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열반 - 김아타 산문
김아타 지음 / 박하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나의 작품을 수록한 캘린더를 발간하였고 전국의 모든 대학가와 민주화 운동권에 배포되었다.

나는 소포 더미를 받고서야 나의 작품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소포 더미를 받고서야 나의 작품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동의 없이 작품을 사용한 데 대하여 항의하는 나에게 그들은 "우리가 어떤 조직이지 아느냐?"며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것은 협박이었다. 나는 실망하고 좌절했다.

대의를 위하여 소를 희생해야 한다는 민주화 세력의 논리는 체제를 유지하려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 보수의 논리와 다르지 않았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다에서 개인의 역사는 작은 찻잔 속 미풍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처럼 미약한 개인의 자존이 살아 숨을 쉬고 그것들이 모여 바다를 만드는 것이 민주화의 시작이다.

개인의 자존을 우선하는 것이 민주의 시작임은 상식이다.

그것을 쟁취하기 위하여 들불처럼 타올랐던 민주화 운동이 아니던가.

암담했던 시절, 거센 민주화의 열기 속에 개인의 자존은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1천 번을 이해하지만 "미안하다"는 단 한마디, 최소한의 예의를 기대했던 나는 좌절했다.

곧 폭발할 것 같았던 민주화의 열기 속에 개인의 자존은 최소한의 인격체로 보호받을 명분이 없었다.

지독한 아이러니, 그것은 약자에 대한 폭력이었다. 덕분에 나는 서슬 퍼런 기관의 요주의 인물이 되었다.

 

항상 본인이 피해자라고 살아 온 사진작가 김아타의 산문집.

내가 위 글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와닿았기 때문에 이 글을 도입부에 써 놓은 것이다.

하지만 저 글 외엔 나는 절대 공감하지 않는다.

지독한 예술 사대주의에 본인만 최고라고 생각하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

원래 김아타는 누드사진 작가인데, 그 사진을 보고 '사진을 망친 사람'이라며 비판하는 사람에게 예술을 모르는 몰상식한 사람이라고 비난한다.

나도 누드사진작가라는 자체를 비판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알몸인 남녀가 신성한 사찰에서 불상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진은 상식이하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다. 김아타의 난해한 예술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몰상식한 사람이라니.

이 사람 말대로라면 몰상식한 나로서는 불쾌할 수 밖에 없다.

 

과연 이 작가가 하고 싶은 메세지는 뭘까?

그저 자신이 잘났다고 뽐내고 싶었던걸까? 나에게 있어 역대 최악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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