을 읽음으로서 자신의 문제를 확대해석하는 일만큼은 없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얼어붙은 상태에서 벗어나 도움도 얻고, 다른 사람의 조언도 들으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이 책의 소제목 중 하나를 인용하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일단 살아남아라,

자신을 돌보라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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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수업 - 배우고, 만들고, 즐기는 신개념 카페 공간
이지나 지음 / 나무수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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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수업 리뷰] 까페를 차려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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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기쁜 마음으로 까페수업(이지나 지음) 책을 잘 받아보았습니다 ^^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버블랩도 없고 포장이 헐거워서인지 모서리가 약간 뭉개졌더군요..

쭉쭉 펴긴 했습니다만.. 책 매니아들은 유난히 책을 많이 아낍니다.

쪼금 더 배려해주셨으면 싶더군요 ㅎㅎ

마침 투명 아세테이트지가 있어서 책커버를 해주었습니다.

책 자체는 민트색에 고풍스럽고 심플한게 예쁜 블로그를 열람하는 기분이라 즐겁게 보았습니다. ^^

 

까페수업이라 뭔 책이지? 하실 분도 있을텐데요.. 그야말로 까페수업입니다?!

테마가 있는 까페의 사진들과 까페 주인들과의 인터뷰가 주 내용이고요.

바쁘고 지친 일상에 언젠가는 전원생활이나 까페를 차려 운영하는 꿈은 많은 분들이

꾸어보았을텐데 그분들도 참고삼아 읽어보실 수 있는 책이고,

까페에서 커피 마시는 것을 즐기는 분들, 새로운 까페에 대한 정보도 얻을 겸

까페 투어하는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책이네요.
또 예쁜 까페처럼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분들도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런 경우에는 블로그 등을 검색해서 큰 답사 사진들을 열람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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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입니다. 목차에 그림이 있으면 다음에 다시 볼 때 빨리 찾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텔레비전 12와 컵케익 까페 말고는 좀 고만고만한 비슷한 스타일의 작은 사진들인 것 같아서

약간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좀더 그 까페의 특성을 한눈에 강하게 보여주는 썸네일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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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아날로그 텔레비전들을 오브제로 사용하고 있는 까페 텔레비전 12입니다.

약간 제가 좋아하던 드라마 요절복통 70년대쇼(That '70s Show)도 생각나고 해서 더 관심이 가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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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동일 까페에서 나온 사진인데요, 책에 있는 여러 까페들의 사진을 보면서 이 사진이 특히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도 수집과 작은 소품들에 꽤 관심이 있는 편인데 사실 수집이라는 게 본인은 흐뭇하지만 수납이 가장

고민되는 문제잖아요. 특히 가족들이 싫어하면;; 막 갖다버리는 어머님이라도 계시면 끝장이지요 ㅎㅎ

이렇게 테이블 밑에 수납한다면 보기도 좋고 자리 차지한다고 싫어할 사람도 없을 것 같습니다 ^^

손님들 입장에서는 티타임 간간히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싶구요 ^^

언젠가 까페 오픈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자신이 꿈꾸는 테마를 정해서 수집품을 모아두었다가 까페에 오브제로

활용하면 아주 멋질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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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까페 에이치플러스와이(H+Y)의 사진과 설명입니다.

플라워 수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데 관심 있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네요.

저는 사실 플라워 수업에는 관심이 없어서.. 엉뚱한 생각을 한번 해봤습니다.

저처럼 씨앗을 수집하고 화분에 키우기를 즐겨 하는 사람들은 까페 한켠에서 씨앗을 구입하거나

포인트 카드로 씨앗이나 묘종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자주 갈 마음이 들 성 싶습니다.

