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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지 어딨어?
수잔 바토리 지음, 서지희 옮김 / 노란코끼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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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귀여운 그림책이 손에 들어왔다.

표지만 보더라도 왠지 억울해 보이는 곰과 기다란 휴지,

그리고 토끼며 다람쥐며 나비까지

많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방금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 아저씨는

휴지를 끼고 하품을 하며 화장실로 향하고 있다.

(어쩐지 아침의 나의 모습을 보는듯하다.)


그런데 꼬리를 달고 바람에 나부끼던 휴지가

그만 고슴도치 가시에 걸리고 말았다.

앗싸! 고슴도치 휴지 한 장 득템!


하지만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곰 아저씨는

그저 묵묵히 앞으로 걸어가기만 하고

휴지가 한 장 한 장 조금씩 조금씩

없어져 가는데....


엄마 멧돼지는 꼬재재한 아기 멧돼지를 보고

망설임 없이 춤을 추며 날리는 휴지 한 칸을 쓰윽~


뒷일은 전혀 모르는 곰 아저씨는 묵묵히 화장실로 걸어가고,

장난꾸러기 토끼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지.

"우리 완 잘못 말렸어"


통통하던 휴지는 어디로 가고

넝글넝글 춤을 추며 바람에 나부끼던 휴지들이 점점 없어졌지만

곰 아저씨 배는 그 사정을 전혀 모르는 듯.


결국 화장실에 도착했지만

휴지가 없....... 다.......... 뜨악!!!


전체적으로 그림이 따뜻한 파스텔톤으로 안정감 있고

여러 동물들의 귀엽고 천진난만한 표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여러 용도로 쓰이는 휴지의 변화에

작가의 위트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결국 곰 아저씨는 어떻게

휴지 없이 뒤처리를 했을까? ㅎㅎ


봄에 맞춰서 출간된 아기자기한 그림책을 보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다 보면

단순한 휴지의 역할이 아닌

무궁무진한 아이들의 발상에서

다양한 쓰임이 나오지 않을까?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

위트와 따뜻한 감성을 주는 책


노란코끼리 출판사/ 수잔 바토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으로 쓴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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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법
사이다 지음 / 모래알(키다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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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구마"로 획기적인 그림책을 만드신 사이다 작가님이 "태어나는 법"으로 신간을 들고 찾아오셨다.

그림책마다 독특하고 창조적인, 그리고 그 안에 유머와 철학까지 담고 계신 사이다 작가님이기에 내용이 굉장히 궁금했다. 누구나, 무엇이나 무수히 태어나고 죽는 법인데 무엇을 말하고 싶으신 걸까?

요리 보고 조리 보고 곱씹으며 책을 훑어보았다. 종이를 찢거나 뚫고, 또는 겹치는 등 까다롭고 흥미로운 콜라주 방법과 색을 철저히 제한함으로써 어지럽지 않고 부분 부분마다 집중이 되었다.

 

하나의 세계를 부수어 태어나는 생명체들!

땅을 뚫고 나오는 식물들,

정착지를 찾아 돌아다니는 보호받지 못한 수많은 알들,

나무에 송송이 열리는 열매까지...

자라들, 꿀벌들 등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정착지를 찾아 태어나자마자 분주한 생명체들이지만 결국,

"한 걸음만 내딛으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어!"라고 말하는 작가님.

제 각각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생명들이지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힘과 에너지와 의지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귀여운 그림과 종이만으로 아주 멋지게 표현하셨다.

그러면서도,

태어나서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님을,

왜 태어났는지,

돌아가고 싶지도 않고,

이 곳이 안전한 곳인지 끝없는 물음을 하는 생명체들의 혼란과 방황은

마치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인간들의 고통과 갈등,

삶의 회환을 보는 것 같다.

"세상은 왜 이리 넓고 큰 걸까?

우리는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겠어."

당장의 코 앞의 근심과 걱정이 매우 큰 인간들.

그래서 앞으로도, 그렇다고 한 발자국 물러나지도 못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우주에서 바라본 인간들은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는데,

본인들의 입맛대로 줄을 세워 크고 더 크게 만들며

작은 것들을 무시하는....

너무도 초라한 인간들의 단면상이 보인다.

 

그래도 작가님은

보잘 것 없이 부서질 때도 있겠지만, 걱정하지 말라고, 토닥토닥 위로의 말을 건낸다.

"우리도 모르는 힘이 숨겨져 있어,

다시 태어나는 힘!"

