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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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작가 김훈 책을 대할 때는 손을 깨끗이 씻고 촉촉하게 로션을 무언가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집어든다.
시간대도 고요하고 호젓한 시간으로...
너무 극진한 자세인가? 
어쩔 수 없다.

김훈은 나에게 그런 작가니까...

서걱서걱 깎아낸 예리한 연필로 밑줄도 그어가며 독서는 시작된다.



그야말로 완벽준비가 아니겠는가!
저 예리한 연필로 정갈하게 밑줄도 긋고 필요하면 살짝 메모도 하고...
종이 아니, 정확히 말해 책에 연필로 글쓰는 그 서걱함이 나는 좋다.




자!! 보시라~ 예약특전인 친필사인이다!!

선생님도 여기 친필싸인 하실 때 그런 기분이실까? 

서걱서걱 섬세하면서도 설레이는...

뭔가 작가의 마음이 전달되는 기분?ㅎㅎㅎ

선생님 말씀처럼 주인공들 잘나지 못했다.
자신의 실수들을 가슴에 깊이 안고
밝지못하게 머뭇거리고,두리번거리고, 죄 없이 쫓기고...
불안하고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문장이 길거나,화려하지않고, 짧고, 담백하다.
늘 그렇듯.

여타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듯 호흡히 거칠고 구성이 자극적이지 않다.
뭔가 불안해서 큰일이 일어날 것 만 같은데 그런일은 없다.

차분한 행동들의 나열이다.
벌어지면 행동하는,미리 앞서가지 않고 끝나는 시점도 장황한 대 결말이거나, 너무나 비극적이거나, 너무나 찬란한 해피앤딩이거나, 그렇지도 않다.
한문장 한문장이 정성스럽듯 등장인물들 모두를 정성스러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누가 충분히 더 악하지도 않고 누구의 삶이 충분이 팍팍하거나 누구의 삶이 훨씬 수월하거나 하지않고 모두 다 나름의 번뇌와 고통이 따르는...

글의 스토리보다는 등장인물의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좋고 냄새와 소리로, 빛으로 기억하고, 추억하는 섬세함이 좋다.

이것이 내가 김훈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출처] 김훈 -공터에서|작성자 그신씨


[출처] 김훈 -공터에서|작성자 그신씨

[출처] 김훈 -공터에서|작성자 그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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