사실 커피 한잔 만으로는 그리 자주 갈 동기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거든요 ㅎㅎ

갓 볶아서 갈은 원두 가루도 요새 구입이 어렵지 않고 왠만한 커피 매니아들은 집에 각종 시럽과 토핑,

들고 다니면서 마실 수도 있고 마치 테이크아웃커피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일회용 컵 세트도

구비해놓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래서 테마 까페들이 더 빛이 나지 않나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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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까페 스탐티쉬(STAMMTISCH)입니다. 제가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테마라 블로그에서 답사기와 사진들

도 보고 했는데 정말 멀리 살아도 한번쯤 가보고 싶을만한 까페 같습니다. 가까이 산다면 자주 가고

싶을 듯도 하구요.

인형들 구경하러 지방에서 올라가 구경하시는 분들도 있을 정도로 인기 만점이라고 하네요.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보니까 책에서의 사진은 극히 일부분이고 흥미로운 디테일이 가득한 까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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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시절에 자주 가던 곳의 분위기가 연상되는 곳이라 더욱 관심이 갔던 아프리카테마의 까페

마다가스카르(Madagascar)입니다. 제가 알던 곳보다 훨씬 분위기가 알차군요.

아프리카의 동화적인 섬인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하고 감명을 받은 분이 아프리카적인 분위기로 꾸며

오픈한 까페인데요, 전시도 하고, 까페 주인이 직접 찍은 사진들로 포토에세이집을 출간하시기도 했다네요.

아마 여행자들의 꿈과 대화가 가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곳도 역시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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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어글리베티에서 베티의 아버지가 베티의 생일에 컵케익을 많이 구워 주시곤 하는 것이 참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컵케익 전문까페 라이프 이즈 저스트 어 컵 오브 케이크(Life is just a cup of cake)

입니다. 테마와 어울리는 까페 이름이기도 하고, 삶은 달콤해, 이런 뜻인가요?

가정생활로부터 베이킹에 익숙해지고, 손님이 오면 어머니와 컵케익을 함께 굽기도 했던 분이 연 까페로

마냥 앉아 손님을 기다리기보다 무어라도 하면서 기다리고 싶었다는 아이디어가 잘 활용된 곳 같습니다.

베이킹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네요. 공식 사이트도 한번 방문해 보았는데 컵케익은 정해진 수량만큼 굽고

대량 주문은 따로 받는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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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에 소개해드린 까페는 아쉽게도 모두 서울 소재의 까페들입니다. 지방인으로서는 사실 다 쓸모없는

서울소재 가게들의 쿠폰이 가득한 카탈로그와 함께 카드 명세서를 받아볼 때처럼 약만 오르기 십상이죠 ㅎㅎ

하지만 책 말미에 지방에서 사랑받고 있는 까페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오븐스토리란 곳의 디스플레이를 보면 마치 돌하우스를 보는 것만 같네요. 나무라디오라는 까페는

한국적인 이름과 마치 친구집 한켠에 편안하게 놀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 하면서도 각종 의자와 벽의 메모들이

재미있는 곳입니다. 역시 방문해보고 싶은 곳이네요. 한옥을 개조한 곳으로 전주에 있다고 합니다.

인기 만점인 다락도 있고, 커피문화교실도 열린다고 하네요.

 

저도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지만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영문간판, 외국어간판, 상표등에 거부감이

약간 있는 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면 그나라 단어로 된 간판들에 이국적인 느낌도 받고 여행 잘 왔다 생각하는데..

우리가 외국의 느낌을 받기 위해 해외에서 가져온 느낌을 카피한 곳들을 만들어내는 것도 좋지만

외국인들이 방문했을 때 아 정말 틀리구나 이런 매력이 있구나 하는 곳들이 더 많아야 하지 않을까요?

또 우리도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정겹고 또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다면..

여긴 한국이니까요.. ㅎㅎ

종로에서 한옥까페도 가보고 했습니다만 회전율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작은 까페라 그런지 가시방석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할인 쿠폰 출력해갔더니만 현금결제만 된다질 않나..

쿠폰에는 그런 말도 없더만은.. ㅎㅎ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더군요. 이런 작은 배려의 실종이 손님을

몰아낼 수도 있다는 것.. 까페 오픈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참고하셨으면 합니다.

