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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크 나비 ㅣ 반올림 50
김혜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11월
평점 :
청소년을 위한 단편집이란 정보 외에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기에 책 제목만 보고는 전혀 내용을 짐작하지 못했다. 그런데 뒤표지 추천사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 죽음에 관한 여섯 개의 이야기가 있다.’
청소년을 위한 문학인데 죽음이라니.
읽는 내내 우울한 기분에 침전될까 두려운 생각이 들어 선뜻 책장을 펼치기가 꺼려진다. 여섯 개의 죽음이라니.
그러나 김혜정 작가는 6개의 죽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충격을 주며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지도
죽음을 선택한 아이들의 잘잘못을 말하며 책망하지도 않는다.
상처투성이 아이들의 구구절절한 사연과 생채기를 날 것으로 드러내지도 않는다.
상처를 보듬고 어루만진다. 살아남은 사람들, 죽음을 옆에서 겪어낸 사람들의 상처 또한 잊지않고 보듬을 줄 안다. 죽음을 겪어보지 않은 독자에게 위안을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아이들 속에서 함께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세히 살피지 않은 사람은 쓸 수 없는 글이다.
그래서 김혜정의 단편집은 의미가 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닮아있기 때문이다. 어른이 청소년을 흉내 내어 쓴 글이 아니란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청소년으로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