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일 - 재수 x 오은 그림 시집
재수.오은 지음 / 창비교육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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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시집이라기보단 그림책 같은데?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했던 생각이다. 아니나 다를까, 앞표지를 그제서야 보니 '그림시집'이라고 떡하니 쓰여있었다. 시의 삽화이기를 넘어서서, 만화의 매체적 성격을 충분히 살려서 시와 만화가 어우러지는 것이 정말 좋았다. 오은 시인이 좋아서 서평단 응모를 했지만, 만화가 재수님에게 반해서 나온 책.

프롤로그도 진짜 압권이다. 스포가 될까봐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그림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그 대담함. 맞아, 책을 읽는 게 이런 거였지, 하고 마음을 확 울리는 데가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 획일적인 학교에서 느끼는 답답함, 꿈, 희망, 막막함, 첫사랑, 성장에 대한 자각 등등. 청소년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들로 가득차 있다. 문득 열아홉살의 나를 돌아봤다. 나도 이 시들의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과 갈등을 분명 갖고 있었는데, 다른 뭔가에 쫓기며 사느라 내 마음 속에 그런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왔다.

10대의 내가 시를 좀더 가까이했던 아이라면 달랐을까, 잠시 상상해본다. 그래서 요즘 시를 친숙하게 해 주는 책들이 많아진 게 더더욱 반갑다.

*창비에서 증정받은 책이지만 솔직한 감상입니다

나는 도중에도 행복하고 싶어.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저녁에 두 번. 어제를 생각해도 오늘을 살아도 내일을 기다려도 조금은 설레고 싶어. 짧아진 봄에도 가을에도, 길어진 여름에도 겨울에도.(‘해피엔드‘ 중)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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