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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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지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주거형태다. 모든 아파트엔 경비실이 있고, 출입을 위해선 모두 경비실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경비실을 거치지 않고도 아파트에 거주하는 대표적인 동물이 있는데, 바로 길고양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 고양이가 침입한 것 같지만, 사실은 고양이가 사는 길에 사람이 아파트를 지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일 거다. 그래서 사람에게 고양이는 퇴치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공존해야 할 대상이다. 이번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 수상작에도 고양이가 등장한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

어느 날, 깜냥이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한 아파트의 경비실 문을 두드린다. 소나기를 피해 하룻밤 묵어가기 위함인데, 마침 경비 할아버지 저녁 메뉴에 참치가 있다.

"괜찮다면 조금만 맛볼 수 있을까요? 원래 아무거나 안 먹는데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요." 9

깜냥의 저 말은 깜냥의 시그니처로 작품 내내 반복된다. 저 시그니처가 나올 때마다 므흣해진다. 아니라고 말하지만 좋아하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말이다.

"원래 일 같은 건 안 하는데 참치도 나눠주시고 해서 고마워서요." 11

"원래 부스러기는 안 먹는데, 이런 걸 남겨 두면 개미가 꼬인단 말이야." 22

"원래 무거운 건 잘 못 드는데 한번 해볼게요." 39

"원래 아침은 잘 안 먹는데 냄새가 좋아서요." 49

깜냥의 방문으로 독자들은 지금 이 시각 함께 살고 있는 이웃들의 일상을 보게 된다. 민원을 해결하느라 불어터진 라면을 저녁으로 먹는 경비 할아버지, 엄마 아빠 없이 무서운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린 형제, 혼자 집에서 오디션을 준비하며 아랫집에 피해를 주고 있는 여자아이, 많은 물품을 배달하고 있는 택배기사 아저씨. 깜냥은 그들에게 가보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걸 함께 해주었다. 원래 자신은 그렇지 않은데 해본다는 귀여운 말을 덧붙이면서.

할아버지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깜냥을 바라보았어. "네 덕분에 참 오랫만에 따뜻한 아침을 먹는구나." 49

​"생각해 보니 조수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구나. 내가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함께 지내지 않을래?" 50

처음 우한폐렴으로 불리던 코로나19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온 지도 2개월이 되어간다. 우리나라, 일본, 이탈리아, 미국 등 전파 소식이 들리더니 이틀 전엔 who가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감기의 15%를 차지하는 코로나바이러스, 그 변종인 코로나19바이러스. 코로나19바이러스는 이제 더이상 사람이 방역하고 퇴치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사람과 공존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런 측면에서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코로나19바이러스의 어린이 버전처럼 느껴졌다. 각각의 생명을 기생이 아니라 공생으로 바라보는 그 시각이 바로 평화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다만 차가운 날 급격히 전파된 코로나19바이러스와 달리 따듯한 이야기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밋밋한 전개는 많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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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라
이상옥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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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쯤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다르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틀리다' 는 말을 쓰고 있음을. 그때부터 '틀리다'라는 단어가 입에서 튀어나오면 의식적으로 '다르다'로 바꾸었다. 그땐 말만 '틀리다' 였지, 생각은 '다르다' 였다. 그렇게 말을 생각에 맞춰 나갔다. 그런데 이 책은 완전 다르다.


앞표지, 산산조각 난 빙하 위에 펭귄이 한 마리 있다. 빨간 막대기를 들고 아주 전투적인 모습이다. 환경보호에 대한 메세지인가? 궁금해진다.

남극의 빙하지대가 빙하조각으로 바뀌자, 펭귄들에게는 '다른' 펭귄이 '틀린' 펭귄이 되어버렸다. 틀린 문제를 채점하듯 펭귄들은 붉은 막대기로 다른 펭귄들을 밀어냈다. 말은 '다르다'고 했지만, 생각은 '틀리다' 였다.


