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이 있는 주인공들의 관계성을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남주가 초반에는 나름 철벽을 치는 성향이라서 별로 불호 느낌 없이 몰입해서 읽기 좋았습니다. 여주에게는 자신이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것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또 다시 혼자가 되어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자신이 지닌 것에 대해 욕심을 내는 주변인들 사이에서 불쑥 나타나서 여주에게 다가오는 남주를 오히려 기존 친척들보다 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안타깝기도 했어요. 여주의 심리가 섬세하게 차곡차곡 쌓여가는 글이라서 주인공들의 상황들이 납득도 가고 남주도 매력 있었어요.
수는 고아 출신이지만 어쩌다보니 모든 걸 다 가진 재벌 후계자인 공과 연인 사이가 되는데 공의 정략결혼을 앞두고 수가 도망치는 상황이 되고 급기야 공한테 붙잡혀서 감금되기까지 하는데 초반부터 글이 속도가 빨라서 답답한 느낌이 없네요. 전혀 아쉬운 상황들을 겪어보지 못하고 살아온 오만한 공답게 수가 왜 자기를 떠나려고 하는지 도통 이해를 못하고 급기야 수에 대한 집착만 커지는 과정들이 오히려 보는 입장에선 오히려 좀 달달한 느낌도 들었어요. 좋아하는 소재가 많이 들어간 글이라서 재밌었습니다.
너무 발랄한 수캐릭터는 그리 선호하는 편은 아니라서 구매고민을 좀 했는데 추천글도 많고 공 캐릭터가 무심하면서도 어른같은 매력이 있다고 해서 읽었는데 읽을수록 공 캐릭터 때문에 몰입해서 읽기 좋았어요. 직업적으로 서로 매치가 잘 되지 않는 두 사람의 조합인데 수가 열심히 들이대는 모습이 갈수록 귀엽기도 하고 공도 어른스러운 매력이 있어서 적당히 밀당 느낌도 들어서 더 좋았어요. 제 기준으로는 권 수가 있는 편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계속 뒷 부분이 궁금해서 재밌게 본 글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