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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호!
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리뷰들을 보니까 모두 좋다는 평인데, 솔직히 나는 별로 좋다는 생각이 안 든다.
오래전에 나온 책이이고 지금은 이런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째 허술해 보인다.
뒷장에 있는 '싱클레어'의 후기가 없었다면 나는 실화가 아니라 아마도 어느 실력없는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을 것 같다.
책이 얇고 내용도 그렇게 많지 않아 읽기에는 편했다.
그런데 읽으면서 현실적이 아닌 소설에서나 나옴직한 내용이라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앤디는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인처럼 보인다.
자기 부서를 다른 부서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시킨 능력만이 아니다.
그는 '신문사 사장이 편집장을 겸하고 있는데, 글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제가 논설을 대신 써왔어요.'라고 하듯이 지역신문 논설을 쓰고,
회사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롱혼과는 사냥을 함께 할 정도로 친분이 있고,
주변 10개 도시의 악단을 초대하여 축하행사를 할 만큼 발이 넓다.
또 어떻게 보면 새로 부임한 공장장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경영을 하게 만드는 능력도 있다.
또 있다.
윌튼 제2공장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길레 각 부서간의 소통이 이렇게 안 될 수가 있는가.
어떻게 17개 부서장 중에서 앤디의 출하부서를 단 한 번도 안 가 볼 수가 있는가.
공장장의 지시에 따라 부서장들이 출하부서를 방문하게 된 모습을 보면 공장내에 얼마나 소통이 안 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부서장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열악한 환경의 공장을 상상했으리라. 하지만 그들은 문을 들어서는 순간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850평 정도되는 부서의 내부는 환상적이었다. 거슬리는 소리라고는 앤디가 뒤따라오면서 재미있어 하며 웃는 소리뿐이었다.'
이 정도로 부서간에 소통이 막힌 공장이라면 망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 말해 공장장이 다람쥐, 비버, 기러기 정신을 적용하지 않고 소통만 원활하게 해줘도 공장은 살아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눈에 거슬리면서 이 글이 허구라고 생각했었다.
또 솔직히 앤디와 주인공이 만났다가 헤어질 때 나누는 인사
"겅호! 친구."
"겅호! 친구."
이런 것들도 너무 유치해 보였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님을 안다. 어떻게 하면 경영을 잘 할 수 있는지를 모여주려는 것임을 잘 아는데도 불구하고 설정들 자체가 너무 허술해보였다.
이렇게 설정이 허술하고 어리숙해 보이면 내용에도 믿음이 안 가게 된다.
또 한 가지는 다람쥐의 정신이나, 비버의 정신, 기러기 정신 같은 것들은 굳이 11월이 되어 기러기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지켜봐야지만 배울 수 있는 특별한 것도 아닌 듯하다.
모든 자연계 동물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꼭 다람쥐만을 고집하지 않아도 그와 비슷한 생태를 가진 다른 설치류로 예로 들어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는 말이다. 즉 시간이 없어 안타까워하면서 굳이 11월달까지 기다려서 기러기를 보고서야 기러기 정신을 배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것이다.
후기에 보니까 이 내용이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라고 하는데... 전해주려는 메시지는 참 좋은데, 왠지 자꾸 의구심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