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전설 웅진 모두의 그림책 42
이지은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웃님들.

화제의 그림책 <친구의 전설>을 드디어 영접했어요.

<이파라파냐무냐무>, <팥빙수의 전설>, <할머니 엄마>, <종이 아빠>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이지은 작가님의 따끈따끈한 신간이에요.

사실 저는 너무 유명하거나 대중적인 것들은 피해다니는 성향이 있어서.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덕분에 놓치고 사는 게 많을 것 같아요..?? ) 이지은 작가님 책을 제대로 접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주변에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마다 눈물 한바가지를 쏟았다고 그래서. 눈물이 헤픈 저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너무 기대가 크면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있어서 조심스러웠거든요.

읽은 후. 눈물은 피할 수 없었고 실망은 기우였습니다.




제가 같이 읽기 전에 차안에서 아이가 먼저 개시했어요.

혼자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겨보며 첫 반응은,

그림만 봐도 벌써 재밌네~!!!

아닌게 아니라 표지 그림부터 장난끼있고 익살맞아요.

닮은듯 다른듯한 호랑이와 꼬리꽃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네요.


맛있는거 주면 안잡아먹지!!

놀아주면 안잡아먹지!! 단거 주면 안잡아먹지!! 떡 하나 주면 놓아주지!!

아이 입을 통해 저희집에서 무한 변형되어 쓰이고 있는 프레이즈라 그런지...

다가가는 게 서툴고 민폐일색인 이 호랑이 캐릭터에 자꾸 옆에 있는 누군가가 겹쳐보입니다.


첨벙! 하고 곁으로 뛰어들어봤지만

물세례만 뒤집어쓰고 짜증내며 가버린 오리 가족과, 다시 혼자 남은 호랑이.

아이 표정을 살피니 예사롭지 않네요. (자기도 찔릴거야...)

호랑이가 왜 그런걸까? 물어보자 같이 놀고 싶었나보다고 해요.

그러던 어느날 운명처럼 꼬리꽃을 만나고....



처음 만남은 서로에게 순조롭지 않았어요.

아이는 옥토끼우주센터의 회전돌기가 생각났나봐요. 참 많이 웃은 페이지.



이렇게 둘의 공존이 시작됩니다.

맛있는거 주면 !! 을 외치니 고맙겠다! 로 가로채는 꼬리꽃 보이시나요 ㅋㅋ

익숙지 않은 선행과, 동물친구들의 감사 인사를 들으며 조금씩 변해가는 호랑이.


 

<The Empty Stocking>, 우리말 번역서 제목은 <산타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대> 의 말썽꾸러기 착한아이가 떠올랐어요. 착한아이 뱃지가 쑥쓰러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했지만 내심 그 말이 진짜일거라 생각한 찰리요.

전체 내용은 책을 직접 읽고 감동을 느껴보시면 좋겠어요.

처음에 투닥거리던 둘의 사이가 30년차 부부처럼

(아직 제가 겪어보지 못한 부분이라 실제로 그때쯤 그럴지는 모르겠지만요 )

편안하고 익숙해졌구나 싶을 때쯤 전환점이 찾아오네요.

저 역시 물리적 이별보다 더 슬픈 건 세월의 무게였어요.

이지은 작가님이 <인생의 회전목마> 배경음악으로 깔고 읽는 걸 추천하셨다던데

저 그 노래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썼던 사람.....ㅋㅋㅋ

노래 없이도 눈물샘 폭발인데 어쩌나요. ㅠㅠ



무탈이가 떠난 자리에 천천히 또 다른 세상이 시작되었어요.

이별은 다른 세상을 소개해 주나 봅니다.

우리 진짜 친구였지?

고마워.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을 쓰는 동안 작가님의 15년지기인 반려견 무탈이가 세상을 떠났다고 해요.

그동안 겪어온 이별도, 언젠가 앞으로 마주해야할 이별도 책을 읽는 각자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존재가 분명히 있을 거에요. 그 과정은 슬프겠지만,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시작으로 연결됨을, 작은 희망 살포시 담아 한용운의 <님의 침묵> 함께 떠올려봅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님의 침묵> 한용운

이 책은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웅진주니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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