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의 용기만큼 큰 산 - 사계절 1318 문고 6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6
군터프로이스 / 사계절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사춘기 시절...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나는 그다지 방황은 하지 않았던 것 같지만 그것은 개인차이에 불과 한것 같다. 하지만....난 어느 순간에 오춘기에 접어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한없이 불안한 현실과 미래...서른이 되면 무언가 이룩해놓을 것 같아서 얼른 서른이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서른이 눈앞에 다가온 이 순간... 내가 막연하게 희망하고 있었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과거와 현재...불만족스러운 현재의 연속일 뿐이다.
얼마전에 큰 시험을 치렀다. 이번만 제발 내손을 잡아달라고... 지금까지 충분히 힘들게 하지 않았냐고...내 손을 잡아달라고 몇번을 울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허무한 기도를 끝내고 나서 희망을 안았지만...신이란...냉정한 분이다. 책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제발, 올라가게 해줘. 바인홀트 선생님은 학교를 그만두셨고, 새로 담임을 맡은 브라우너트 선생님은 아버지처럼 참을성이 없고 엄격하신 분이야. 제발 부탁이야, 망루야! 나를 받아줘 내가 올라갈 수 있도록 해줘.'
망루는 몸을 흔들어 대며 한바탕 승리의 춤을 추고는 버럭 소리를 지른다. '허, 이 무슨 늙은 할망구 같은 신세 타령이람! 그런 말로 나를 감동시킬 수 있을 것 같니? 할 수 있으면 나를 정복해 보라구!그따위 신세 타령은 집어치우고, 이 개구리야!'
그렇다. 나는 신세타령만 했을뿐 내가 정복 하고자 하는 꼭대기만 쳐다보았을 뿐이다. 내가 정복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그 곳에 데려다 주지 않는다. 결국 나를 이겨야 하는 것은 신이 아니다. 내가 나를 이겨야만 모든것을 정복할 수 있다. 실패!!! 두려운 단어였지만...아니 지금, 시험에 떨어진 지금...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이제는 신을 감동시킬 생각은 없다. 아니 감동하지도 않을 거니까...나도 망루의 꼭대기부터 올라야겠다.
이 부분은 책의 일부분입니다. 자아를 찾아가는 로제와 페터...그들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함께 망루를 오르게 됩니다. 함 읽어보시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