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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건국기 8
주미영 지음 / 해우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넷 상에는 상당한 팬층을 가지고 있지만 대여점 용의 소위 '불쏘시개' 판타지의 물량 공세에 밀려 뒷길로 사라진 운 없는 작품이다. 게다가 인터넷 연재에서는 분명히 완결이 났고 원고도 출판사로 넘어갔지만 마지막 한 권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서 팬들을 애태우고 있다.
작가가 여성이라서일까. 옌건국기는 세부적인 묘사나 감정 표현에서는 확실히 타 작품들보다 월등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 그리고 읽는 사람이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한 묘사는, 등장인물들의 치밀한 감정 이입과 함께 이 글의 최고 장점으로 손꼽을 수 있다.
그러나 너무 묘사에 치중한 나머지 긴박감이 약간 느슨해지는 부분이 치명적인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너무 시리어스 한 분위기와 엇갈리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 독자의 가슴을 애태우는, 꽤 심술궂은 글이기도 하다.
이쪽의 개인적인 취향 내지는 글 읽는 버릇 탓인지도 모르지만 긴박감이 떨어지고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스토리 분위기는 한 권 읽고 다음 권 읽을 때 까지 기다리기 힘들게 만든다.
게다가 옌건국기의 작가분은 지금 8권에서 초대형의 사고를 터트려놨다. 기다리는 독자 숨넘어간다. 그러니까 제발 출판사에서 9권 좀 빨리 내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