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5
브누아 시마 지음,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이정은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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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약 325억 병 소비, 인구 1인당 5병 소비(2017년).

생각보다 엄청난 ​소비량을 자랑하는 '와인'은 나에겐 그다지 익숙한 술은 아니다. 금액에 상관없이 몇 번 마셔본 결과에 의하면 먹는 법도 복잡하고, 이런저런 맛을 느낄 정도로 미각이 발달한 것도 아니고 해서 집에서 만든 '포도주'보다 맛없는 술이라는 인식도 있다(집에서 담근 술은 달달하고 진하고 맛있기까지 하니까!).

 

<만화로 배우는 와인의 역사(이하 와인의 역사)>는 10,000년의 역사를 가진 와인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명하며, 나처럼 어렵게만 생각했던 '신의 물방울'의 유구한 역사를 설명하는 한빛비즈의 교양툰 시리즈 중 5번째 책이다.

 

화자話者는 술이야기답게 바커스(디오니소스)다. 바커스는 최초의 와인 이야기가 등장하는 구약성경의 '노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며, 우연히 발견된 야생 포도를 저장하기 위해 도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포도는 자연발효되는 과일 중 하나라 신석기시대 인류가 이미 발효된 포도즙을 알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와인의 역사는 4대 문명 발생지 중 하나인 초승달 지대와 중동을 거쳐 종교와 결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와인의 발달과 함께 눈에 띄게 발달한 분야가 또 있는데 그것은 바로 와인을 담을 '도구'의 발달이었다. 당시 목축 경제의 발달로 염소 사육과 올리브 경작, 포도 재배가 결합하면서 염소 가죽으로 만든 '부대'가 유통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인류의 와인 문화는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바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지며 숙성할수록 더욱 풍성한 맛을 지니게 된 와인이 바다를 건너간 것이었다.

 

야생 포도로 '발견'되어 전 세계를 사로잡는 음료로 '발전'해온 와인의 역사는 인류가 걸어온 정치-경제-종교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달된 과학 역시 의학에 영향을 끼치며 발전해온 과정 또한 흥미롭다. 그 과정에 있는 와인의 의미는 그저 '술'이라고 치부하기엔 생각보다 깊어, 맛에 대한 인간의 집념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빛비즈의 교양툰 시리즈는 솔직히 꼭 알아야만 하는 지식을 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쉽게 지나쳐왔던 여러 분야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선 한 번쯤은 권해주고 싶은 시리즈다. 그리고 그러한 지식이 의외로 재미있기 때문에 놓치고 지나갔을 수도 있는 관심 분야를 환기 시켜 주기도 한다.

 

이번에 바커스와 함께 해본 <와인의 역사>는 특히 관심 분야인 '종교'와 연관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한 사물의 역사가 인간의 역사와 함께 변해 온 과정을 살펴보는 일이 나에겐 무척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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