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이브닝, 펭귄
김학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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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나오는 책에 기본적으로 호감을 갖고 읽는 편이라 굿 이브닝, 펭귄을 처음 접하고 귀여운 펭귄의 어떤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어요. 표지도 까만 바탕에 심플한 선으로 귀여운 펭귄 일러스트가 담겨 있고, 제목 굿 이브닝, 펭귄도 일러스트와 어울리는 캘리그라피가 주는 느낌이 일단 호감이었어요~

하지만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펭귄이 의미하는 바를 깨달았지요. 책장을 넘긴 지 3쪽 때에 약간의 당황스러움을 느꼈음에도 끝까지 책을 읽은 건 작가님의 문체가 흡입력있고 펭귄이 또 어떤 난처한 상황을 만들지 호기심을 유발하는 이야기 구성 방식 때문이었어요. 그만큼 독자들을 작품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들었다는 반증이지요.

김춘수 시인의 꽃의 구절인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처럼 처음 펭귄에게 이름을 붙여 줄 때 시크하면서 담담하고 건조한 느낌이 들지만 위트있는 문체가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네요. 첫 펭귄과의 만남 일화도 유쾌하게 풀어낸 것이 펭귄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당황스러울 법하고 이웃들의 시선도 충분히 이해가 가면서 펭귄에게 연민의 감정이 드는 것이 어느새 친밀함을 느끼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어요. 나중에 펭귄이 생각의 권리를 나에게 넘기며 작별을 고하는 장면에서는 아쉽기까지 했으니 충분히 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빠져들어 읽은 것 같아요.

이런 유머러스한 부분 이외에도 우리나라가 당면해 있는 사회 문제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는 부분도 너무 좋았어요.

이 작품으로 김학찬 작가님의 작품들에 관심이 생겼고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매력적인 문체를 지닌 작가로 기억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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