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니? Dear 그림책
소복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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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니?'

란 말에 짧은 대답이 오가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마음들이 담겨져 있다. 밤에 자다가 눈을 떴는데 엄마가 곁에 없어서라는 너무나 아이다운 대답부터,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마음, 청소년 시기 가정과 학교에서 생겨나는 고민과 어려움, 할머니의 '우리 엄마가 더 작아져서' 할머니는 나에겐 할머니지만 할머니도 누군가의 딸이고, 할머니에게도 엄마가 필요한데 그 엄마가 떠나갈까 두렵고 슬픈 마음까지. 

우리는 기억도 안 나는 너무 어린 시절의 눈물부터, 자라면서 겪었던 속상함과 고민, 무서움, 그리고 이제 우리가 어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흘릴 눈물까지, 어쩔 때는 행복감에 나오는 눈물도 나온다. 

그림책 속 대화는 짧막하지만 그림을 찬찬히 뜯어보면 말로는 담을 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가 대화를 할 때 표정과 몸짓과 말로 표현하듯 그림에도 표정과 몸짓으로 우리에게 이야기해준다.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렇게.

가끔 우리는 누군가 울고 있으면 어떻게 위로해줘야 할 지 몰라서 안절부절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섣불리 위로하기보다 가만히 옆에 있어주면, 때로는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아이들한테 울어도 괜찮아, 하면서 읽어줘야지 했는데 글과 그림으로 아이들보다 내가 더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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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집 그림책이 참 좋아 83
허아성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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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백설공주'를 읽으면 일곱난장이가 사는 포근하고,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숲속의 작은 집,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읽으면 물레방아가 숨겨져 있던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비밀통로, 해리포터에 나오는 기숙사의 그 수많은 방들을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우리 집도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하고 바랬다.

어른이 된 지금은 그보단 조금 더 현실적으로 전망은 어땠으면 좋겠고, 집은 몇 평이었으면 좋겠고, 펜트리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런 생각을 한다. 이제 '집'이라고 하면 매우 현실적인 생각들을 하곤 하는데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니 어렸을 때 내가 상상하고 꿈꿨던 그런 집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친구 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신나고 즐겁게 뛰놀 수 있는 집, 그림 속에는 해먹부터 나무집, 나무 굴 속에도 방이 있고 나무와 나무들을 오갈 수 있는 다리도 놓여있다. 연초록 잔디에는 정말정말 커다란 방석들이 있어서 아이들도, 동물들도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다.

어렸을 때 나도 정말 갖고 싶었던 비밀 창고도 있고, 직장생활로 피곤한 아빠가 주말을 집에서 쉬면서도 아이들과 즐거운 휴일을 만끽할 수 있는 온갖 놀이동산과 실내낚시터, 주말농장이 있는 집도 있다.

공간확장기술, 공간압축기술, 공유상자, 공간 이동 열쇠 등등 다양한 신기술들이 등장하며 정말 이랬으면 좋겠다!! 싶을 때 집 씨앗 배양기가 나온다.집 씨앗 배양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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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동의가 뭐야? 따뜻한 지혜, 인문 Pick! 1
저스틴 행콕 지음, 푸크시아 맥커리 그림, 김정은 옮김 / 픽(잇츠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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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라고 하면 그저 단순히 '그래, 그러자.' 'Ok' 정도로 생각했었다. 이 책은 바로 거기부터 시작한다. '그래, 그러자.'라고 했지만 그게 정말 오롯이 자신만의 선택인지, 아닌지. 너무나 단순하고 당연한 걸 왜이리 길게 서두를 썼을까 생각했지만 저자의 얘기를 듣다보면 내 선택이라고 착각했던 무수한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게 된다.

총12장의 챕터를 통해 저자는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동의를 구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과 상대방에게 동의하지 않을 때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거절하는 방법까지 조곤조곤 이야기해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감탄했던 게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방법과 구체적인 행동, 마음가짐, 동의를 구하는 태도를 알려준다는 점이다. 모임에 갔을 때 유난히 큰 목소리로 나를 부르며 팔짱을 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나를 그만큼 친하게 생각해준다는 게 고맙긴 하지만 상당히 내성적인 나로서는 여간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때 내 기분은 얼른 벗어나고 싶고, 그 모임에 도착했을 때 되도록 그 친구 눈에 안 띄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좀 너무 그런가? 하는 고민을 하곤 했었다. 그랬는데 바로 이 책에서 바로 그런 상황에서 어떤 게 서로간에 '좋은 인사법'인지 이야기를 나눠준다.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정답이 있을 수  없듯이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좋은 인사법을 찾는지 말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도저히 동의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렇게 모두 12 챕터를 읽고나면 이 동의라는 것이 결국은 내가 나를 존중하고, 그 존중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함으로써 서로를 존중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절하지 않았다고, '아니오'라고 말하지 않았으니 동의한 거야, 혹은 주변 상황에 떠밀려서, 때로는 동의하지 않는 내가 너무 모난 사람인 것만 같아서 선택한 상황을 동의한 거야, 라고 동의했다고 생각하고 강요하지 않는 그런 문화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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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멋진 플랑크톤이야! - 가장 작은 존재가 해내는 위대한 일, 자연에서 배우는 생각 동화 팜파스 저학년 책 놀이터 1
박하연 지음, 박선하 그림 / 팜파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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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뭐에요? 라고 묻는다면 작고 귀여운 동물부터 크고 멋진 동물들, 때로는 생각지 못한 특이한 동물들을 말한다. 그 다양한 대답들의 공통점은 일단 눈에 보인다는 점이다. 전 단세포들을 좋아해요, 전 아메바를 좋아해요, 라고 말할 사람은 아마 그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 정도이지 않을까?

