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더 이노센트
레이첼 애보트 지음, 김성훈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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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인공 로라 플레처는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나 평범하고 사랑스런 여성이지만

살인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다.

살인하기로 마음먹은 대상은 다름 아닌 남편.

로라의 남편 휴고 플레쳐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재산과 자선단체를 이용해

성인군자 코스프레를 하며 살지만 실상은 자신의 돈과 권력을 이용해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짐승같은 인간이다.

플레처 가문은 삼류 야설에나 나올 법한 근친상간의 전통을 일삼는 집안으로

휴고와 베아트리체의 부모는 자식들에게 성교육을 빙자해

근친상간을 저지른다.

그 방법도 극악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것으로 예닐곱 살 때부터

자식들을 자신들의 성의 도구로 만드는 세뇌교육을 시키고

성인이 되어 거부감이 없어지면 섹스를 하는 식의 짓을 저지른다.

 

딸인 베아트리체는 아버지의 그러한 학대에 못 이겨 가출을 하지만

아들인 휴고 플레쳐는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빠져

온전한 남녀간의 사랑을 배우지 못하고 성인이 된다.

 

휴고 플레처는 자신의 배우자감으로 어머니의 아바타가 될 수 있는

빨강머리의 여성을 찾아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배운 방식대로

성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그러나 어떤 여성도 그러한 본인의 비뚤어진 욕망을 채워줄 수 없었고

결국 그는 자신의 자선재단를 이용해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마수를 드리우게 되고, 심지어는 자신의 어린 친딸에게 까지 몹쓸 짓을 시도한다.

 

휴고는 어린 딸 알렉사를 자신의 욕망의 재물로 삼는 날에는

로라에게 약탄 술까지 먹여 기절시키는 수법을 쓰지만

로라는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술을 버리고 밤에

무슨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침대에 누워 자는 척하며 기다린다.

그렇게 부부가 사랑을 나누는 방에서 한밤중에 들리는 소리에 이끌려가게

되고 ,문을 여는 순간 비지오 말레피카(지옥의 현신)를 경험하게 된다.

 

제목 <Only the innocent>를 번역한다면 <모두가 피해자> 아니면 <모두 죄인>쯤으로 적당할 것 같다.

그렇다면 누가 무죄이고 피해자이며 누가 유죄이고 가해자일까?

 

상류층의 일그러진 실상을 자극적으로 다루고 있는 이 소설에서

핵심적인 인물은 휴고 플레처와 그의 아내 로라 플레처 그리고 톰 더글라스 경감이다.

표면적으로 휴고는 악마, 로라는 그에 희생당한 피해자 그리고 톰 더글라스는 심판자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악마같은 삶을 살다가 비참하게 자신의 아내에게 살해당한 휴고도

결국 철모르는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희생당한 희생자일 뿐<Only the innocent>이고,

로라는 남편을 죽이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을 구하기 위해

살인자가 되기를 자처한 <Only the innocent>이며,

톰 더글라스도 경찰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범인인 로라를 체포하지 않는 짐을 지기를 자처하는 <Only the innocent>이다.

 

또, 반대로 생각하면 세 주인공 모두 결과적으로는 <All the guilty>이다.

무고한 여자아이들을 납치 폭행하여 변태행위를 일삼고,

살인을 통해 자력구제를 하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망각하고 자의적 판단으로

범죄를 은닉하는 주인공들.

 

정말 단숨에 읽을 수 밖에 없을 만큼 흡인력 있는,

현대사회 우리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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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이 들면 알게 되는 - 젊었을 때는 알지 못한 삶의 지혜와 행복 이야기
쿠르트 호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이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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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들은 나이를 어떻게 먹고 있을까?

이 시대의 대한민국 사람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

 

요즘은 젊다는 말이 노동시장으로 내몰기 위한 구호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조기퇴직하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며 젊다고 자위하고

나이 들어 퇴직하고도 또 일을 해야 늙지 않는다며 돈벌이를 찾아나서고

알바인생들은 시간이 멎어 영원히 늙지 않는 천벌을 받는다.

