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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살 마음 카드 : 감정 편 아홉 살 카드
박성우 지음, 김효은 그림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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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등 교과서에 수록된 어린이 필독서‘아홉 살 사전‘ 시리즈의 카드판을 가지고 2주 동안 틈 날때마다 아이와 놀이에 사용해봤어요.카드 앞면 그림과 그림을 설명하는 문장을 보고 감정표현에 어떤 단어를 쓰는지 맞추는 놀이도 하고 그림 그리며 그림 속 사물들 감정도 짐작해보며 재밌게 활용했어요. 기대보다 더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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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김민섭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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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란 제목의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경향신문 오피니언에 김민섭 작가가 쓴 경험담이었다. 그는 유연한 까칠함, 유연한 섬세함을 갖춘 작가다. 그 예민하고 섬세한 성정이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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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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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엄마가 병치료를 위해 서울로 떠나면서 오래된 집에 혼자 남게 된 아버지를 돌보러 가게 된 ‘딸의 시선’으로 아버지를 재발견하는 소설이다.

자신의 탓으로 딸을 잃었다고 여기는 주인공 헌은 모든 관계가 무의미해졌다. 고향 J시도 방문하지 않은 지 벌써 5년 째. 홀로 계신 아버지가 신경 쓰여 J시로 향한다. 오랜만에 만나 아버지는 헌이 기억하던 예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면장애로 몽유병 환자처럼 집 여기저기를 다니다 피로에 절어 혼절하는 상태가 되기도 할 정도다. 헌은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서야 깨닫는다. 아버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아버지의 얘기를 들으려고 한번이라도 노력한 적이 있었던가? 먼 이국의 사람들도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데 나는 내 아버지의 말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 아버지의 슬픔과 고통을 아버지 뇌만 기억하도록 두었구나, 싶은 자각이 들었다. 말수가 적은 아버지라고 해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딸이 되어주었으면 수면장애 같은 것은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본문 중에서)

헌의 시선을 따라 내려가다 자주 멈췄다. 죽음에 가까워져가는 부모를 지켜보는 자식, 부모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여섯 명의 자식이 마주했던 삶의 무게를 가늠하느라. 또 때때로 마주하는 서글픔을 달래느라.

작품 속 아버지를 보편의 아버지로 상정하기에는 시대와 세대가 너무도 달라졌다. 읽는 이들이 적어도 30대 후반 40대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혹 작품에 온도차를 느낀 독자에게 첨언하자면, 환경 차로 인한 몰이해의 영역이므로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가족관에서 비롯되는 보편의 정서, ‘가족을 향한 연민’이라면 그의 사유는 깊고 노련하다. 평생 소처럼 일했으나, 권위를 세우지 않는 아버지. 못 배웠으나 솔직하고 소탈하며, 아들의 가출에 생계를 내려놓고 찾아다니는 부성애를 갖춘 아버지. 멀리 돈을 벌러 갔어도 큰아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따뜻한 감성. 기력도 기억도 노쇠해가는 중에도 아내를 염려하며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 이 모든 설정은 각자의 입장에서 말하는 아버지를 서술하는 4장에서 완성된다.

딸을 잃어 모든 관계가 무의미해진 주인공 헌, 어쩔 수 없는 인생의 기습공격을 당한 그마저 아버지를 향해 걸어 들어간다. 독자는 공감의 영역을 벗어나 이미, 저마다의 기억의 파편들을 꺼내 몰입했을 것이다. 신경숙이라는 이미지에 붙잡혀 몰입하지 못하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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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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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은 책을 만나면, 글을 쓰기가 어려워진다. 내가 담을 수 있을까. 손과 어깨, 머리에 힘이 들어간다. 가볍게 다루기 어려운 탓이다. 딱딱한 문체를 가진 탓에 이 따뜻하고 진심어린 1년의 기록을 지면에 옮기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서현숙 선생님의 책<소년을 읽다>는 진정성과 통찰, 여운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갖췄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그가 소년원에서 소년들과 국어수업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 이야기를 담았다. 소년원은 일반인에게는 낯선 공간이다. 대개 인간은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 경계하고 두려워한다. 모르면 ‘무서운 것’이 되기에 십상이고, 쉬이 그것을 배척한다.