스탐티쉬 까페는 편안한 공간을 위해 조용한 음악도 틀고, 회전율에 좋은 딱딱한 나무 의자

대신 소파를 넣었다는데,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아닌 이상 그런 손님에 대한 배려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커피가 너무 맛있어서 그 이유만으로 갔던 까페는 아무곳도 없거든요. ㅎㅎ

분위기 값 낸다고 생각하고 가지요. 그렇지 않다면 커피값.. 넘 비싸지요.

지은이의 말처럼 꼭 가까운 곳이 아니라 멀리 있을 수도 있는 단골 카페에 가는 이유는 까페 주인, 그 주인이

만든 공간 속에서 영감과 생활 속의 자극을 주는 사진, 소품, 또 까페에서 만나는 사람들 때문이겠지요.

미국 드라마 '프렌즈'에서 친구들이 항상 가던 까페 센트럴 퍼크(central perk)가 생각납니다. 

굳이 친구들과 함께 하지 않더라고 한번씩 들러 차도 마시고, 책도 볼 수 있는 까페가 있다면 참 좋겠죠.

 

제가 까페 경영에는 그닥 관심이 없어서 까페투어하는 기분으로 책을 보았는데, 그래도 한두가지 언급해드리자면

까페 주인분들마다 인터뷰에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씀이 돈번다고 생각하고 까페를 열거나 초기부터 돈이 안

모여 답답해하면 못 할 일이라는 겁니다. 사실 어떤 직업이나 그 직업을 갖고 있는 분께 물어보면

그 어려움과 단점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이야기를 듣기 어렵지 않습니다. 물론 돈도 많이 벌면 좋겠지만

까페라는 공간을 사랑하고 이끌어나가는 즐거움에서 성취감을 얻는 분이라면 정말 안성맞춤인 업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한가지는 까페 주인분들의 경력이 다양하시더군요. 평범한 주부에서부터 사진작가까지, 다만 다들 개업 전에

플라워 수업이나 바리스타 수업을 받으셨고 특색있는 까페를 만들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셨더군요.

그게 아마 쉬워 보이면서도 어려운 성공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는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질만한 인터뷰 내용과 다른 테마의 까페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까페매니아라면 소장해두실 것을 권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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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뱀파이어 연대기 1
앤 라이스 지음, 김혜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뱀파이어 루이스의 인생역정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읽고

 

 

DSCN4324.JPG

 

 

1.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

 

저는 일반적인 호러영화나 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가 주연한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는

꽤 여러번 보았습니다. 그저 잔인하고 충격적인 장면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이 인간이 아님에도 인간인 독자가 공감하고 호기심을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적 요소들과 고민, 인간관계, 인생역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앤 라이스의 원작을 접하게 되어 많은 기대를 안고 책을 읽었습니다만

전혀 기대에 부족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영화를 볼 때 무심코, 혹은 크게 감정적인 공감 없이 휙휙 지나갔던 장면들조차

책을 읽은 후에 다시 보았을 때는 훨씬 다른 깊이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또 한가지는, 예전에 이 영화를 볼 때는 못 느꼈는데 미국영화 특유의 유머감각이

스며 있더군요. 마지막 장면에 레스타트가 루이스의 인터뷰 녹음 테이프를 듣고

'아직까지 징징거리고 있구나' 하는 대사 같은 것 말입니다. ^^;;

 

이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꼭 이 책을 접하시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그저 얄팍한 흥미 위주의 선정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톤다운된 색깔같은

관조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삶을 투영하며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들이 펼쳐지지만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2. 인상깊었던 부분

 

(1) 뱀파이어도 사랑을 한다?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베트를 향한 루이스의 호감과 사랑이었습니다.

바베트는 이웃농장주의 딸인데요, 하나밖에 없는 남자형제가 일찍 죽는 바람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서 루이스가 멀찍이 서서 준 충고를 듣고

많은 불리한 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씩씩하게 농장을 이끌어가게 됩니다.

