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S, 넌 누구냐 - 론스타와 엘리엇은 어떻게 수조 원을 청구할 수 있었나 지금+여기 10
노주희.이종태 지음 / 개마고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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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낯선 상식 - '호남 없는 개혁'에 대하여
김욱 지음 / 개마고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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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역주의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뒤흔든다.

 

어릴 때 선거 개표방송을 보면서 영호남 지역 색깔이 구분되는 걸 보고 질렸던 기억이 있다

지역별로 저렇게 나뉘나. 특히 호남의 결과를 보고 더 그랬다. 거긴 90%가 민주당과 김대중을 지지했다. 말이 되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 후보에게 90%의 몰표를 주다니. 지역주의가 저런 것이구나, 저런 행태는 빨리 없어져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호남으로 나누는 걸 싫어했다. 이 좁은 땅덩이에서 뭘 그리 나눠서 싸워?

큰 차이도 없는데. 정책과 인물을 보고 투표해야지, 지역에 따라 투표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고 빨리 사라져야 후진적 관행이라고 생각했다. 지역을 떠나 계급적 이익에 따라(부자들은 보수정당에, 노동자들은 진보정당에) 투표를 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게 정치의 올바른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좀 걸리는 부분들이 분명 있었다

권력과 관계없는 보통의 호남 사람도 노무현의 배신에 강한 분노를 품고 있었다. 그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몇몇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시선을 가진 지식인들도 노무현과 친노의 영남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열변을 토했다. 정말 그런 게 있단 말인가? 솔직히 말해 나는 영남패권주의를 느낀 적도 없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건 일종의 피해의식이 아닌가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서야 비로소 눈이 뜨였다. 몇 년간의 의문이 한 번에 풀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왜 분열하는지, 문재인과 친노가 호남에서 왜 그렇게 인기가 없는지, 호남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새정연을 대하는지 한 번에 이해가 됐다. 그리고 지역문제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호남의 몰표가 반민주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를 증진시켜왔음을 알았다.


무엇보다 노무현정권 시절 호남인들이 받았을 충격과 배신감을 공감할 수 있었다

노무현의 당선에 호남표가 막대한 기여를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노무현은 그런 지역 몰표를 부끄럽게 여겼다. 그건 마치 온갖 궂은일과 험한 꼴을 감수하며 남자를 뒷바라지했는데, 그렇게 성공한 남자가 더 좋은 집 딸과 결혼하겠다며 버리고 떠난 일과 같은 거였다. 호남의 투표를 추하고 더러운 지역주의로 낙인 찍으면서 말이다. ‘호남의 10표보다 영남의 1표가 더 중요하다는 등의 발언은 친노의 정치적 지향이 어떤 것인지 역력히 보여주었다. 자신들이 지지한 정당이 호남색을 지우고 영남정당이 되려 하는 그런 모습에 호남인들이 어떤 심정을 느꼈을까. 더욱이 그들은 호남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온 사람들인데. 저자의 냉철하면서도 절절한 비판에 난 동감할 수밖에 없었다.


3류 통속극에서 그렇게 배신한 남자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것처럼 열린우리당도 철저히 실패하고 버림받았다

웃긴 것은 그렇게 몰락한 친노도 결국 정치적으로 의지할 곳은 호남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들의 기본 정치 전략은 바뀌지 않았다. 호남의 몰표를 기반으로 영남표를 끌어들여(친영남 정책을 내세워) 집권하겠다는 것이다. 그 노선이 얼마큼 선거에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결과가 노무현 때의 재판이라면 호남으로선 왜 몰표를 줘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호남의 몰표를 당연한 듯 여기면서, 정작 영남에 구애하는 친노의 행태는 반민주적이다. 그러면서 호남이 스스로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며 호남표의 이탈을 막으려 한다. 그것은 위선적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호남의 민심이 흔들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을 읽고서 지역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완전히 달라졌다. 그것이 호남의 문제만이 아니며, 한국 사회 전체의 개혁에 관계된 문제임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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