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노트 -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이야기
조웅연 지음, 청공(이성은) 그림 / 더도어즈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겉표지를 처음 봤을 때, 학창시절에 하루하루의 일과를 기록했었던 일기장이 떠올랐다. 지금은 그때의 감수성은 사라지고 손 글씨를 쓰기보단 컴퓨터 자판기의 사용에 익숙해져있다.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등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메모의 기능이 있지만, 왠지 손 글씨가 그리워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펼치고 살펴보니깐 청공이 일러스트와 빈칸으로 구성되어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자기소개서, 나의 옛날이야기, 그때 그 순간, If Only, 굿바이 노트, 미안해요/고마워요’라는 여섯 가지 주제로 되어있다. 자기소개서에는 지금까지 기억나는 별명을 적는 칸이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친구들이 불러주었던 별명이 많았는데...지금은 별명을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 왠지 씁쓸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 시절의 별명을 떠올리며 흐뭇하게 추억에 잠겨보았다. 나의 옛날이야기에는 어릴 적 받고 싶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적는 칸이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까지 정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있는 줄 알았다. 큰 양말을 걸어두고 받고 싶은 선물을 상상하며 잠들었던 기억이 생각났다. 이밖에도 가장 좋아했던 만화 주인공은? 어릴 적 가장 무서워했던 것은? 첫사랑은? 가장 좋아했던 선생님은?...등의 질문이 있었다. 그때 그 순간에는 가장 좋아하는 노래의 가사를 적어보는 칸이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노래만 듣기에도 바쁘다. 마지막 질문은 자신을 충분히 칭찬해주는 말을 쓰는 것이었다. 글을 쓰면서 왠지 모르게 자존감이 생기는 듯 했다. If Only에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드는 칸이 있었다. 어떤 장르의 영화인지, 제목, 등장인물, 주인공, 조연, 단역까지 적어보는 것인데 조금 생소했지만 재미있는 질문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다양한 질문들로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면서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질문들이 가득했다.

한 장 한 장 질문에 답하다 보니깐 어느새 나만의 책이 완성되어 있었다.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잃어가고 있지만, 질문에 답해나갈 때 추억 속에 잠기며 학창시절의 감수성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 했다. 이 다이어리 북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해주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흐뭇한 독서시간이 되었다고 여겨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