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핍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한다. 결핍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더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원동력이 되어주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남들과 나를 비교하고 열등감을 느끼며 부정적인 방법으로 그 간극을 메우려고 한다. 요즘 SNS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못하기 때문일 테다. 소설 속 원도처럼

원도의 원제는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이다. 책이 절판된 뒤 두세배 오른 가격으로 중고책이 거래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 이유를 원도를 읽고 조금 알 것도 같았다. 원도의 삶이. 결핍이. 외로움이. 막막함이. 그럼에도 살아가는 모습들이 요즘의 사람들과 너무나도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원도가 은행에서 일하며 부정한 방식으로 돈을 빼돌리고 부를 축적한 이유는 어느 순간 자신의 삶에 끼어든 장민석을 의식해서이다. 장민석보다 나은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욕심을 부리려 했고 결국은 돈도 가족도 모두 잃고 쫒기는 신세가 되었다. 그를 등떠민 건 장민석이 아니라 그 자신이라는 데에 생각할 지점이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비참한 신세는 어찌보면 스스로 초래한 당연한 결과인 것아다. 그런데 원도는 정말 죽어 마땅한가?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 하는 물음은 원도가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면서 독자들에게 던지는 물음이다.

원도의 죽은 아버지와 산 어버지, 엄마와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원도의 결핍을 조금 이해할 수 있다. 충분한 사랑을 받았다면 장민석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대신 그를 품어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그의 삶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다.

사는 게 막막하고 더는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살아갈 이유가 더는 없을 때가 있다. 그런데 살아야 할 이유라는 게 따로 존재할까?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살아가는 이유인 게 삶이다. 태어날 때처럼 죽음을 선택할 수 없는 게 아마도 하늘이 정한 이치인자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 영 케어러와 홈 닥터, 각자도생 사회에서 상호의존의 세계를 상상하다
조기현.홍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둘째 임신 소식을 가지고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을 해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엄마 밥 먹으면서 학교 다닐 때가 좋았다, 그땐 좋은 건지도 몰랐는데. 하고 친구가 말했다. 우리는 돌봄을 받는 존재에서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해가 갈수록 늙고 약해지시는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언제 일흔의 연세에 다다르신 걸까.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엄마는 요양원에 가게 되는 건 자식에게 버림받는 일로 여기시는 듯하다. 아무래도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자극적인 뉴스들. 이를 테면 간병인으로부터 학대와 폭행을 당하는 사례를 많이 접해서 그런 것일 테다. 만약 부모님이 편찮으시게 되어 요양이 필요한 상황에 맞딱드리게 된다면 과연 나늨 생업을 포기하고 간병에 나설 수 있을까?

* 책에서는 돌봄공동체, 서로 서로 돌보고 보살피는 일상의 돌봄의 이상적 모델에 대한 이야기부터 돌봄도농자들의 처우와 영케어러, 연명치료 등 다양한 돌봄의 세계에 대해 <아빠의 아빠가 됐다>를 쓴 조기현 작가와 방문 진료 의사인 홍종현 님, 책의 편집자 세 명이서 나눈 대담을 책으로 엮었다. 쓰러진 아버지를 직접 간병한 경험과 방문 진료를 하며 돌봄 최전방에서 활동하는 의사의 소회와 일반인의 입장을 담은 사회자의 질문이 잘 어우려져 돌봄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돌봄이 이루어져야 하고 어떻게 개선, 발전되어야 할지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 우리 생애에서 돌봄과 무관한 시기가 있을까. 돌봄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에서 평생에 걸쳐 일어난다. 비록 ‘지금’ 내게 무관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우리 모두는 돌봄을 받고, 주는 상호 의존적 존재임을 책은 끊임없이 일깨워준다.

#하니포터 #하니포터8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터의 꿈
조경희 지음 / 달그림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빈터의꿈 #조경희 #달그림 #아름다운꿈을선물하는그림책
#어른을위한그림책 #아이들을위한그림책 #그림책으로생각키우기

* 자본주의 사회애서 빈터는 쓸모없는 땅, 수익이 나지 않는 땅으로 여겨질 테지만 자연에게는 풀과 나무와 땅 속 생물들이 머무는 터전일 것이다. 빈터마다 선을 긋고 내 땅이라고 소유를 주장하는 생명체는 지구 상에 인간뿐이다. 나 역시도 빈터였을 땅에 올려진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이런 말을 하면 안 되는 게 아닐까 고민이 깊어진다.

* 그림책이지만 인간의 이기심, 자본주의의 논리, 자연의 소중함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철학이 담겨있다.

* 언젠가, 무엇으로든 채워질 빈터라면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공간이길 바라본다. 콘트리트로만 가득한 세상에서는 인간도 자연도 살 수 없을 테니. 풀도, 꽃도, 나무가 자라는 곳이어야 사람도 자랄 수 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꼼꼼히 읽고 진심을 다해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그림자가 탈출했다 작은 곰자리 71
미셸 쿠에바스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믿고 읽는, 책읽는곰에서 또다시 유의미한 그림책을 발간했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의 시드니 스미스 작가의 그림으로 그림자 스무트의 탈출을 재미있고 위트있게 표현했다.
그림자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나요?
내가 웃으면 그림자도 웃고, 내 어깨가 처지면 그림자의 어깨도 처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