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봇 다이어리 : 탈출 전략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12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알마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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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봇은 밀루의 테라포밍 시설에서 입수한 정보로 인해 멘사가 곤경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레이크리스가 밀루에서 머더봇의 행위를 멘사의 명령으로 판단, 그녀를 산업스파이 혐의로 고소했던 것. 멘사가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트란롤란하이파로 향했다는 뉴스를 접했지만, 머더봇의 분석에 의하면 그녀는 납치를 당한 것이었고, 그것은 그를 끌어들이기 위한 함정이었다. 


보안유닛을 보내 나를 쫓는 건 그렇다 칠 수 있었다. 하지만 놈들은 내 고객을 쫓아 보안유닛을 보냈다. 누구도 그런 짓을 하고 무사할 수는 없었다. 


트란롤란하이파는 여러 거대 기업들의 본사나 지사가 위치한 거대 항구였다. 돈만 있으면 거의 뭐든지 가능한 경제 행성이었기에 머더봇에겐 꽤나 골치 아픈 곳이었다. 거기다 이런 규모의 행성에서 멘사 한 명 빼오기도 버거운데, 머더봇의 예상대로 그녀의 몸값을 지불하기 위한 보존연합 협상팀이 도착해 있었다. 이제 머더봇이 신경 써야 할 인간은 네 명이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반가워할까? 그들이 그레이크리스와 함께 만든 함정이라면 어떻게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멘사가 내 친구가 아닐까 봐 두려운 게 아니었다. 친구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게 내게 끼치는 영향 때문에 두려웠다. 나는 가짜가 아닌 진짜 인간에게 감정을 갖는 게 싫다.


드디어 4권에 이르는 머더봇의 대장정이 막을 내린다. 시스템 통제불능, 인공상태, 로그 프로토콜, 탈출 전략까지 쉼 없이 달려오면서 머더봇의 인간에 대한 감정이 서서히 변화해 가는 모습을 감동적으로 지켜봤고, 인간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며 희생하는 모습은 '로봇 3원칙' 따위로 규정짓기엔 너무 비인간적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맛이 '아는 맛'이라고 했다. 나에겐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가 '아는 맛'이었다. SF와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을 좋아하는 덕분에 읽는 내내 영화도 찍고, 애니메이션도 찍었다. 머더봇은 단순히 안드로이드가 아니었다. 책의 표지처럼(1권은 일반 보안유닛처럼 헬멧을 쓰고 있고, 2은 반이 오픈된 상태, 3권은 얼굴이 완전히 드러나고, 4권에선 드디어 미래를 바라보는 머더봇의 뒷모습을 보여준다) 스스로 변해가는 모습이 때론 낯설고, 때론 당혹스럽지만 모든 것은 '나의 선택'임을 선언한다.


머더봇에게 정해진 것은 없다. 내가 뭘 원하는지 나도 모른다는 이제까지 계약에 묶여 지배모듈의 명령을 받으며 살아온 지난날과의 별리를 의미한다. 이제 시리즈가 종결되었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뿐이다. 이제 겨우 미래를 바라보는 머더봇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찬란함을 이제는 더 볼 수 없다니... 머더봇 네버엔딩 스토리를 바라는 내 마음은 여전히 통제불능이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제공 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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