"우리와 다른 펭귄은 오지 마라!" "다른 펭귄은 오지 마라!" 힘센 펭귄들이 긴 막대기로 밀어냅니다. ​


뒤이어 온 물개에게도, 곰에게도 펭귄들은 똑같이 했다. 다르다는 이유가 궁색했는지 이젠 다른 이유들도 갖다붙인다. 그런데 그 이유가 꼭 사람에게 하는 말 같아서 숙연해진다.


"곰들이 무거워서 얼음이 녹는 것 같아." "물개들은 너무 많이 먹는대." "다른 동물들 때문에 우리가 먹을 게 부족해질걸?" "밀어내라! 밀어내라!"​


어른 펭귄들이 열심히 다른 존재들을 밀어내는 사이, 어린 펭귄들은 문어를 발견한다. 문어와의 먹물놀이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었다. 어린 펭귄들은 먹물이 묻은 채로 어른 펭귄에게 간다.


"엄마 아빠 이것 봐요." "우리도 이제 달라요."​


어린 펭귄의 허를 찌르는 한 마디다. 다르다는 것의 경계를 생각하게 하는 말. 그러나 어른 펭귄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밀어내라! 밀어내라!"를 외칠 뿐이다. 어른 펭귄이 밀어내는 만큼 어린 펭귄은 다른 존재들과 가까워졌다. 어른 펭귄이 밀어낸 건 다른 존재들만이 아니었다.

그렇게 다른 존재를 밀어낸 결과는? 어른 펭귄들은 자신들의 터전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을까? 그 뒷이야기는 그림책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


고1 아들 녀석에게 읽어보라 권했다. 다 읽더니 나치 이야기를 했다. 유대인을 밀어낸 독일인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얘기를 하다 그 당시 개념청소년이었던 백장미단 이야기까지 하게 되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희망은 어린 존재들인가 보다. 어린이와도 청소년과도 나누기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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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자 와니니 2 - 검은 땅의 주인 창비아동문고 305
이현 지음, 오윤화 그림 / 창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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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하면 맹수, 갈기, 그리고 황토색이 생각난다. 그래서 ‘푸른 사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조금 낯설었다. 젊은 사람을 나타내는 ‘청년’이라는 말이 있듯 젊은 사자를 말하나 보다 싶긴 했지만.

푸르다

1.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2. 곡식이나 열매 따위가 아직 덜 익은 상태에 있다.

3. 세력이 당당하다.

밝고 선명하고 아직은 덜 익었지만 당당한 사자, 와니니. 그러나 실상은 좀 찌질하다. 와니니는 사냥도 할 줄 모른 채 무리에서 쫓겨났고, 자신의 영역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다. 말라이카, 잠보, 마이샤와 함께 ‘와니니 무리’를 이루긴 했지만, 코끼리 눈치나 보고 개코원숭이의 비웃음을 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와니니 무리는 자신들의 속도로,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해 나간다.

혈투 끝에 사냥에 성공하고도 사냥감을 뺏기기도 하고, 사냥 과정에서 말라이카를 잃어버려 다시 찾아나서기도 하고, 슈자 무리에 얹혀살며 슈자 무리의 이간질을 경험하기도 하고... 이 모든 것은 와니니들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했고 서로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했다.

아프리카 초원을 배경으로 한 먹고 먹히는 자연의 섭리, 그 과정에서 겪는 만남과 헤어짐, 갈등과 해결을 통해 와니니 무리는 성장해나간다. 등장하는 동물들과 나무들을 찾아가며 읽으면 그 장면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생생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눈치나 보고 도망이나 다닐 거면, 뭐 하러 사자로 태어나? 72

그것만으로도 좋았다. 심장이 힘차게 뛰었다. 답답하던 가슴이 시원해졌다. 사냥꾼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74

죽고 사는 일은 초원의 뜻이라고들 하지. 맞아. 그렇지만 어떻게 살지, 어떻게 죽을지 선택하는 건 우리 자신이야. 그게 진짜 초원의 왕이야. 89