소년들은 어떤 아이들이었을까. 저자가 만난 소년들은 ‘사회로부터 격리 되어야 할 나쁜 짓을 저지른 아이들’이라는 우리의 편견을 깨버렸다. 그곳에는 태어나 처음 책을 읽어본다는 아이, 타인을 삶을 불쌍하게 여기는 아이, 간식 하나 스티거 하나에 달뜬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었다.

소년들은 저마다 안온하지 못한 사연을 지닌 채 그곳에 들어왔다. 17년 동안 한 번도 누가 책을 읽어준 적 없고, 단 한권의 책도 읽어본 적 없는 민우의 이야기는 아이를 보호해야 할 사회의 부재를 실감하게 한다. 6개월 동안 학교에 가지 않고 라면으로 몸무게를 30킬로나 늘리는 동안 가정과 학교는 아이를 방치했다.

유일한 가족인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감정 조절이 어려워진 동수, 2년 만에 소년원을 나가도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는 명구, 극심한 가정폭력을 당한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안온하지 못한 삶을 견디다 그곳까지 오게 된 것이다.

저자가 원했던 대로 ‘소년을 읽다’는, 소년원이라는 낯선 공간 너머 그 안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게 한다. 책 속 사계절 지나다보면 우리 안에 자리한 편견이 ‘쩡’하고 깨지는 간접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모든 장마다 적어도 한 번은 코끝이 매콤해지거나 심장이 간질거리는 그런 떨림을 줄 테니까.

무엇보다 아이들과 나눈 시간들을 대하는 저자의 따뜻한 태도와 아이들을 향한 신뢰의 마음이 감사하다. 우리 사회에 아직 이런 어른이 남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이 시간의 함께 읽기 경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언젠가 아이들이 알게 될까? 환대로 사람을 맞이하는 경험, 자신이 주체로 활동하는 경험은, 나도 타인도 소외시키지 않는 연습이다.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연습이다. 이런 연습이 쌓이면 삶에서 적어도 ‘나’를 소외시키지는 않을 것 같다. 막 살지 않을 것 같다. 길 밖으로 떨어지더라도 자신을 돌보며 다시 삶의 길 위에 올라서게 되지 않을까. 두 다리에 힘주고 걸어가게 되지 않을까.” (본문 중)

“아이들과 나는, 그러니까 우리는 누가 누구를 가르치는 관계는 아니게 되었다. 누가 일방적으로 무엇을 베푸는 관계도 아니다. 그것이 어떤 방법이든 얼마만큼이든,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요란한 색, 강력한 힘은 아닐지언정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 (본문 중)

저자의 진심은 새로운 계절이 와도 바뀌지 않는다. 그리하여 책을 읽는 독자도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에게 주는 영향력의 크기가 광활한 우주 정도는 된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보통의 일상을 누릴 수 없는 소년과 그들에게 ‘책’으로 다가서는 선생님 이야기는 자주 코를 벌름거리게 하고, 그 감정의 파고는 예상보다 크다.

책장을 덮을 때 즈음 사회를 향한 기대가 더 자란다. 아이들의 면면이 당장은 달라지지 않을 지라도, 다시 어두운 자리로 가게 될 지라도 ‘삶에 심어진 작은 씨앗이 언젠가 어여쁜 싹을 틔울 거라’는 따뜻한 바람.

한 아이의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책임이 있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우리는 책임이 있다. 서문을 시작으로 절반은 찡한 마음으로 절반은 사부작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만난다면 천천히 스며드는 따뜻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은근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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