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결혼 후연애 소재에 기억상실 키워드까지 들어가서 글이 달달합니다. 수가 공에게 이혼하고 싶다고 요구한 후에 사고로 공이 기억을 잃게 되자 본격적인 공의 수를 향한 직진이 시작되네요. 다소 어리버리한 구석이 느껴지는 수의 당황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는 글 곳곳의 에피소드가 웃겨요. 기억상실 이전에는 공의 속을 도통 알 수 없었는데 기억을 잃고 난 뒤로 공의 모습이 실제 공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네요.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린 공에게 어어어 하다가 계속 휘둘리는 수도 귀엽고 글이 심각할 상황인데도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고 달달해서 가볍게 보기 좋았어요.
타인의 몸에 빙의된 소재의 글은 많지만 때로는 몸의 원래 주인 때문에 영혼이 빙의된 설정이 신경 쓰이기도 하는데 이 글은 그런 것 없이 몰입이 잘 되네요. 엘리스 파커라는 무명 가수지만 실력잇는 가수의 몸에 빙의된 상황인데 문제는 엘리스 파커는 실력은 좋지만 인성은 나빠서 그녀를 둘러싼 평판은 형편없습니다. 몸의 주인이 엉망으로 해놓은 평판때문에 골치 아픈 일도 생기고 무엇보다 남주와의 관계에서 새로운 상황들이 전개돼서 흥미진진했어요. 남주가 여주의 바뀐 행동 때문에 당황하는 것도 그렇고 그래도 점점 빠져들고 집착하는 모습도 달달합니다. 작가님 전작도 취향인데 이번 글도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