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32
박준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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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렵지 않았고 에두르지 않아 쉽게 닿았다.
이런 말씨도 퍽 괜찮지만 사회문제엔 통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

작가가 시대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엔 동의하고 싶지 않다.
그런 잣대로 김영랑을 비판하는 글을 읽으면 화가 났다.

나는 작가들이 시대의식을 저버리지 않는 한, 모든 글에 그런 정의를 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그럴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과연 현실을 외면한다손 그것이 현실을 모른다는 의미일까. 도피적이고 회피성향이 강하고 등등의 말투를 몹시 경멸한다. 정치적 무관심을 지적하는 이들의 손가락을 꺾고 싶다. 노력을 강요하고 의식개혁을 종용하는 사회가 밉다. 그들은 모두 강자이거나 기득권이거나 말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가난하고 무지한 사람들은 그냥 살아간다. 그게 무엇인지 관심두지 않고, 관심둘 수 없어서, 그냥 산다.

나는 늘 약자인 것만 같고 이런 약자를 보호해야하는 강자들이 나를 구경하는 게 싫고 도움이랍시고 배려랍시고 원치 않는 오지랖을 부리며 우월감을 느끼고 뿌듯하고 흐뭇해하는 게 억울하다.

시인이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쓰기 위해 노력했고,
그가 말하는 것이 꼭 곧이곧대로 믿고 행해지는 것이 아님에도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신화로 만들고 맹신하고 숭배했기에
가끔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피곤을 간접경험했다.

가끔은 그냥 모든 게 살아있어서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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