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 명상록은 책이 아니라 영혼의 처방전이다, 최신 완역판 다상 고전의 향기 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키와 블란츠 옮김 / 다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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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처럼 평화로운 미소를 머금은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셨습니다. 역대 어느 교황님보다 큰 존경과 사랑을 받고 계시는 교황님! 그분이 이런 존경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낮은 자리에서 대중을 이끄시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카톨릭 신자가 아닌 일반인도 사랑으로 품으십니다. 비신자라도 양심에 따라 이성적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충분히 하느님의 사랑 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십니다.

특히 교황님은 가난하고 불쌍한 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을 도우라고 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을 기쁜 마음로 맞이하면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

 

 

 

 

검소하고, 겸손했고, 진실했고 자비로웠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영혼의 해독제'라고 하셨는데, 명상록의 띠지에는 '영혼의 처방전'이라고 씌여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이상할 정도로 많은 부분이 맞닿아 있습니다.

아우렐리우스 역시 황제였지만 누구보다 검소하게 생활하셨습니다.

방탄차를 거부하시며 기꺼이 대중의 손을 잡으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처럼 아우렐리우스 황제 역시 죽음에 초연하셨습니다.

 

 

청년의 일자리를 걱정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처럼 황제 역시 일자리 걱정을 하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누군가의 적성에도 맞고 돈벌이도 되는 일을 막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가?"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일에 대한 ‘숙련’이다. (...)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이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목적을 진정으로 깨우치면 그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 당장이라도 마음속에 품고 있는 허황된 욕심과 야망을 버려라. 그러지 않으면 절대 내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없고,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가 될 수도 없으며, 욕망의 덫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잡다한 욕심과 야망을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한 늘 타인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데 시간을 빼앗기거나, 행여나 누군가가 나의 재물을 빼앗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게 된다."

 

 

또한  111쪽에는 "황제의 권위를 뽐내지 말고, 궁정 생활의 타성에 젖지 않도록 유념하라.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대신 소박하고, 선하고, 순수하며, 신중하고, 공평하며, 정의를 사랑하고, 신을 섬기며, 이웃에게 자비롭고, 맡은 일을 끈기 있고 올바르게 행하라. 이러한 철학이 몸에 배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문구를 읽으며 저도 모르게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떠올랐습니다. 교황님은 황제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공동선을 위해 우리가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명상록에서도 같은 의미의 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회 집단의 한 구성원인 나의 행동은 반드시 인류 공동체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인류 공동체의 건설적 목적에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이득이 되지 않는 행동은 나 자신의 삶을 혼란스럽게 하며, 내가 사회적 일원이 되는 것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반사회적 일원이 되게 한다."

 

 

그리고 교황님은 가족과 함께 식사하라고 말씀하셨는데, <명상록>에서도 같은 의미의 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나뭇가지에서 잘려나간 잔나무가지는 절연될 수밖에 없다. 인간도 이처럼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이탈하게 되면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오는 운명을 맞게 된다.

나뭇가지의 경우 이웃의 손에 의해 절단되는 것이지만, 인간은 증오나 분노 때문에 스스로 타인과 절연한다. 그런데 이들은 이웃과 절연하는 순간 자신이 사회 공동체로부터 단절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사회를 꾸며주신 제우스신은 우리에게 특별한 은총을 내리셨다. 즉 이웃과 다시 화합하여 지낼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주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절연이 자주 반복되면 공동체와의 재결합이 점점 힘들어지면서, 원래의 관계를 회복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나뭇가지의 경우 처음부터 하나의 줄기에서 자라 꾸준히 생명을 공급받아 왔던 가지와 한번 절연되었다가 접붙이기로 자란 가지와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정원사들은 “한 나무에서 났지만 각기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명상록은 미국의 빌 클린턴이 1년에 2번은 반드시 읽는 책, 성경 다음으로 중요한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상록을 손에서 놓지 않는 빌 클린턴은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분노의 포도>를 쓴 존 업다이크는 "어느 때 책장을 펼쳐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늘 신선하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명상록이야말로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가치를 깨닫게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역사서, 새로운 과학 신간, 유명 작가의 소설 등도 쉼없이 읽지만 제 책상의 주인공으로 시도 때도 없이 책장을 펼치게 하는 책은 오직 <명상록>입니다.

그리고 명상록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그냥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처럼 쉽게 와 닿는 글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과 성질이 비슷한 것에 끌리게 되어 있다. 흙에서 생겨난 것은 흙에 이끌리며, 액체로 이루어진 것은 함께 모여 흐르며, 대기 속에 있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 벌이나 소, 새, 벌레 등 이성이 결핍된 피조물들 사이에서도 우리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결속력, 사랑, 무리 짓기, 양육 본능 등이 있다. (...) 한데 유독 우리 인간 사회에서만 물처럼 함께 모여 흘러가는 모습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인간이 제아무리 원초적 결속력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친다 해도 절대 벗어날 수가 없다. 자연의 힘을 거스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182쪽

아첨의 대상이 되었던 인물들, 탐욕을 끓어오르게 했던 재물, 목적 달성을 위해 동원했던 부질없는 수단들..... 세월은 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묻어버릴 것이다.
122쪽

나는 재치 넘치는 재담꾼으로 타고나지는 못햇다. 그야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타고나지 못햇노라"고 변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예컨대 성실성, 근면성, 자제력, 작은 것에 만족하는 마음, 자비로움, 솔직함, 진실성,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 등등은 천성적으로 타고나지 않았더라도 마음을 다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78쪽

다른 사람의 속내를 모른다고 내가 불행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 속내를 내가 알지 못하면 반드시 불행해진다.

30쪽


인간에게 주어진 사고력을 존중하라. 인간은 분별력을 지녔기에 동물적 본성이나 자연과 합치되지 않는 것을 거부환다. 또한 분별력이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인류애를 실천하며 신의 말씀에 따른다. 그러니 조촐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작고 귀한 것들에 만족하고 그 외의 잡다한 것들을 모두 떨쳐버려라. 우리에게 주어진 작고 귀한 것들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생애의 순간순간이다.
46쪽

내가 경험하는 악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것은 다른 사람의 의도에 의해서도 내 육신의 변화, 또는 변형에 의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내가 경험하는 악운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것은 나의 내면, 즉 악운에 대한 내 관념을 형성하는 것에서 온다. 그러니 나의 내면에 나쁘다는 생각이 형성되지 않도록 하면 모든 것이 안정된다. 68쪽

친형제나 다름없는 세베루스로부터 나는 혈육을 사랑하듯 진리와 정의를 사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며, (...) 또한 이를 통해 철학에 임하는 나의 자세는 한결같아야 하고, 굴함이 없어야 하며, 늘 선을 행하고, 아낌없이 아량을 베풀며, 밝은 희망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벗들로부터 내가 사랑 받고 있음을 조금도 의심치 말 것을 배웠다.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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