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해바라기 - 더 이상 죽지마 단비청소년 문학 6
갓파 외 지음, 고향옥 옮김 / 단비청소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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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막손 투수'라는 책을 너무 재미있게 봤던 나로서 '단비문학'이라는 출판사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데,

단비문학의 또 다른 책 '겨울 해바라기' 책표지도 너무나 이뻐 하나쯤 소장하기에도 좋은 책인 듯 하다.

이 책은 3가지 이야기가 엮여 있는 단편소설로 사춘기 시절에 겪을 법한 상처들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주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한번쯤은 권해도 될 만하다.

 

첫번째 이야기는 책 제목인 '겨울 해바라기'

해바라기 낙서를 통해 자살만을 막으려는 작은 희망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운석을 멈출 수 없다는 것쯤은 나도 분명히 알고 한 말이라고. 

하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거든.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끝까지 살아갈 희망을 버리지 말겠단 거야.

아무리 위기 상황이 닥쳐도 나는 도망치고 싶지 않으니까."

불가능한 일도 가능할 수 있다는 마인드, 내가 가져야 할 부분이다.

 

"그렇지 않아. 나는 세상을 바꾸겠단 생각 같은 건 안 해.

왜냐하면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사람 하나도 구하지 못하는데 모든 사람을 구한다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니까.

나는 앞으로도 낙서는 계속할 생각이야. 

이 작은 세상에서. 나 혼자 계속 낙서를 하다 보면 어쩌면 딱 한 사람은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리고 그 다음에도 계속 딱 한 사람씩 구할 수 있을 거고."

아직 어린 학생들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자기만 살겠다고 하여 대참사가 일어난 세월호.

이 글을 보고 반성하기를 헛된 바람을 꿈꾸며.....

 

두번째 이야기는 공포영화 소재로 나올법한 '방울 소리'

죽은 여자친구와 편지왕래를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나에게 중요했던 건, 분명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었다.

그런 내 안에는 양심 따위 없었던 게 분명하다.

착한 사람의 가면을 쓴 몰인정한 인간, 그것의 나의 본성이었다.'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돌아보는 구절이었다. 나도 과연 어떤 마음으로 그들을 돕고 있을까?

 

'몸시 엄격한 아버지도, 아버지에게만 의존하고 사는 어머니의 모습도 절반은 내가 만들어 낸 인격이었던 거다.

뚜껑을 열고 보면 세상은 이렇게 밝다. 결국, 자신이 어떻게 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하늘도, 사람도.'

우리집 분위기랑 정말 비슷하다. 나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아버지한테 실망 시킬까봐 내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내 모습을 다 보여주진 않는다. 막상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후회할 일만은 하지 마라…라고. 지금의 나에게는 마음을 꼭 찌르는 한 마디였다.'

나는 후회할 일의 연속이다.

잘못한 선택으로 후회, 하지 못해서 후회, 하고 나서 후회..... 어떻게 해야 후회할 일을 하지 않을까?

 

마지막 이야기는 현재 한국에서도 문제 중 하나인 왕따를 소재로 담은 'Over The Bridge'

단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한 아이가 어른들 사이에선 부적응자로 취급받으며 상처를 받지만,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들의 사랑과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하게 된다는 성장소설이다.

 

'나 혼자만 특별 취급을 받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쉬는 시간이면 1학년들로 북적대는 복도, 게다가 저학년들의 왁자한 웃음소리로 넘쳐나는 복도 끝에 자리 잡은 좁고 어두운 회의실.

회의실 등교는 나 혼자만 학교라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부각시켜 다른 아이들과의 차이를 일깨워 주는 것 같아서 서글펐다.'

학교에서도 왕따 당하는 친구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대목.

언제쯤 모든 아이들이 환하게 웃는 학교가 될까?

 

'상담이 필요한 것은 내가 아니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당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상담사 따위 필요 없다. 학교로 돌아가는 거다.'

왕따 당하는 사람이 사회부적응자일까? 왕따 시키는 사람이 사회부적응자일까?

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취급 받아야 하는 것일까?

 

 '사람은 모두 다르다. 당연하다. 똑같은 사람이 있어서 되겠는가. 그런 당연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모두가 뭔데? 모두와 똑같지 않으면 안 될 일 따위, 있을 리 없다.

그런데 자신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타인을 깎아내리고 상처 준다. 그것을 무리의 누군가와 함께하면 더욱 당당해져서.'

이 구절을 보고 예전에 읽었던 '우리 모두 틀림 없이 다르다'가 생각났다.

그 책 속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차이는 존중하고 북돋아 줘야 하는 것이고,

불평등은 누르고 없애 버려야 하는 것이 바로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이며, 인권은 특수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닌 상식이다.'

왜 많은 사람들은 깨닫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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