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라서 좋다 - 오지혜가 만난 이 시대의 '쟁이'들
오지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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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혜라는 딴따라를 통해 만나본 이 시대의 ‘쟁이’들.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좋아보이고 열심히 살아서 훌륭해 보인다. 또 내가 좋아할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나는 범죄만 아니라면 어떤 종류의 일을 하든 자기 일에 자긍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니까.

 이 글을 읽으니 생각나는 사건이 있다. 15년 전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 어느 남자 직원이 부친상을 당했다. 지금은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조문을 가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남자직원의 조문은 여자들 중 대표만 갔던 모양이다. 난 물론 그런 것도 모르고 갔다. 내가 가니 먼저 와 있던 남자직원 중 한 사람이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여직원 대표였던가요?”

 그 말은 ‘여자인 당신이 여기까지 온 걸 보니 뭐 특별한 사이라도 되는 거 아닌가?’라는 의심의 표현이었다. 그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꽤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 때 내가 굳이 문상을 간 이유는 그 남자직원이 평소 누구보다도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 속으로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업무상의 일 이외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없던 사이지만 다른 사람 편에 부조를 보내지 않고 직접 찾아가 조문을 하고 싶을만치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물론 남녀 사이의 감정은 털끝만치도 없었다. 그런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다른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다. 지금은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없다. 요즘은 남자건 여자건 가리지 않고 문상을 가니까.

 나는 남자건 여자건 가리지 않고 자기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면 무조건 좋아한다. 나 개인의 이익과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반면에 자기 일을 대충 하면서 불만만 많은 사람들을 제일 싫어한다. 일을 열심히 하면서 불만이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싫어하지는 않는다. 불만은 겉으로 드러내야 개선될 여지가 생기니까. 어쨌든 나는 원만한 대인관계를 위해 겉으로 내색을 하지는 않지만 속으론 그렇게 생각한다.

 여기 오지혜씨가 만난 사람들은 다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인 것 같다.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들의 사는 방식에 호감이 간다.

 물론 가장 호감이 가는 사람은 역시 오지혜씨다. 그의 글을 통해 호감을 갖고 있는 내 마음이 행여나 글과 다른 행동으로 인해 변치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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