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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바치는 심장 ㅣ 문득 시리즈 3
에드거 앨런 포 지음, 박미영 옮김 / 스피리투스 / 2019년 7월
평점 :
올해 10월 7일은 포가 사망한지 170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러니 아마 올가을에는 포의 책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하는데 이미 모 출판사에서는 전집으로 출판할 계획까지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합니다.
<일러바치는 심장>은 보통 '배신하는 심장'으로 번역된 제목이 익숙할 텐데요, 스피리투스에서 <문득 시리즈>라는 포켓북 시리즈 중 하나로 출간되었습니다. 문득 시리즈는 유명 작가의 대표작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출판할 목적으로 출간되는 시리즈라고 합니다.
이 책에는 총 11편의 단편이 실려 있구요, 발표된 시간 순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간단히 작품을 살펴보자면 우선 1839년에 발표된 <어셔가의 몰락>이 첫 번째로 실려 있습니다. 어셔가의 마지막 후손인 로더릭의 편지를 받고 도착한 저택에서 겪는 으스스한 공포 소설입니다.
두 번째 작품은 아주 기발한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주일에 일요일 세 번(1841)>입니다. 연인 사이인 바비와 케이트가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종조부(할아버지의 남자 형제) 이자 케이트의 아버지인 럼거전이 낸 '일주일에 일요일이 세 번 있는 날'을 찾아내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결혼을 했을까요? 일주일에 일요일이 세 번 있는 날은 도대체 언제일까요?
세 번째 작품은 '적사병의 가면'으로 잘 알려진 <붉은 죽음의 가면(1842)>입니다.
이 단편은 '붉은 죽음'이라는 전염병을 피해 성으로 도망친 상류계급의 이야기입니다.
네 번째 작품 <구덩이와 추(a.k.a 함정과 진자, 1842)>는 종교 재판을 받은 후 한 줄기 빛도 없는 어느 곳에 갇힌 '나'의 이야기이구요, 공포에 대해 표현한 완벽한 작품을 추천한다고 하면 주저 없이 이 작품과 '테레즈 라캥'을 뽑을 정도로 아주 탁월한 단편입니다.
다섯 번째 작품 <검은 고양이(1843)>는 우리나라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포의 작품이지 싶어요. 덕분에 포=공포소설 작가라는 인식이 굳어지긴 했지만요. 하긴 낮에 보는 검은 고양이는 이쁘고 고급진데, 밤에 보는 검은 고양이는 왠지 기분이...
여섯 번째 작품 <일러바치는 심장(a.k.a 배신하는 심장, 1843)>은 살인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짧지만 살인의 순간에 느낀 긴장감에 대한 표현이 정말 환상적인 작품입니다. 이 단편 역시 <구덩이와 추>보다는 조금 완화됐어도 긴장이 끊어지는 순간 어째선지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게 만들어 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곱 번째 작품인 <도둑맞은 편지(1844)>는 포가 창조한 탐정 뒤팽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루팡, 홈즈 등 우리가 아는 모든 탐정의 '원조'라고 불리는 캐릭터죠. 사라진 편지에 대해 G국장과 뒤팽의 대화로 이뤄진 단편입니다.
여덟 번째 작품은 <긴 상자(1844)>라는 작품인데, 친구인 화가가 목숨처럼 여기는 의문의 상자에 대한 호기심이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듭니다. 결말이 안타까운 단편이에요.
아홉 번째 작품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1845)>은 '반전'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 단편입니다. 여행 도중에 들린 정신병원에서 겪는 사건을 담고 있는데요, '진정 치료법'이라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유명한 병원이었죠. 하지만 실제로는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을 도입해 운영 방침을 바꿨다고 설명하는 병원장 마이야르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열 번째 작품 <아몬틸라도 술통(1846)>과 열한 번째 작품 <절름발이 개구리(1849)>는 '복수'를 주제로 한 단편입니다. 음... 조금 잔인한 복수 방법이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뭔가 금지된 만족감을 주기도 하는 묘한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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