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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너희가 배움의 주인이 된다면
양희규 지음 / 글담출판 / 2022년 6월
평점 :
교습소에서 만나는 많은 학생들 중 가장 안타까운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 못하겠다는 학생들입니다.
차라리 게임이라도 미친듯이 좋아하면
"장래 희망이 뭐니?"
하고 물었을 때
"게임 유튜버요.", "게임 제작자요!"
라는 대답이라도 할텐데 방황하는 이 친구들은 게임을 하면서도 게임이 무작정 재미있지 않고, 유튜브를 열심히 보지만 또 유튜브로 자신이 무엇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요. 무엇보다 독서교실을 운영하면서 만나는 이런 학생들, 그리고 사춘기 학생들은 종종 묻습니다.
"도대체 책을 왜 읽어야 합니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지만 사실은 읽고 싶지 않다, 오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꽉 들어찬 마음에 무슨 대답인들 먹힐까요...ㅠㅠ 그런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자라서 사춘기에 접어들고,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를 잡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열심히 설명할 때마다 사실 이런 말 말고 명쾌한 답을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10대,너희가 배움의 주인이 된다면> 이라는 책은 그리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공부에 지친 10대들에게 배움과 성장의 기쁨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적혀 있네요. 저자가 누구기에 이런 것을 알려줄 수 있을까? 저자를 살펴봅니다. 책을 읽으면 항상 저자를 먼저 살펴보게 됩니다. 어떤 생각을 가진 분인지, 어떤 걸음을 걸어왔는지를 알아야 그분의 생각이 어떻게 담겨져 있는지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더라고요.
유명한 간디 청소년 학교를 설립하신 분이시더라고요. 우리나라 최초의 대안학교지요. 가족 중에도 기존의 고입을 포기하고 대안학교를 간 사람이 있어 나름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은 큽니다. 물론 한편으론 정규 교육을 받고 대학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중고등 학생들 삶을 보면 정말 다른 대안은 없는걸까... 심각하게 고민도 하게 되거든요.
목차를 살펴보면 우리 10대들이 마음 속에 담고 있을만한 고민들을 주제로 선생님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쓰였습니다. 학생이 고민을 토로하고, 질문을 하면 선생님이 '정답'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현답'으로 답해주고 있지요. 선생님의 경험담을 토대로 방향을 제시해 주시는데 이런 소탈한 대화를 보면서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나도 우리 학생들과, 우리 딸들과 이런 소탈하고, 진실한 대화를 나누어 볼 수 있을까? 진지하게 삶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할 기회를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 진로를 위한 공부, 그리고 관계에 대한 고민, 외모 고민이 많을 시기이지요.
저는 특히 들어가는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답니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든 딸들이 공부하기 싫다, 왜 이렇게 힘든 공부를 해야 하느냐!!라고 물어보면 "너희의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이다."라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네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봐. 그리고 그것을 준비해서 하면 좋겠지? 그러나 직업으로 삼으려면 돈벌이도 되어야 한단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공부를 못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도 있는 것 같아요. 이왕이면 편한 직업, 그리고 돈도 벌 수 있는 직업,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일이었으면... 하는 바람인거죠^^;
어른들은 한결같이 '참고 기다려라'라는 말밖에 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10대들의 인생은, 역동적인 삶이 아니라
진짜 삶으로 가기 위한 어두운 정거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10대의 시기는 잠시 머무르는 어두운 정거장도 아니고
괄호 안의 시기도 아닙니다.
10대야말로 놀라운 시기입니다.
배움과 성장의 기적이 일어나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거 다 할 수 있어.
어른이 되면 그 때 실컷 놀 수 있어.
어른이 되면 그 때 사랑도 할 수 있어.
그건 일단 좋은 직업을 가진 다음 취미로 해도 되잖아.
그러니 일단 기다려. 일단은 공부부터 하고 보자.
이런 말로 우리 10대들의 삶이 어두운 정거장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도 자원도 부족하고, 땅도 좁고, 인구도 적은 우리나라가 이만큼 살게 되고, 너희가 미래를 꿈 꿀 수 있는 것은 부모님들이 자식을 공부 시켜서 그런거야!!라고 저조차도 자주 말하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공무원이라는 말을 자주 해요. 밥줄이 끊기지 않는다고...^^; 누가 우리 아이들의 꿈을 밥줄에 묶어 놓았을까요? ㅠㅠ
어른이 되어서야... 아니 아이를 낳고,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만 키우면서 전투 같으면서도 무료한 삶을 살며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어떤 의미있는 삶을 살아볼 것인가?'
경력은 단절되고, 무언가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인생길에서 나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비로소 학창 시절 해 보고 싶던 일들을 찾아 배우기 시작했지요. 누가 시켜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먹고 살아야 한다거나 당장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아닌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어서 시작한 배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비로소 느꼈지요. '배움과 성장의 기쁨'을요. 내가 살아있구나... 아직 죽지 않았구나...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지니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기쁨이 찾아오더라고요. 그러니 낮엔 아이를 키우고, 밤엔 아이를 재워놓고 공부하는 시간이 힘들지 않더라고요. 아이를 잠시 맡기고 서울로, 대전으로 강의를 찾아 들으러 가는 시간이 꿀같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배움과 성장을 기쁨을 줄 수는 없을까요?
아이들과 함께 읽고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본 게시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