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건축 - 건설한국을 넘어서는 희망의 중간건축
김성홍 지음 / 현암사 / 201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길과 건축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한눈에 들어온 책의 제목.

길모퉁이 건축.

길과 건축과 사람에 대한 책이며, 점점 황량해져만 가는 주위경관과 인간본성에 대한 것을 재고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모든 것은 이어져 있으며, 그 이음과 이음 사이에 사람들의 생활이 사물들의 의미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는 있었으나 경쟁과 효율로 인해 모두가 놓치고 살아온 것만 같은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리속에서 지울수가 없었다.

 

허나...

마지막 필자가 얘기하는 중간건축의 정의 중 '주거,상업,업무공간이 섞여 있어 살며 일하며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 은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성향일수도 경험에 기인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공간은 제외하더라도 주거환경만은 다른 환경과 경계를 긋되 경계를 지으면 안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동네 길모퉁이 구멍가게, 큰길가로 가는 길목에 세탁소와 전파사 그리고 길가에 있는 크고작은 상점들은 우리집과 옆집과 또 그 옆집이 함께 공존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침범하지 않으며 만들어가는 마을 공동체였던 것이 내 기억속에 우리 옛날 동네였다. 이는 경계를 긋되 경계를 짓지 않은 우리 부모세대 그리고 또 그 부모세대의 생각이 어느정도 반영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필자가 중간건축의 예로 보여준 책 320페이지의 도면은 갑자기 과거 몇번 방문한 적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또는 수도권 신도시의 어느 지역)'의 모습이 투영되어 필자가 말하는 의미가 내게는 퇴색되어 버리고 말았다.

내가 그지역에 살고 있지도 살아보지도 않았으며 그곳에 거주하시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의 눈에는 그저 이질적인 공간의 어색한 집합처럼만 보였다는 것이다.

 

주거공간은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것은 물론 같은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그러한 공간에서 과연 그러한 것들이 만들어질지 필자는 조금 더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에는 노래방이 1층에는 카페와 술집과 고기집이 2층과 3층, 4층에는 일반 주택이 과연 필자가 말하는 '살며, 일하며,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인가가 심히 의심스럽니다.

밤에 잠이나 편히 잘 수 있으면 다행일수도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