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을 찾는 중입니다
키아라 메잘라마 지음, 레자 달반드 그림, 이세진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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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의 차분한 표지와 스티치의 책 제목, 그와 더불어 책등의 꽃프린트는 무채색 마음의 채도를 핑크빛으로 물들게한다. 더욱이 나역시 발랑탱처럼 옷과 관련한 옷감과 패션에 관심이 지대하므로 발랑탱이 발견한 그 알리바바 동굴을 호기심과 흥분에 차 조심스레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듯 옷감들의 느낌을 떠올리며 천천히 읽어나갈땐 무척이나 행복했었다.

이 책을 펼칠때 막내가 단번에 떠올랐다. 색깔 중에 단연 블루만 찾는 형들관 달리 분홍과 빨강을 제일 좋아하고 꽃집에 가도 노랑을 고르는 엄마에게 핑크를 사고 싶다고 한다. 딸기맛의 핑크 포장지 과자를 주로 고르고 시크릿쥬쥬 노래를 즐겨 부르기 일쑤다.
독특한 아이다움에 당연스레 취향존중을 반영하여 장난감과 과자를 고르고 아이가 만족해 하는 모습을 보며 흐믓해 하지만 문득 불안감이 엄습해 올때가 있다. ‘괜찮겠지? 끝까지 존중하고 인정해줄 수 있을까? 남자아이가 유별나 보이진 않을까?’ 나조차도 아들 셋을 키우며 어쩌면 그보다 훨씬 이전의 환경과 사회에서 문화와 타인으로 인해 답습되어 저절로 형성된 편견에 젖어든 내모습을 발견하면서 깨닫게 된다. 사회로부터 종종 강요받는 여자다움에 제 색을 찾기도 힘들 뿐더러 찾았다한들 고유의 빛을 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흐린 날 환하게 빛나고 싶다며 비내리는 아침 노란 병아리처럼 차려입은 남다른 발랑탱. 그는 색을 좋아하고 친구들에게도 어울리는 색깔을 골라준다. 그가 느끼는 우정의 색깔은 핑크이며 늘 놀림거리로 삼는 남자애들보단 여자애들과 더 친하게 지낸다. 어느날, 같이 놀자는 뤼카의 말에 발랑탱은 그러고 싶은 마음과 두려운 마음에 끝내 거절을 하지만 한 친구를 둘러싸고 벌어진, 누군가의 도발이 현실화 되는 순간 누군가의 삶은 비루해지는 부조리에 상처를 안고 함께 해야할 수 밖에 없는 공동체로써 내마음에 조바심이 일고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분한 마음이 들고 눈물이 날 것 같았던 발랑탱이 선택한 일은 용기를 내는 일이었다. 자신을 긍정하고 그를 지지하는 엄마, 아빠의 사랑과 존중으로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자신만의 노력으로 편견에 맞서며 자기다움의 색깔을 찾는 것이 진정한 용기가 아닌가 무척 귀감이 되었다.

누구나 평등하게 살 권리가 있지만 정말 자기다움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사회인가. 나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나답게 드러내며 살고 있나 생각해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당신다움도. 모두가 다른 사람들이고 모두가 다른 색깔이기에 온갖 다양한 색깔의 아름답고 특별한 세상에 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의 진짜 색깔을 찾고 서로의 색깔을 존중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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