표지만 본다면 귀엽고 유머러스한 책같지만,

면밀히 들여다보고 인간에게 대입 해보면

마치 무거운 인간생을 가볍게 풀어낸 신비한 철학 책 같다.

 

생명의 소중함과 태어남의 신비함,

삶의 고통과 살아가는 법을

재미나게 풀어낸 책이어서 잠깐씩 힘들때마다

언제든지 가볍게 읽고

한 번 웃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그림책이다.

 

깨알같고 사랑스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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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의 옷은 당당하고 아름다워 열린어린이 그림책 28
마라 록클리프 지음, 후아나 마르티네즈-닐 그림, 황유진 옮김 / 열린어린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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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위인전이 집에 많았지만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다.

솔직히 지루하기도 했고 그리 끌리는 그림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이번 열린어린이 출판사에서 나온 패션디자이너 "레나 브라이언트"의 이야기는 나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1879년 리투아니아 리에타비스에서 태어난 레나는

조부모 손에 길러진 유대인으로, 종교적 박해, 기회 박탈 등 힘겹게 살아가다

미국으로 언니를 따라 떠나게 된다.

누군가가 미국에 가면 레나 같은 소녀도 열심히 일해 성공할 수 있다고 해서이고,

할아버지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야"라고 말씀하셨다.


16세의 레나는 미국 뉴욕에서 1주일에 1달러를 받으며 생계를 위한 바느질을 시작한다.

긍정적인 레나는 열심히 하고 빠르게 배워서

얼마 후에는 10달러, 곧 더 많은 돈을 받게 된다.

 

영어수업을 받고, 잡지를 보며 길거리에서 패션 공부도 한 레나는

데이비드 브라이언트를 만나 가정을 꾸렸지만 그것도 잠시,

갑자기 데이비드가 세상을 떠나고,

결혼 선물로 받은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 쌍만이 남게 된다.

 

그 귀걸이 한 쌍을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려 재봉틀을 사서 일을 시작하게 된 레나!

옷본이나 줄자를 사용하지 않고,

그저 몸에 천을 드리우고 자르고 바느질을 했고,

아기를 무릎에 뉘인 채 생계를 위해

재봉틀을 돌리고 돌린다.


어느 날, 임신한 손님의 특별 주문을 받고

실크와 레이스로 최초로 편안한 임산복을 만들게 된다.

잘 늘어나는 우아한 드레스를!

이를 계기로 사업이 번창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수천 개에 달하는 여성 치수를 수집하고 옷을 디자인하여 훗날,

"플러스 사이즈" 패션으로 거듭나게 된다.

레나의 회사는

건강보험, 연금, 이익 배분, 장학금과 생명 보험 등

직원 복지를 도입한 최초의 기업 중 하나이다.

 

레나가 세상을 떠나던 1951년에는 레나의 회사에

무려 수천 명의 직원이 일하는 기업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너무 멋진 당당한 여성 사업가인 것이다.


레나의 큰 성공의 비결은, 근면함과 더불어 재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레나는 항상 할아버지의 말씀을 잊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을 돕는 모든 행위는 품격 있는 일이란다.

사람의 필요를 채워 주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지."


무엇인가를 고뇌와 인내로 창조하고 발전시켜

생계를 꾸려나가고

더 나아가 다른 이들을 돕는 이타적인 삶을 산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여성 레나 브라이언트!

 

현시대에서, 개인의 물질적인 풍요만 쫓느라 억지로 일만 하며 앞으로만 달리는 현대인들이나 디자이너가 꿈인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더없이 좋을 그림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쓴 개인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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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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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작가 안녕달님의 겨울 이불을 펼쳐보자.


여렸을 적, 겨울이면 따끈한 연탄방에 두꺼운 솜 이불을 덮고 얼굴만 쏙 내밀고 누워 귤을 까먹으며 작은 티비를 보던 시절....

처음 표지를 보자마자 떠오른 유년 시절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눈이 소복소복 오는 날,

아이는 머리에 눈을 잔뜩 쌓은 채 학교에서 시골집으로 돌아오고,

옷을 훌러덩 훌러덩 벗은 후, 겨울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데...

따끈한 아랫목이 아닌 더 깊은 곳으로,

얼음할머니식혜와 곰엉덩이달걀을 파는 찜질방으로 초대된다.


아이는 방바닥이 너무 뜨거워 발꼬락을 잔뜩 구부리고, 아장아장 걸어서,

제일 좋은 장소에 수건 펼치시고 귀여운 양머리를 하고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곁으로 간다.