너희를 보면서 처음으로 알게 됐어. 아빠를 떠나도 되는 거구나. 아니, 그래야 하는 거구나... 엄마들이 나를 떠나보낸 마음을 비로소 알게 됐어. 149

제가 가진 가장 큰 목소리로 포효한다는 것, 그건 사자의 가장 큰 기쁨이었다. 영토를 가진 사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었다. 187

사냥감이 아니라 사냥꾼이 되는 것, 그것은 암사자가 가장 잘하는 일이다. 그것이 암사자의 일이다. 206

 

 

사자의 이야기가 사람의 이야기와 닮았다. 눈치 보지 말고, 어떻게 살지 선택하는 건 나 자신임을 알기. 삶은 자신이 가진 가장 큰 목소리로 포효하는 것. 그러니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 그 기쁨을 누릴 것. 사냥감이 아니라 사냥꾼이 될 것. 와니니가 보여준 삶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삶에 담기길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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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선생님과 오싹오싹 귀신 학교 달고나 만화방
남동윤 지음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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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아이들, 초등 저학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만화다. 살짝 유치한 감도 있지만, 귀신 학교를 돌아보는 중간 중간 나오는 퀴즈가 재미를 준다. 아쉬운 점이라면 그림이 너무 어지럽다는 것. 귀신 학교를 둘러보는 재미와 다양한 귀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작품의 가장 눈에 띄는 장점은 귀신마다 자기만의 개성이 잘 나타나 있는 것. 작가는 아이들도 저마다의 개성을 가진 존재임을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엄마들은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아이들은 그냥 귀신 이야기만으로 즐거운 작품이다. 내일은 아이와 함께 아이 캐릭터, 내 캐릭터와 가장 비슷한 귀신을 찾아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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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 멘토멘티 5
박도 지음, 박우진 그림 / 사계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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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큰 어른, 독립운동가로만 알았던 백범 김구. 호인 백범은 언뜻 들으면 흰호랑이란 뜻같았는데, 실제로 책을 보니 아니었다. 백범의 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천한 신분인 백정, 범은 범부(평범한 사람)이란 의미에서 따온 거였다. 그의 호는 바로 그를 나타내고 있었다. 왜냐하면 결과적으로 대단한 위인이 되긴 했지만, 그도 처음엔 평범한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상민으로 천대받기도 했고, 과거 급제하여 천한 신세 면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살 때도 있었다. 부정이 판치는 과거장에서 합격에 실패하고는 뜬금없이 관상학을 공부하기도 했던, 지금의 젊은이들과 다를바 없는 좌충우돌 청년이었다. 그렇게 꿀꿀하던 신세의 김구는 ‘동학’이란 학문을 접하게 된다. 동학은 김구에게 ‘학문’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이었다. 양반과 상민의 차별이 없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란 새로운 생각. 국사교과서에서 봤던 동학농민전쟁과 백범 김구가 역사의 한 페이지에서 연결된 걸 보는 건 신기한 일이었다.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 김구가 남다른 행동을 하게 된 건 치하포에서였다. 그는 여관방에서 칼을 찬 왜인을 보고는, 국모 명성 황후를 시해한 왜놈 미우라일지도 모른다 생각하고 그를 죽였다. 물론 큰 용기를 내고 한 일이었다. 그리고는 <국모의 원수를 갚고자 내가 이 왜놈을 죽였노라. - 해주 텃골 김창수> 글을 큰 길가에 붙이게 하고 안악 군수에게 이 일을 보고하게 했다. 이 일로 김구(김창수)는 옥고를 치르고 사형을 선고받지만, 동시에 그를 따르는 사람은 많아졌다.

한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기 시작하는 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분명히 인식하면서부터일 것이다. 김구는 자신이 꿈꾸는 세상에 대한 생각과 식민지 조국의 청년이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독립운동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난 어떤 정체성을 이루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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