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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자기 계발에 관한 책들이 많다. 그리고 자기계발서 중에서도 긍정에 관한 책들은 유난히도 강한 세력을 뻗치고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우리의 삶은 우울했던 것인가라는 회의감마저 들 정도로 여기저기서 긍정은 마치 종교의 순리와 같은 하나의 진리가 되고 있다. 이 진리를 형성하고 이와 관련된 책들 또한 수없이 발행되면서 내가 이 많은 책 사이에서 어떤 책을 골라야 하지라고 고민하며 미로 속에 갇힌 것처럼 뱅뱅 같은 자리를 도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자기계발서의 미로가 새롭게 생긴 셈이다.
존 고든의 「에너지 버스」는 여러 유명 CEO 들이 추천하는 책으로 국내에서도 발행이 되자마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책이다. 자기계발서에 있어서는 스타급의 책이지만 이 책 또한 자기계발서의 미로를 만드는 길 중 하나라고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버스는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그동안 여러 자기계발서의 지긋지긋한 설교와 작은 글씨와 엄청난 두께에 지쳐있었다면 당신은 이 책에 충분히 빠져들지도 모른다.
에너지 버스는 자신의 출근 날 자동차 바퀴가 펑크 난 것을 발견한 작은 고통을 비롯한 많은 고통들을 겪고 모든 세상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하는 벼랑 끝에 서 있는 한 남자, 조지가 조이라는 버스 운전사를 만나게 되고 2주에 걸쳐 행복한 인생을 위한 10가지 룰에 대해 배우면서 에너지를 빨아먹는 사람인 “에너지 뱀파이어”에서 그가 하나하나 룰을 배울 때마다 “최고CEO (Chief 'Energy' Officer)”로 단계적으로 변하는 놀라운 변화를 지켜보는 스토리로 조지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조지의 상황에 맞춰 룰을 설명하고 있다.
「에너지 버스」는 소설과 같은 줄거리 덕분에 딱딱한 자기계발서의 “~하라”라는 강압적인 말투에 지친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게 만들어진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점점 조이의 다음 룰이 기다려지고 조지의 어두운 인생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흥미를 가지게 된다. 직장에서 집에서 그리고 학교나 회사에서의 일들로 지쳐 있는 사람들은 조지의 하나하나의 대사에 맞장구치며, “그래 맞아! 완전 동감이야.”라며 조지의 입장에 완벽히 몰입하게 된다. 또 하나 이 책의 강점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도 금새 읽을 수 있도록 중간 중간 룰에 대한 심플한 페이지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모든 자기계발서가 그렇듯이 이 책도 “이렇게 하면 당신의 인생은 반드시 변할 거예요. 이렇게만 따라하세요”라고 조이의 너무나 확신에 찬 말투가 당신을 주눅 들게 만들지 모른다. 에너지CEO가 되지 않으면 에너지뱀파이어로 도태할 것이 뻔하고 그로 인해 당신은 결국 우중충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고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라는 굉장히 이분법적인 측면으로 당신에게 에너지를 강요하는 것 같이 들리는 부분도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부정적인 사람이 긍정적인 사람으로 한 순간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자기계발서임을 강조하고 당신이 만약 “제길, 왜 하필 오늘이야 , 에잇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약점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에너지의 추동력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당신의 버스를 확인해 보라. 그 버스 안의 승객들 모두가 에너지 뱀파이어들의 “너는 안될꺼야, 니가 그렇지 뭐,”라는 목소리로 가득 차 있는가? 그리고 버스가 인생의 골목길을 지날 때마다 길가의 꽃들도 시들 정도인 부정적인 에너지를 내뿜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당신의 버스가 이러한 버스라면 이 책은 당신이 에너지CEO가 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설사 에너지CEO가 되지 못할지라도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방향으로 당신의 노선이 변할 것이고 좌절금지라는 푯말을 단 버스를 타고 “Joy”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라는 것은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