 

얼마전 개봉한 영화중에 <아델라인>이라는 영화가 늙지 않는 여자에 대한 영화였는데

그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을 수 없는 고통을 겪는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현재 그런 천벌을 달게 아주 행복하게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젊다는 말이 그렇게 듣기 좋은지... ...

 

저자는 1937년 생의 독일인이다.

2차 세계대전과 나치를 직격으로 부딪치며 살아온 인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감수성이 풍부하고 매일 감동의 눈물을

흘릴 것 같은 시간들로 노년을 채우고 있는 걸 보면 아무리 힘든

인생이라도 살아볼 만한 가치는 있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인생을 부처님이나 예수님, 마호멧 처럼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인류사에

손으로 꼽을 정도 뿐이다. 너무 힘들 때는 연기하듯 인생을 슬쩍

좀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한 것 같다.

조화와 균형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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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버지 - 21세기 인간의 진화론
칩 월터 지음, 이시은 옮김 / 어마마마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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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Last Ape Standing이라는 원제목을 <사람의 아버지>로 번역한 것에 의문점을 갖게 되었다. 제목은 <사람의 아버지>이지만 실제로 이 책이 추구하는 바는 현생 인류의 과거를 통해 다음에 올 인간의 모습을 상상해 보고, 인류의 미래를 추측하는데 에 까지 나아가기 때문이다. 인류 중에 아버지가 먼저 생겼는지 어머니가 먼저 생겼는지 누가 알겠는가.

이 책은 수백만 년 전에 생존했던 유인원의 화석에서부터 벽화를 그리고 도구를 사용할 줄 알았던 최근 인류의 조상까지 인류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현재 모습을 가지게 된 과정을 진화론의 시각에서 설명하고 있다.

인류는 내적인 이유든 외적인 이유든 진화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생존을 위해 유리한 방향이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측면에서 스스로를 변화시켰음을 의미한다.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로 직립, 불의 사용, 유형성숙 그리고 뇌의 발달 등을 들고 있다. 특히, 뇌의 발달은 그 크기뿐만 아니라 뇌 속에서 우주만큼 복잡할 정도의 그물망을 만들어 온 뇌신경의 진화까지도 포함한다. 우리는 스스로 경험하기도 하고 타인을 통해 확인할 때도 있듯이 짧은 인생을 살면서 많이 쓰는 신체부위나 반복적인 동작을 무수히 함으로써 소위 달인의 경지에 이르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본다. 그 만큼 신체가 단시간에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하는 것을 보며 진화라는 단어의 의미를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뇌신경의 진화는 어떤가?

뇌신경의 진화는 놀라움 그 자체다. 왜냐하면 이는 신체적인 진화를 넘어 정신의 진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분명히 뇌신경이 점점 복잡한 그물을 만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생존에 온 힘을 기울여야했던 인간은 그 외의 것, 예를 들면, 벽에 그림을 그리고 그릇에 무늬를 넣고 어떤 일을 할 때 효율을 생각하거나 앞일에 대비하는 등 다른 가치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뇌의 진화가 인간에게 이롭기만 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인간은 뇌의 진화를 통해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냈고, 그 덕분에 인간은 신체의 진화는 멈춘 채 뇌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급기야는 뇌를 대신할 기계를 만들어내며 인간개체 사이에 큰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인간은 공동체 의식을 잃어가고 있고, 정신의 피폐를 겪고 있다. 현재는 고대인과 현재인 그리고 미래인이 공존하고 있다고 할까.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은 고대인으로 회귀하고 끝없이 뇌의 진화를 촉진하고 있는 부자나라의 국민들은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 같다.

진화는 결코 생명체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자연현상이지만, 진화를 인식하고 있는 인류는 이 시점에서 종의 미래를 위해 진화의 엔진을 개발하는데 매진해야 할지, 브레이크를 개발해야 할지를 판단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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