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 (양장) 소설Y
천선란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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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었던 SF소설 중에서 가장 스토리가 치밀하고 묘사가 좋은 작품. 최근 몇몇 SF소설들이 소재는 재밌으나 내용 전개가 엉성해서 아쉬웠는데 이 책은 끝장을 넘길 때까지 숨막힌다는 표현이 들 정도로 집중해서 읽었다. 추천, 두 번, 세 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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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문 사계절 1318 문고 133
탁경은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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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경은 작가님의 단편 소설집 민트문은 아름다운 책 제목 만큼 청소년의 다채로운 삶의 모습들을 비춰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기성세대가 잘 들여다볼 수 없는 내밀한 부분을 엿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도 또래 안에서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저런 고민을 가지고 있겠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이 소설집은 그 시기를 걷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다양한 청소년의 삶과 관련된 소재를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팬픽 소설을 쓰는 주인공, 손에 난 사마귀가 고민이라 자꾸 뜯어 대는 주인공이 겪는 엄마와의 갈등, 집의 냉랭하고 답답한 분위기가 숨막히지만 모기가 나타나면 일순간 단결되는 유쾌하게 그린 현대 가족, 그리고 정말로 삶이 꼬일대로 꼬여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방황하게 되어버린 동욱이의 이야기까지. 단숨에 읽었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빠져들어 읽었다.


가끔은 유쾌하게, 때로는 안타까운 시선을 담아 글을 적어내려간 탁경은 작가님은 그 마음결이 청소년의 그것과 밀접하게 닮아 있으면서도 어른의 숨결이 묻어 있어서 좋았다. 너무 잰체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그 마음이 잘 느껴졌다. 그중에서도 가정 폭력에 의한 피해자일지도 모르는 동욱이 사건에 휘말리어 희망의 끈이 끊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다. 아동학대, 가정폭력을 막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교육을 받지만 일상에서 폭력에 노출되는 학생들을 어떻게 보듬어 주면 좋을지에 대한 먹먹한 마음이 머리속을 가득채웠다.  


또 한 이 책에 수록된 첫 작품인 "지금은 생리중"은 작품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여학생들이 겪게 되는 보편적이고 당연한 "생리"를 당당히 드러내고 있다. 주인공이 겪는 생리통, 그리고 갑자기 학교에서 생리가 시작되었을때 서로 주고 받는 암호 같은 말들, 생리통처럼 겪게되는 친구 사이의 갈등을 청소년의 시선에서 잘 전달해주었다. 글 속 주인공의 친구인 "빨강 박사"가 당당히 남학생들 앞에서도 생리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에서 어른인 나도 생리는 숨길것이 아니지! 하는 맞장구를 치게 만들었다. 나중에 나의 아이가 크면, 꼭 한번 읽어보도록 해주고 싶다.


이 단편 소설집의 제목이기도 한 민트문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 소녀로 돌아간것 같았다. 이 책에 묘사된 주인공 처럼 청소년기에 좋아하는 가수가 있었고 팬픽도 읽고 쓰고 마음아픈 일도 겪어봐서 그런지 남 이야기 같지 않고 왈칵 눈물이 쏟아질뻔 하기도 했다. 그 만큼 작가님이 소재를 깊이있게 다룬다는 반증일 것이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많은 소년 소녀들에게 이 책을 방학 때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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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한국사 - 나의 관점에서 시작하는 역사 공부 사계절 1318 교양문고
심용환 지음 / 사계절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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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종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국사와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역사에 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시중에 역사와 관련된 책이 정말 많기 때문에 책을 고를 때는 신중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책을 역사 책을 고를때 '작가가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혹은 '그의 역사관이 한 쪽으로 치우지지는 않는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가끔은 정말 편협한 시각에서 쓴 책도 많기 때문에.

 

이 책은 청소년을 타켓팅하며 역사와 관련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쓰여졌다. 작가인 심용환 선생님의 유투브를 본적 있었는데 역사를 다루는 선생님의 시선이 한쪽으로 치우쳐있지 않았고, 보는 사람들을 금방 빠져들게 만드는 면이 있으셨다. 그런 그 선생님의 책이었기에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1장의 서두에 그는

"역사를 공부할 때 해석과 왜곡을 구분해야 합니다. 왜곡은 의도와 목적을 갖고 역사의 사실 관계를 엉클어뜨려서 잘못된 논리를 설파하는 행동입니다. 반면 해석은 인간 세계에서 벌어진 모든 일, 즉 역사에서 무엇이 의미있고 중요한지,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어떤 이야기를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라고 말했다.

 

정말로 공감되는 말이었다. 실제로 많은 책들이 그렇지 않은척 하지만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지나친 경우 왜곡하는 사례도 있다. 누군가를 지나치게 미화하기도 하고, 흔히 너무 우리나라의 자부심을 강조하다보면 균형을 잃고 만다.

 

이 책은 모든 에피소드들을 그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가령 세종대왕은 백성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왕이었을까라는 발칙한 주제부터 5.18 광주민주화 항쟁 등 아직까지 현대사에서 민감하게 다루는 주제까지 균형있게 다룬다. 무엇보다 좋은건 어떤 사건의 좋은 면만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어둡지만 이런면도 있다는 것을 소개해 줌으로써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이렇게 생각해 볼 수 도 있는 거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나는 어떤 관점에서 역사를 볼 것인가'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 참 좋았다.