실은 우리가 코로나를 겪으면서야 비로소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모양과 형태, 특성, 위험성에 대해 알게 되었지, 그 전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거였다.

어쨌든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위험성 때문에 알게 되었지만 눈에 보이지도 않고, 위험하지도 않아서 그래서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그 소중함을 모르는 '플랑크톤'에 대해 이 책은 동화와 함께 우리에게 작은 것일수록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산소가 사라진다면 우리가 살아갈 수 없듯, 플랑크톤이 사라진다면 우리 생태계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음을 이 책은 가만가만 알려준다.

무엇보다 플랑크톤처럼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하기만 한 아이를 플랑크톤에 비유해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자신을 작게만 여기던 아이가 한 발 나아가는 성장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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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2 - 조선의 왕을 만나다 쏭내관의 역사 인문학 2
송용진 지음 / 지식프레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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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은 조선 시대 역대 왕들의 숨결이 남아있는 곳이다. 조선의 역대 왕들이 살았던 궁궐은 '경복궁' 하나만 알았던 어린 시절에 처음 가본 경복궁은 생각보다 큰 규모에 너른 잔디밭, 화려한 전각들과 경회루에 깜짝 놀랬었다. 높다란 전각 아래 있는 기둥 사이로 닫혀져 있는 쪽문 틈새를 들여다보며 사극드라마에 나오던 궁녀들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너른 잔디밭에는 원래 전각들이 있었던 자리이고, 그 곳이 잔디밭이 된 이유는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었기 때문이란 걸 알게 되었다.

창덕궁과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이 있다는 건 나중에 알았고, 창덕궁과 창경궁이 그렇게나 가까이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란 건 그 후의 일이다. 분명 학교 다닐 때 배웠었겠지만 실제 내가 가서 알게 된 것과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궁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궁궐과 관련된 책들은 왜 이리 어렵기만 한 지. 읽다가 포기하다가를 반복하기를 여러번 하다가 궁궐에 대한 이야기를 쏭내관이 썼다하여 읽게 되었다.

 

이번에도 어려우면 어쩌지?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역대 임금들과 그 시기, 그 궁궐에 대해 함께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사건들을 함께 이야기 해주니 너무 재미있으면서도 조선 역사에 대해 이해가 쉽게 되었다. 물론 역대 임금들의 순서대로 쭈욱 이야기를 해주니 조선 역사의 흐름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거기에 우리가 잘 모르는 예종, 현종, 경종, 헌종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잘못 알고 있었던 왕들, 특히 문종에 대해 짧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실록의 내용을 함께 곁들어 설명해 준 점이다. 주요 사건에 대한 그때 당시의 기록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서 구중궁궐 속 왕이 오롯이 느꼈어야 할 좌절과 아픔, 슬픔, 절망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임금의 영광과 좌절에 따라 새로 지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헐리기도 하고, 급기야 팔리거나 사라져가는 궁궐과 전각들 속에서 조선의 흥망성쇠를 살펴볼 수 있었다.

거기에 QR코드를 통해 역사적 장면을 사극 속 음성으로 느끼게 한 것도 정말 좋았다(그런데 책 내용 자체가 너무 좋아서 책 읽다보면 사극 QR은 깜박하고 지나치게 된다).

 

조각조각,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궁궐과 조선 역대 왕들에 대한 이야기, 조선 역사의 흐름을 어렵지 않게 따라가며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다음에 궁궐을 가게 되면 그 전에는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여기가 무슨 터라고 적혀있는 안내판을 봐도 이해하지 못했던 곳들을 이제는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저자인 쏭내관의 강의를 직접 받은 적이 있었다. 그렇게나 유쾌하고 명쾌하고 이해가 쏙쏙 되는 쏭내관의 강의를 떠올리며 이 책을 펼쳐들었을 때는 내심 궁궐에 대해 유쾌하고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책의 내용은 명쾌하면서도 그 분위기는 자못 무겁고 진지했다. 사진들도 직접 찍고, 실록의 내용을 함께 전달하고, 관련 사극까지. 쏭내관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역사를 조금이라도 더 쉽고, 더 알차게, 더 가깝고도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져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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