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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퀘스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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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경험으로부터 쓰디쓴 인생의 지혜를 엿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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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으로 충분하다 - 정신과의사 정혜신의 6주간의 힐링톡
정혜신 지음 / 푸른숲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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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러웠다!'

무심코 펼쳤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미 상담자들에게 공감할 만반의 마음 준비를 하고 있었나 보다. 

한창 진행되던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 갑작스레 나열되기 시작하는 파란 글씨들은, 내 마음을 그리고 나 자신을 무척이나 불편하게 했다.

책 속의 그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나를 관찰하는 또 다른 자아를 자꾸만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탓이다.

저자가 말하는 "감정이입 용도의 현미경"과 "나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망원경" 중 나는 망원경 기능에 훨씬 익숙해져 있었던 듯해 뒷맛이 씁쓸하기도 하다.

 

'자꾸만 비집고 들어오던 거부감은 어느 틈에 의구심으로 뒤바뀐다.'

첫 페이지에서 편집부가 소개한 대로 "가장 평균적인 모습을 보인 30대 여성 4명"에게 나는 무방비상태였다.

아무런 부담감도 어색함도 없이 마주했던 사람들인데, 이들의 가정사를 들으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이 살아온 모습이 정말 일반적인가에 대한 거부감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유년기, 청소년기가 어떠했는지와 무관하게 우리 모두 이들과 비슷한 고민, 외로움, 두려움,사랑에 대한 갈구를 안고 살아간다는 생각에 일말의 의구심이 생긴다.

순탄한 가정환경이나 부모와의 우호적인 관계는 개인의 성향에 따라 지극히 상대적일수밖에 없다는 의구심.

그런 생각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면서 안심이 되기도 한다. 나만 유별난 것도, 나만 뽀족한 것도, 나만 유약한 것도 아니라는 안심...

 

'노력하지 않는 것이 꼭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깨달음에 안도감이 든다'

싫은 내색하지 않고, 상대가 원하는 대로 되도록 맞추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내키지 않아도 내가 참고 견디면 된다는 마음으로...

그러면서 상대방 말 속에 담긴 마음, 그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알아채기 위해 촉각을 세웠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고 싶었다. 실은 자신이 그런 사람을 애타게 바라고 있으면서...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난 타인에게 그런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듯하다.

공감받고 싶은 이들에게 공감받지 못했다는 상처 자체를 회피하기 위해 지레 "감정블락"을 쌓아왔던 셈이다. 

자신은 스스로 분석하고 정리하고 판단한 모습만을 보여주면서 나는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되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곤 그런 불필요한 감정적 소모에 스스로 지쳐버렸던 것 같다. 때로 자신도 모르게 폭발적으로 감정을 배출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런 자신을 이제 상대방에게 공감받길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해인'처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남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은 진정으로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얼마나 오만한 것인가 깨닫는다. 

불편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자신조차 제대로 공감해주지 못한 채 분석하고 판단해서 정리했던 나는 '지혜'와 다른 듯 닮았다.

그렇게 타인과의 심리적 소통을  차단해버린 채 이해받지 못했다는 상처를 떨쳐내기 위해 '미수'처럼 "감정블락"을 쌓아왔다.

결국에는 '극단적으로 나가 없'거나 '극단적으로 나만 있'는 자폐적인 '미란' 역시 내 모습 중 하나였다.

우리는 이렇게 다른 듯 조금씩 닮아있나보다.

모두가 이렇게 조금씩 서투른 것일텐데, 꼭 무언가를 해야만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순간순간마다 내 마음에 불쑥 떠오르는 얘기"

책을 덮는 순간까지 가장 가슴에 남는 말이다.

불시에 나를 덮치는 무의식 같은 생각과 느낌이 집착이나 강박이 아닐까란 두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떠오르는 얘기 모두 이유가 있고 의미가 있다는 말이 커다란 격려가 된다. 

이제는 마음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에 좀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귀기울여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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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후지와라 신야 지음, 강병혁 옮김 / 푸른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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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그 곳에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한 마디로 이 책 참 좋다. 그래서 지금 내 수중에 없다. 집에 놀러 온 누군가에게 바로 줘 버렸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책은 정작 내가 갖고 있지 않다. 사람들에게 주고 다시 소장용으로 사고 또 주고 그런 식이다. 한 동안 이 책이 내게 그런 책이 될 듯하다.

이 책엔 술술 잘 읽히지만 쉽게 쓰여질 수 없는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 글들 중 어느 한 편 빠지는 글이 없다. 이런 내공이 궁금하여 찾아보니 역시나, 저자가 44년생 나이 지긋하신 분이었다. 스물 다섯 살 때 <인도방랑>이라는 여행서를 써서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후지와라 신야의 다른 책들이 매우 궁금해졌다. 다른 책들도 꼭 읽어 봐야겠다.

