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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의 1초 인생 ㅣ 기린과 달팽이
말린 클링엔베리 지음, 산나 만데르 그림, 기영인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9월
평점 :
뽀오옹~~
"누가 방귀 뀌었어?"
"나 아니야."
"나도 아니야."
"그럼 누가 뀐거야?"
"난 아니야. 그럼 형이 뀌었나봐!"
"나 아니라고!!!! (엉엉)"
차 안에서 들린 귀여운 뽀옹 소리에 누구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뒷자리의 두 형제는 내 방귀는 아니라며 서로 네 방귀라고 싸운다. 뽀옹 처럼 귀여운 소리나는 방귀일 때도, 소리는 없지만 냄새만 풍기는 방귀일때도 누가 뀌었는지 찾아내고 말겠다는 이 의지.
아무도 자기 방귀가 아니라고 하다가 결국 싸우는 반복되는 상황 끝에 방귀 요정이 다녀간 걸로 하기로 합의를 봤다. 소리나는 방귀는 방귀 요정, 냄새만 나는 방귀는 방귀 귀신인걸로. 정말 말도 안되는 약속이었지만 이 약속 하나로 방귀를 누가 뀌었는지 찾아내야하는 핑퐁게임에선 벗어날 수 있었다. 어디선가 방귀소리가 들리면
"방귀 요정이 다녀갔나봐."
방귀 냄새가 풍기면
"방귀 귀신이 다녀갔나봐."
연인들 사이에, 부부 사이에 언제 방귀를 텄는지도 이야기거리가 되니 여러가지 생리현상 중 방귀라는 녀석은 더욱 은밀하고도 부끄러운 영역 같기도 하다. 나도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 그게 가족이라고 해도 방귀는 늘 조심스럽다.
이 '방귀'를 '방귀의 1초 인생'에서 다양하게 등장시킨다.
방귀 자체가 주는 유쾌함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그동안 뀌어왔던 방귀 인생을 되돌아보며 읽으면 더 재미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