루이스는 그녀가 농장주가 되기 전부터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관찰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감지하고 도와줍니다. 이 부분에서 뭐랄까요,

그저 단순히 사람을 죽이고 피를 빠는 흡혈귀가 아닌,

따뜻한 마음과 아름다움, 지혜에 대한 동경이 남아 있는 루이스를 보면서

독자로서 기분이 좋았던 듯 싶습니다. ^^

그런데 이 사랑은 바베트가 루이스의 정체를 알게 되자 거부감과 혐오감을

느끼면서 비참한 종말을 맞습니다. 사람 대신 동물을 죽여 연명하고,

인간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려 했던 루이스는 자신이 순수하게 돕고 보호하려 했던

여성이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불붙은 램프까지 자신에게 집어던지는 것을 보고

많은 고통을 느낍니다.

 

물론 뱀파이어든 사람이든, 내가 호감간다고 해서 그 사람에게 다 사랑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의 도움이 다르게, 혹은 나쁘게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오해와 선입견으로 피해를 받을 수도 있고요.

이 책을 보면 이렇게 인간관계에 대입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이 나옵니다.

뱀파이어라는 특성상 인간과 다른 많은 점이 있지만, 결국은 루이스도 한 때

인간이었고, 뱀파이어 중에서도 가장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감성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거부감보다는 동정과 공감을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2) 나는 누구인가, 뱀파이어도 하는 질문

 

또 다른 부분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입니다.

나는 과연 악마이고 어둠의 자식인가, 내가 속한 세상, 계층은 어떤 것인가.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세계의 종말을 보게 될까? 나와 같은

종족은 어디 있는가.

그 질문의 단어들만 바뀔 뿐이지, 이 질문은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신에게

던지게 되는 질문이며 오래된 화두입니다.

루이스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물론, 나중에 레스타트와 루이스의

수양딸격으로 같이 살게 된 클라우디아는 중유럽으로 가서 같은 종족을

찾자고 루이스를 설득합니다.

그런데 거기는 말하자면, 인간의 선조격인 원숭이, 즉 이들 문명화된

뱀파이어들과는 전혀 다른 동물적인 생존본능만 남아있는 뱀파이어들만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루이스의 출신국인 프랑스의 파리로 향하게 되죠.

 

DSCN4321.JPG 

 

(3) 가족의 상실, 그 고통

 

그 다음 제가 아주 인상깊에 보았던 부분은 역시 인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어린 딸을 잃고 딸을 닮은 인형을 수없이 만들어내는 여인과

어릴 적 엄마를 잃은 클라우디아는 서로에게 의지하게 되고,

클라우디아는 루이스에게 그녀를 뱀파이어로 만들어 자신의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종용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작가인 앤 라이스가 딸을 잃었다는 사실이 새삼 떠오르면서,

물론 다른 주인공들도 그녀의 단면들을 반영하고 있을 수 있지만

작가가 조연으로 출연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그런 면에서 보자면 두 젊은 뱀파이어가 클라우디아를 입양하여

인형을 사주고, 옷을 맞춰주고, 온갖 아름답고 사치스러운 것은

다 사주고 돌봐주는 것은 보면서 작가가 딸이 죽기전에 해주지 못한

돌봄과 사랑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애잔한 느낌이 들더군요. :)

 

(4) 뱀파이어 레스타트는 남자 심청?

 

매력과 자신감, 허영심과 자만심을 동시에 갖춘 뱀파이어 레스타트는

농장주이자 몽상가였던 루이스를 경제적인 이유로 뱀파이어로 만든 인물인데요,

이 인물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루이스가 묘사했듯이 레스타트는 감정도 양심도 없는, 철저하게 이기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저 단순히 그것이 레스타트라는 인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라는 말들을 하잖습니까? ^^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레스타트에게는 돌봐야 할 눈먼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레스타트가 남자 심청이라는 것이 잘 상상이 가지 않으시겠지만,

그는 가끔 속상해하고 욕도 하며 비뚤어진 태도를 보여주지만

끝까지 아버지를 최대한 잘 모시려고 애씁니다.