또 아이는

곰엉덩이달걀 4개를 가지러

난닝구차림의 계란 장수 트럭이 오가는

어느 여름의 골목을 지나고,

얼음할머니식혜를 가지러

차가운 나무판에 무릎을 꿇고 씽씽 얼음 위를 달려

어느 겨울의 빙판 위를 지난다.

책을 보는 내내 숨겨져 있는 의미를 찾고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를 찾으며

한없이 미소 지을 수 있었다.


푸하하하

와하하하

파하하하

히히히

낄낄낄낄

끅끅끅

킥킥킥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겨울 이불 속에서 잠든 아이

그 이불 속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공깃밥을 꺼내

일을 마친 아들에게 소박하지만 한상을 차려주시는 할아버지

안녕달 작가님의 순수한 마음과 환상적인 상상력으로 탄생한 이 그림책을 유난히 겨울을 좋아하는 나는, 나의 최애 겨울 그림책으로 마음속에 두었다.


도배지에 붙어있는 스티커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 커다란 밥공기

골목 바닥에 낙서하는 아이들

귤을 까먹은 너구리의 노란 입가 등등


며칠 동안 볼 때마다 보는 재미가 계속 계속 더해지는 그림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덮으며 하는 말은 항상

"아 식혜랑 달걀 먹어야겠어"


창비출판사에서 책을 받아 개인적인 느낌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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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모자를 찾아서 신나는 새싹 192
김종혁 지음, 최소린 그림 / 씨드북(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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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받자마자 모서리가 둥근 그림책이라는 것. 세심한 배려를 하는 씨드북 출판사!!


받아쓰기에서 꼴등을 한 꼬마가 터덜터덜 길을 걷다 풀숲에서 부스럭부스럭 거리던 땅 꼬마 요정을 발견, 알고보니 집부엌에 있는 인형이었다. 파티에 쓰고 갈 모자를 찾던 중인 땅 꼬마 요정!


지난번, 버섯갓을 쓰고 갔다가 놀림을 받았다고 하는 땅 요정의 말을 듣고 친절하게 받아쓰기 시험지를 종이배로 접어 모자를 만들어 선물하자 아주 마음에 들어하는 땅 요정!!

그렇게 땅 요정은 신이 나서 꼬마 숙녀를 파티에 데려가기 위해 작아지는 주문을 걸고....

둘은 드디어 파티에 입장~ ^^


아이들이 너무 좋아할 것 같은 꿈같은 요정들의 파티 마을~

각자의 개성 있는 모자를 쓰고 파티를 즐기는 꼬마 요정들.

그림이 너무 아기자기 하고 파스텔톤으로 화사해서 눈길을 단숨에 사로 잡았다.


특히나 요정들의 모자가 전부 사람들의 물건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면.... 작가님의 메세지가 무얼까? 각자의 개성 존중? 아니면.... 환경 보호?? 아니면??..."

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파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이제 일등을 뽑아서 에 태울 차례!

그러나 서로 자기가 멋있다고 주장해서 결론이 나지 않자,

꼬마를 파티에 초대한 땅 요정이 꼬마에게 일등을 뽑아 달라고 요청하고, 당황한 꼬마는

엉덩이를 흔들다가그만 실수로...


땅 요정 세계에서 인사법이 있었으니,

!

그러나 !

너무 귀엽고 재치있는 표현이었다! ^^

그러나 꼬마는 재치있게 위기를 모면했고 드디어 일등 모자 땅 요정을 발표하는데...

과연 일등은 무슨 모자를 쓴 요정일까?


는 작가의 상상력과 포근한 색채로 꿈같이 표현한 일러스트의 환상적인 조합의 그림책이다.

요즘 그림책에 좀처럼 등장하지 않는 요정을 등장시키고,

형형색색의 몽글몽글한 배경과,

소녀나 요정들의 익살스러운 표정까지

그리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자는 작가의 뚜렷한 메세지가 담겨있어 더할 나위가 없는 그림책이다.


*땅 요정에게 무슨 모자를 만들어 주고 싶은지

*파티에 초대된다면 무슨 모자를 쓰고 가고 싶은지

*어떤 모자가 일등이라고 생각하는지

*방귀를 뀌어서 땅 요정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때 모면할 수 있는 재치있는 해결책은 무엇인지

*결말이 어떻게 끝날 것 같은지 등등


그림책 한권으로 아이와 즐겁게 소통하고

아이의 생각의 성장을 돕는,

이 한 권에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어서

추천드리는 따뜻한 그림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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