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따라기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2
김동인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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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작품은 오해로 인해 죽음까지 불러일으킨 한 형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릴 적 일이다. 학교가 끝난 후 친구가 준 과자 봉지를 들고 학교 앞 가게에 들어갔다. 산 물건값을 계산하고 나오려 하자 주인 할머니께서 과자를 계산하고 가라며 소리를 지르셨다. 나는 친구가 준 것이라고 말하였지만 할머니께서는 끝까지 날 도둑으로 몰았고, 친구가 와서 말을 해 주어 오해가 풀린 후에도 미안하다는 식의 인사도 없으셨다. 어릴 적 일이지만 그 오해가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다. 이처럼 오해는 오해를 받은 어느 누구에게나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된다.

이 이야기에서의 오해는 이러하다. 그는 보기 드물게 곱상하게 생긴 부인이 있었고, 부인은 애교가 많아 마을 젊은이들과도 친했다. 또, 그의 동생과도 상당히 친분 있게 지냈다. 부인이 동생에게 잘 해주는 것을 보면 신경이 쓰이고, 신경질에 부인을 때릴 때도 있었다. 남편의 폭력에 왜 맞기만 하고 가만히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라면 맞고있지만 않고 '너죽고 나죽자'하는 식으로 덤벼들었을 텐데 말이다. 지금 시대에 사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 시대의 여자는 남편의 폭력에 반항할 수 없는 그러한 입장이었나 보다.

그는 추석음식을 장만하기 위해서 장에 다녀오니, 방에서 부인과 동생이 뒤엉켜 있었다. 동생과 그의 아내가 방에 쥐가 있다고 얘기했지만 그는 동생을 문밖으로 던져놓고, 부인까지도 똑같이 하였다. 너무 흥분하고 화가 나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동생과 부인을 그런 식으로 오해하고 폭력을 행사한 것은 당연히 잘못된 일이지만 내가 그였어도 오해를 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고 내 생각이 확실하다고 생각되어 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동생과 부인의 말은 궁색한 변명쯤으로 밖에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부인은 집을 나갔고, 그가 부인을 찾았을 땐 부인은 숨을 거둔 상태였다. 그 후, 동생까지 떠나게 되었고, 뱃사람이 되었다는 동생을 찾아 그는 항구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닌다. 이 글을 다 읽고 났을 때 사소한 오해가 죽음까지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사소한 오해로 사람이 죽고 살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 뉴스에 가끔 오르는 부부간의 오해, 선후배간의 오해, 친구간의 오해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던 기억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오해를 받고 괴로워하다가 자신의 결백을 밝히지 못하자 죽고만 사실도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목숨을 버린다는 것은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진실은 언제 밝혀져도 밝혀질 일이라고 믿는 사람 중에 하나다. 그의 아내는 죽음으로 결백을 주장하지 말고,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 그에게 진짜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설명했어야 했다고 나는 이 책을 덮고 나서도 이런 생각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경솔하게 행동한 것에 대해 후회하며 동생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속죄하는 듯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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