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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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담출판사의 서평단 자격으로 제공받았습니다.


길모퉁이 카페는 단편집 모음이다.


결별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19개의 짧은 글들이 흥미롭고 사강 스타일로 해석된, 연애나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는 미련없이 포기하거나 끝내고 자살하는 등 과감한 그녀의 표현을 볼 수 있다.


두번째 이야기 지골로에서는 나이많고 돈많은 여자와 젊은 남자 니콜라가 연애를 하긴 하지만,여자는 잘 알고있다.


그녀는 남자에게 돈으로 물질을 채워주고 남자는 그녀에게 몸을 준다는것을...


그리하여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님을 느꼈던걸까?


남자는 6개월간 그녀와 살면서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표현하지만 그녀는 떠나기로 마음 먹는다.


니콜라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것을 믿지 못하냐고 붙잡으려 하지만 장난치지말고 떠나버리라고 되려 큰소리 치고 돌아서서 50이 된 자신의 나이든 얼굴을 보며 흐느끼고 만다.


니콜라가 정말로 사랑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녀의 재력이 좋았던건지...


하지만 여자가 착각의 늪에 빠져있지 않고 깔끔하고 미련없이 어린남자를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 박수쳐 주고 싶었다.


사강은 그런 쿨한 여성상을 그리고 싶었나보다.돈으로도 살 수 없는 마음이라는 걸 깨끗이 인정하는 나이 많은 여자의 단호함.


개갚은 밤에서는 지메네스트르씨가 자신의 가족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싶어하지만 무일푼이라는 것을 깨닫고 길을 서성이다가 부유한 여자가 차에서 데리고 내리는 개들을 보며 이거다 싶어 동물보호소로 간다.


그곳에서 못생긴 개 메도르를 집으로 데려가는데 가족들에게는 원하는 선물이 아니었다며 차가운 소리만 듣고 집 밖으로 나와 성당으로 가게 된다.추위와 상해버린 감정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일어나 보니 불쌍한 개와 사람이라고 생각한 성당의 신자들에게 한푼두푼 구걸을 받게 되고 그 돈으로 가족들의 진짜 선물을 산다. 집에 돌아와 개와 편안한 밤을 보낸다는 이야기.


개 같은 밤이 아닐 수 없다.


이 이야기는 사강의 이야기 같지 않게 연애소설은 아니지만 읽으며서 제목과 이야기가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책의 제목이 된 길모퉁이카페의 주인공은 편하게 누리며 살던 마르크라는 남자가 의사에게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즐겨가던 길모퉁이 카페로 가서 오히려 경마장에서 1등을 했다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박수를 받은 뒤 차로 카페에 돌진하여 미리 생을 마감한다는 이야기이다.


죽음앞에 이다지도 단호하고 화끈할 수 있을까?나는 이런 용기는 나지 않을것 같다.

조금 더 살고 싶어서 아등바등 할 것 같은데...


이런 연애나 죽음에 슬퍼할 겨를 없이 받아들이고 헤어지고 하는 글들을 보며 이 역시 자유분방했던 사강의 인생을 여기저기 녹혀 쓴 글들이 아닐까 싶었다.


작가를 알고 글을 봐야 보인다.


사강의 매력에 빠져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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