이 글들을 뭐라고 해야 할까..슬픈 것도 기쁜 것도 아닌 슬프면서 기쁘기도 한 그런 내용이라고나 할까. 약간 가슴이 아프기도 하며 그런데 우울하지는 않고 힘이 나고 그렇다. 햇빛이 비치는데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따뜻한 느낌이라고 말하면 비슷할 것도 같다. 예를 들자면, 피천득 선생이나 나쓰메 소세키 선생의 수필 느낌에 가깝다. 이 글들에는 내가 좋아하는 (그리고 일본적인) 진중함과 정갈함이 배어 있다.

나도 예전엔 나름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예전처럼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도 없어졌다. 다른 데 신경 쓸 겨를도 없고 그냥 벌여놓은 일들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만 급급하다. 지친 것이다. 그래서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엔 실용서나 사회현상을 가볍게 분석한 그런 책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소설이나 수필은 좀 시간낭비라고 생각했었다. 철학책은 어렵지만 뭔가 지적 허영심을 충족시켜 주고 그런.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동안 중요한 뭔가를 놓치고 살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수필도 소설도 다시 읽어야지 싶다. 육십이 넘은 저자는 나이가 들어도 이처럼 세상과 사람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 그리고 거기서 이런 은은하게 반짝이는 순간들을 포착해 내는데, 그보다 훨씬 젊은 나는 너무 늙어버렸구나 하는 생각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내가 지나쳐 버린 사람들과 순간들. 그것들에서 나는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사실, 나는 과거를 생각하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할까봐 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가지지 못한 것들이 헤어진 사람들이 나를 옭아매지나 않을까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내게 돌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힘을 내라고 말해 주었다. 그럴 지도 모른다. 돌아보면 그 곳에 어떤 반짝이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어른이 되기만 고대하다가 정작 어른이 되니 책임만 많고(허리가 휘어지도록) 아무것도 없더라 하고 근근이(?) 살아가던 내게 이 책이 왔다. 고요하지만 내겐 매우 선동적인 책이다. 바쁘다고 끊었던 블로그도 다시 시작하고 사진기 매고 어디라도 갔다 오라고 충동질한다. 요번 토요일엔 지쳐서 누워 있지만 말고 느끼는 일에 힘 좀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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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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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것은 3, 4년 전이었던 것 같다. 굉장히 지쳐 있던 어느 저녁,
마음에 한 줄기 쉼을 선물하고 싶어 영화관을 찾았고, 돌아오는 내내
잠시 여행을 다녀온 듯 여유가 느껴졌다.

그리고 이번에 영화의 원작소설로 다시 '카모메'와 만났다.
읽는 내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의 소식을 다시 들은 듯 반가웠다.
몇 년 전 지친 나를 토닥거려준 사치에와 미도리, 마사코의 힘든 사정(영화엔
나오지 않는다. 그저 핀란드에서 만난 그 순간부터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니)
을 이제서야 알게 되어 다시 한 번 위로받았다.

'이게 옳은 거야, 왜 그렇게 사니?'라고 추궁하는 주위 사람들 앞에서
나도 사치에처럼 답답함을 느꼈고,
모범생처럼 탈선하지 않고 살아온 시간들이 나를 배반하는 그 순간
미도리처럼 벙 쩠으며,
아픈 부모님을 모시는 오랜 기간 동안 마사코처럼 진이 빠졌다.

그런데 이 책이 감동적인 건, 그런 모든 사정은 그냥 배경일 뿐
카모메 식당, 그 낯선 공간에서 담담하게 서로를 이해해주는 친구들과 조우할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오니기리와 시나몬 롤, 그런 단순한 음식만으로도 우리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거다.
 
영화의 감동을 잊은 줄 알았는데 책을 읽으며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행복해졌다.
힘들 때 핀란드로 떠나진 못해도, 이 책 속에서 잠깐씩 휴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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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사랑을 모르는 남자와 산다
김윤덕 지음 / 푸른숲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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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사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꾸며낸 얘기가 아니라 그런지 읽다 보면 빠져들고 마치 내 일인 것처럼 웃었다 울었다 하게 된다. 김정운 교수님 말대로 맞장구를 치다 보니 마음이 후련해진다. 나도 모르게 막혔던 내 가슴이 시원하게 뚫린다.

이 책을 읽으며 한 위대한 발견(?)은 역시 보통 사람들이 더 따듯하고 품이 넓다는 사실. 평범하지만 남 위할 줄 알고 베풀고 기다리고 참아주는 따순 마음에 더 감동하게 되고 마음이 짠하다. 내가 왜 또 울지?? 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또 하나의 위대한 발견은 세상은, 가정은, 가슴 큰 여자들의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유지된다는 사실. 우쨋든,, 함께!! !! 살아내야 하겠다는 의지로 가열차게 살아가는 통 큰 여인들의 대열에 합류해 엄살 부리지 말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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