 

또한 마지막 챕터에서는 우리의 문화유산 속에 담긴 역사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추석의 시작과 전개과정에 얽힌 이야기, 전래동화나 역사에 등장하는 떡에 관련된 이야기 등 알아 두면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 들었다. 이 챕터를 통하여 청소년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통합하여 한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재미있는 역사책은 많다. 하지만 균형잡힌 시각과 정보를 제공하면서도 재미있는 역사책은 흔하지 않다. 이  책은 그런 책을 찾는 사람들에게 해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역사에 완벽한 정답은 없습니다. 보다 나은 생각을 향한 노력이 있을 뿐이지요. 역사 공부는 보다 깊은 성찰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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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사계절 1318 문고 113
모리 에토 지음, 고향옥 옮김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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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그런 게 아냐.
다들 그래. 여러 가지 물감을 가지고 있어.
예쁜 색도 추한 색도.”

사람은 부지불식중에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한다.
이 세상이 너무나도 컬러풀하기 때문에
우리는 늘 헤맨다.
어느 것이 진짜 색깔인지 몰라서.
어느 것이 자신의 색깔인지 몰라서.

[컬러풀, p167 중에서]


중학교 무렵, 과학시간에 가시광선과 빛의 반사와 관련된 내용을 배우던 나는 생각했다.
내가 눈에 별로 띄지 않고 친구가 별로 없는건 내가 특징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색을 반사하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그래서 내가 가시광선만을 보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 때, 누군가가 타임머신을 타고와서 나에게 이 책 [컬러풀]을 건네주었다면, 나는 아마 가슴이 벅차올랐을 것이다. 그게 아니었구나, 안도하면서.

이 책의 주인공인 “나”는 죽은 후 일종의 테스트를 위해 고바야시 마코토의 몸으로 들어간다. 그때 그는 마코토에 대해 어둡다 혹은 무채색이다라는 감정을 느꼈던것 같다. 이런 몸으로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그 외침이 그러했다. 그의 보잘것 없는 외모가, 작은 키가, 별로인 성적이 그가 겪어야 할 테스트의 앞날을 무채색으로 물들였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마코토는 겉으로 보기엔 왜 그랬는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지만, 그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면서 ‘나’의 마음은 그럴만 했다라는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그의 삶을 하나씩 생기 넘치는 삶으로 자기도 모르게 하나씩 색칠해나가고 있었다.

그가 마코토로 사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무채색이었던 그를 머리모양을 바꾸고, 저금을 털어 신발을 사는 과정으로 물들였고, 그가 마지막까지 마무리 짓지 못했던 그의 그림도 다시 그려나갔다. 그가 좋아했던 여자친구의 삶도 들여다보고, 그리고 마코토가 전혀 돌아볼겨를이 없었던 그의 주변 친구들도 하나, 둘씩 만들어보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도, 마코토가 느꼈을법한 좌절감도 맛보았지만 그래도 그는 마코토가 살지 못한 삶을 살아 갔다. 이승에서의 테스트를 도와주는 천사가 더이상 그를 도와주지 않아도 그는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아마 그것이 그의 테스트가 아니었을까. 숱한 좌절 속에서도, 비록 자신의 존재가 무채색이고, 아니 오히려 주변의 상황들 때문에 색은 커녕 모든 존재가 구멍이 나 버린다해도 이를 극복하고 다시 살아보는 것. 그 속에서 자기가 가진 색을 찾고, 삶을 물들이는 것. 그것이 그가 치뤄내야했던 테스트였다.

글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는 자신의 테스트에 대해 불현듯 깨닫고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 다 마음 속에는 예쁜 색도 추한 색도 가지고 있고, 그래서 늘 헤맨다고.
어느것이 진짜 자신의 색깔인지 모르기 때문에.

‘나’이면서 ‘마코토’이기도 한 그의 외침이 마음속에 쿡 박혀왔다.

청소년 시기란 수 많은 자신의 색을 팔레트에 옮겨 담으며 이 색깔, 저 색깔 삶을 칠해보고 혹시나 그 색깔이 맘에 들지 않으면 다시 다음 종이를 꺼내 새롭게 칠해볼 수 있는 그런 때가 아닐까. 그렇기에 지금 내가 가진 색이 우중충하거나 어둡다고 해서 그 스케치북을 덮거나 찢어버리지 말고, 다시 다음장으로 종이를 넘겨 다른 색을 칠해보라고 이 책의 ‘나’는 외쳤다.

그리고 나도 그런 그와 함께 청소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컬러풀하기에 삶을 대하는 기분의 온도가 우후죽순 변하지만, 비비드 컬러가 있기 위해선 대비되는 보색이 있어야 하듯이, 기분의 온도가 더 맑고 따스하려면 흐리고 추운 날도 있어야 하는 거라고. 그러기에 삶은 가치롭고 그래서 젊음은 아름다운거라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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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개 - 반려견과 공존을 응원하는 책 밝은미래 그림책 46
박자울 지음 / 밝은미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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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이 책을 보는데 눈물이 핑 돌았어요. 반려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아이와 같이 읽으면서 함께 유기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는 값진 시건이었어요. 따뜻한 그림이 작가님께서 유기견 아이를 거둬주신 그 마음을 보여주네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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