또 그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면서 레스타트에게 미안하다, 내가 너를 비뚤어지게

만들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죠. 레스타트는 사실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으로 선생님까지 찾아와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거 다 쓸데없다고 무시한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이 재능있고 잘하는 일이 주변 사정과 사람들에 의해서

좌절된 경험을 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레스타트를 이해하고

관찰한다면 또 거기에서 인물 탐구의 재미와 공감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5) 뱀파이어도 죽는다

 

영화의 말미에서도 볼 수 있듯이, 레스타트는 육체적으로 쇠약해지고

정신적으로 몰락합니다. 제멋대로 다하며 부자로 살 수 있는 불멸의 존재가 왜?

 

루이스가 스승으로 삼고자 했던 아르망이 말했듯이,

또 많은 세대가 시대가 변하면서 느끼듯이,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은 변합니다. 예전에 친구들과 즐겨가던 까페는 사라지고,

그 친구들 역시 뿔뿔이 흩어지며, 내가 좋아하던 스타일과 아티스트들은

어느새 구식이 됩니다.

내가 애써 적응한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로 대체되며,

어느 순간 학습과 적응의 의욕이 한계를 맞이하기도 합니다.

내가 사랑하던 많은 가치들을 새로운 세대들은 전혀 인정하지 않으며 생각해보지도

않으려 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는 공감과 연결된 느낌보다는

외로움의 고통, 그로 인한 좌절이 끝도 없이 자라납니다.

레스타트는 그런 고통 속에서 정신적으로 죽어가고 있었고,

루이스는 어떻게 자신보다 멀쩡한 모습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그 답이 있다면 저는, 루이스가 최대한 간직하려고 애쓴 인간성에 있다고 봅니다.

닫힌 세상은 언젠가는 종말을 맞이하게 마련입니다. 저는 인간성의 미덕 중의 하나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루이스가 세기가 바뀔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고립하기보다는, 더 잘 적응하고

새로운 것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3. 책을 읽고 나서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은, 과연 많은 사람들이 인터뷰를 진행한 젊은이처럼

이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뱀파이어에 대한 동경과 호감, 심지어는 기회가 있다면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까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글쎄요, 책속에서 루이스가 레스타트에게 말하듯이, 저는 죄를 인정하지 않고,

악귀처럼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불멸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멸과 세상을 관찰하고 많은 것을 배울 기회만큼은 동경할 만한

부분인 것 같네요. :)

 

벌써부터 다음 책을 보고 싶어집니다. 작가 앤 라이스는 1972년 이 책을 완성하여

1977년에 출판기회를 얻게 되고, 2003년 '피의 성가' 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뱀파이어 연대기를 집필합니다. 첫번째 책에 이런 깊이가 있다니

과연 그 후의 책들은 어떨런지.. 작가 앤 라이스의 역량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 

 

[참고] 책 자체의 구성

 

 DSCN4320.JPG

 

뱀파이어, 하면 떠오르는 색깔은 검정색과 빨간색이 아닐까요?

예전에 우연히 번역본의 예전 디자인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보다 훨씬 세련된 모습을 갖고 있는 책입니다. 사이즈도 적당하고요.

페이퍼백을 떠올리게 하는 비교적 작은 사이즈, 만화책의 아름다운 일러스트, 양질의 종이까지 갖춘

소장가치 만점의 책입니다. ^^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독자들 중에는 옆으로 누워서 책을 보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책의 반쪽만 손에 잡고 제본부분에 힘이 많이 가해질 수가 있는데,

저도 누워서 책을 많이 보는 편이라 첫장이 나중에 똑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 부분은 조금 개선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

그 외에는 대만족입니다. ^^

글쎄요, 언젠가 더 많은 일러스트나 역사적인 배경, 흑백 사진, 작가 인터뷰 등이

추가된 특별판이 나온다면 독자로서 대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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