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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아도 너무 많아!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79
에밀리 그래빗 지음, 신수진 옮김 / 비룡소 / 2020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너무 예뻐서 놀랬어요.
약간 어수선한 것 같긴한데 (그 이유가 있겠죠?^^) 그림 하나하나 색감이며 아래 동물들의 표정도 굉장히 디테일해요.
작가의 이름을 보니 웬걸... 전에 보았던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의 같은 작가더라고요.
그림에 놀라고 작가에 또 놀라고 제목만 봐도 어느 정도 예상한 스토리였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의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이 그림책 한 권만으로 도 아이와 이야기할 것들이 넘쳐납니다.
특히나 갖고 싶은 것 하나 사는 것이 어렵지 않은 지금의 아이들과의 소유, 낭비에 관한 이야기, 혹은 토론을 해도 좋을만한 책인 것 같아요.
많아도 너무 많은 책 들이지만 이런 그림책은 한 권 소유하고 있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볼 때마다 다른 이야기들이 넘쳐날테니까요.
오래간만에 본 그림책 중 제일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보게 돼서 역시 비룡소 그림동화는 믿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그림책에 나오는 새의 주인공은 "까치"입니다.
까치가 이렇게 이쁠 줄 몰랐어요. 나뭇가지를 물고 오는 저 부리조차도 예뻐 보여요. ^^
까치 부부가 나무 위에 둥지를 짓고 아기 까치들을 키우는 상상을 하며 둥지를 아늑하게 꾸미고 있어요.
아, 방금 앞 장에서 봤던 것이 잡지네요. 위 그림에서 보시면 까치가 잡지를 가져와 둥지 안쪽을 감싸고 있어요.
아마 깨끗하게 하려는 것 같아요. ^^
잡지를 감싸 깨끗한 둥지 위에 알을 4개나 낳았네요.
잡지에서 본 유모차를 유심히 보고 있는 것 같은데 표정이.... 왠지...
갖.고.싶.다.... 라는 표정.... ㅋㅋㅋ
아마도 태어날 아기 까치들에게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넘 귀여운 발상 아닌가요? ^^ 까치가 유모차를 탄다는 상상은 해보질 못했는데.. ^^;
둥지 위에 있는 암컷도 곰인형 잡지를 보고 있어요. 아기들에게 곰인형도 주고 싶은가 봐요.... ^^
저도 큰 아이를 낳고 아기용품 사는 것에 맛들려 주변 친구가 산 용품 그리고 좋다는 물품들은 다 사드렸어요. 첫째 아이기 때문에 좋은 걸로 다 사주고 싶었고 작디작은 아이에게 수입 옷들로 옷장을 꽉 꽉 채웠어요...
둘째를 키워보니 그제서야 알 것 같더라고요. 아이는 금방 자라게 되고 비싸고 좋은 것만 사는 것은 사치라는걸......
아이를 키워보니 알겠더라고요.. 그런데 왜 처음엔 다 갖고 싶고 사고 싶은 걸까요..?
내 자식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뿐이겠죠? 아마 저 까치 부부도 그런 마음으로 저 유모차를.. 저 곰인형을 애초롭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에게 주고 싶은 건지 아님 까치 부부가 소유하고 싶은 물건인지는 몰라도 이것저것 다 가져와 둥지 안을 꾸미고 있어요.
뭔가 좀 위태위태해 보이지 않나요...?
잡지에서 본 이쁜 곰인형은 아니지만 쓰레기통 옆에 버려진 곰인형을 발견하여 곰인형과 그리고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있는 것까지도 전부 데려오네요..
둥지에 가져다 놓아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는 부부......
꼭 저를 보는 것 같았어요. 이것저것 물건만 사드려 쌓아두는 걸 좋아하는...
미니멀라이프가 유행이긴 하지만 저는 아직도 미니멀한 라이프를 즐기기엔 먼 거 같아요.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니 너무 과욕을 부리는 마음, 소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조금 내려두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림만 보더라도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
꼭 저 까치가 나인 것 같은... 물건에 대한 욕심을 부리는 것 같아 보였어요.
하다 하다 자전거와 자동차까지도 구해오네요.. 자동차 뒤로 둥지가 보이실까요?
이미 물건에 쌓아 둥지는 보이지도 않는.....
물건에 욕심을 부리는 까치부부를 보고 많은 걸 느낄 수가 있었어요.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한 현명한 판단과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비워야 한다는 걸...
이런 행동들을 아이들이 보고 자라며
부모의 경제패턴들을 자연스레 아이들에게 돌려줄 수가 있겠죠.
물건에 대한 소유욕은 내려두고
나에게 필요 없는 것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것도 이 그림책에서 배울 수 있었어요.
그림책의 힘은 대단해요.
굳이 아이들에게 잔소리하지 않아도
같이 그림책을 보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습득하게 되는 것 같아요.
까치 부부를 보면서 저희 아이들도 많은 걸 느꼈을 거예요.
매번 새로운 장난감을 사달라고 할 때마다
제가 잔소리처럼 이러쿵저러쿵 안된다는 말을 했는데,
다음번부턴 이 그림책을 꺼내들어 읽어줘야겠어요.
물건의 중요함보다
그림책 한 권으로 아이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걸
아이들도 느낄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