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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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담담하게 관찰한 소설이다.


구두의 상징적 의미는 이쪽 세계에서 저쪽 세계로 이동하는 수단, 매개체로, 역시나 이 소설들은 인물들의 변화를 다루고 있었다. [구두]에선 가사도우미로 면접 온 여자가 집주인 여자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드러내고, [팜비치]에선 `삼십대 중반이었지만 또래에 비해 나이가 들어보이는 인상`을 가진 소설 속 화자가 가진 남편의 자리와 아이의 아빠 자리를 `매부리코에 사각턱을 하고 썬글라스를 낀 느끼한 녀석`으로부터 심적으로 위협 당하고, [오가닉 코튼 베이브]에서 약사의 아내는 어쩔 수 없는 불안감을 어떻게든 해소하고자 영양제 먹는 것에 심취하기도 하고, 요가에, 오가닉에 심취하기도 하면서 방법을 달리하나 그래도 어쩔 수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틀니]또한 완벽한 남성이 우연한 `사건`으로 어떻게 자멸해가는가 보여주고 있고, 매력이라곤 하나도 없던 여성은 [홍로]에선 빛을 찾아가고, 지적이지 않는 여성도 인테리어의 완성을 위해 구입한 [파란 책]으로 고매한 지적 욕구를 해소하고자 하는 여성으로 바뀌어간다.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 속 인물들은 매력이 있다고도, 매력이 없다고도 할 수 없지만, 이 변화의 흐름 자체가 매력 있다. 개인적으로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소설을 매우 좋아하는데, 이 소설은 하이스미스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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