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틈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지넷 윈터슨 지음, 허진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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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틈>은 현대 작가들이 셰익스피어를 재해석한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이며, 원작은 『겨울이야기』입니다.

★원작-겨울 이야기★

보헤미아의 왕 폴릭세네스에겐 죽마고우인 레온테스와 만삭인 아름다운 아내 헤르미오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폴렉세네스는 친구와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고, 아이마저도 불륜의 결과라고 생각하게 되죠. 작은 불꽃이 큰 산을 태우듯 결국 왕은 아내가 낳은 딸을 사생아라는 명목으로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명을 받은 파울리나의 남편 안티고누스는 그 아이를 죽이는 대신 운명의 손에 맡겼고, 그 결과 가난한 목동에게 발견되어 페르디타라는 이름으로 성장하게 되죠. 그 사이 폴렉세네스에게 일어난 일은 외아들인 마밀리우스가 죽었고 이에 충격을 받은 아내 헤르미오네마저 쇼크사를 하고 맙니다.

16년 후 페르디타와 레온테스의 아들 플로리젤이 사랑에 빠지고, 죽은 줄 알았던 헤르미오네는 신전의 조각상으로 변장한 채 살아 있었고, 폴릭세네스는 레온테스와 화해를 한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개작-시간의 틈

현대적으로 개작한 이 작품에서 각 배역은 리오(폴릭세네스), 미미(헤르미오네), 지노(레온테스), 퍼디타(페르디타), 젤(플로리젤)입니다. 흐름 자체도 원작과 별다른 차이가 없기에 읽은 느낌만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오는 미미와 지노의 관계를, 읽는 동안 머리칼을 쥐어 뜯을 정도로, 짜증을 극도로 유발시킬 정도로 질투와 의심의 눈길로 바라봅니다. 왜냐하면 미미는 그가 발견한 아름다움이었고, 학창시절 리오와 지노는 연인(?) 관계였기 때문이죠. 그러니 리오가 저속한 표현까지 해가며 그들을 질투하는 장면은 이해가 갑니다.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그 표현이 너무... 막장입니다. 하긴 내용 자체도 아이를 갖다 버리고, 의처증에 걸린 리오의 방백을 집요하게 자극적인 표현으로 하고 있고, 죽고, 의심하니 막장이라고 해도 별 무리는 없을 것 같아요(순간 리오가 경계성인경장애가 아닌가 생각했다는). 저자인 지넷 윈터슨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았고,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커밍아웃을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그냥 '막' 가기로 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죠. 뭐랄까... 그냥 브레이크가 없어요. 의식의 흐름에도, 상황의 흐름에도 그냥 혼자 질주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읽는 사람이 배제되는 기분이 드니 더 기분이 나빠질 수 밖에요.

그래도 이런 스타일의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으니 베스트셀러 작가에 이름을 올렸겠지만 전 도무지 이런 흐름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거기다 초반에 너무 진이 빠져 후반의 그 화해와 용서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엔 감정적으로 힘이 들기도 했었고요. 여러모로 힘이 들었던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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