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잔치는 끝났다 창비시선 121
최영미 지음 / 창비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드디어 그녀가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열정과 배고픔의 학창 시절 나의 태양이었던 그녀 아니던가.


고시원을 전전하며 외롭고 힘겹게 살던 시절,


그날그날의 에피소드를 기록하듯 썼던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


그녀의 시는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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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 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다는 걸
그리고 외로울 땐 동지여!로 시작하는 투쟁가가 아니라
낮은 목소리로 사랑노래를 즐겼다는 걸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잔치는 끝났다
술 떨어지고, 사람들은 하나 둘 지갑을 챙기고 마침
내 그도 갔지만
마지막 셈을 마치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났지만
어렴풋이 나는 알고 있다
여기 홀로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주인 대신 상을 치우고
그 모든 걸 기억해내며 뜨거운 눈물 흘리리란 걸
그가 부르다 만 노래를 마저 고쳐 부르리란 걸
어쩌면 나는 알고 있다
누군가 그 대신 상을 차리고, 새벽이 오기 전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란 걸
환하게 불 밝히고 무대를 다시 꾸미리라

그러나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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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해야한다.

그녀의 시집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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