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를 찾지 못하는 날은 죽음을 입안에 굴렸다
매일 혀끝으로 굴리는데도 질리지 않았다
달그락,하고 구르는 경쾌한 자조의 단어들
딸깍,하고 걸리는 무기력함에 절여진 단어들
모순적이게도 그 조합은 전혀 지루함이 없었다
개별적인 개체로 보아 외관상 유쾌와는 먼 것들은
사실 가장 흥미롭기에 이상할 것도 없기는 하였으나
나는 시선 한 줄기에도 넝마가 되는 유약체라
눈칫밥을 스스로 꾸역꾸역 끌어담아 우적이며
더 깎을 것도 없는 나를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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