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이 가는 곳. 이 책에서는 그 곳을 제2한강이라고 칭한다.
주인공 홍형룩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한다. 죽음이 끝일줄 알았건만, 제2한강에 도착한 형룩은 이슬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다. 푸르뎅뎅한 색으로 보이는 것 빼고 원래 살았던 세상과 다름이 없는 세상에서 조금씩 적응해나가는 형록. 이 제2한강에서 벗어나 영원한 '무'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다시 한번의 자살이 필요하다.
주인공 형록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제2한강의 오게 된 이슬, 오과장, 화짜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소설인데...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아쉬움을 느꼈다.
결말의 아쉬움이라기보다 조금 더 인물들의 이야기에 살이 붙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 때문이였달까.
아니면 제2한강에서 원래의 삶에서 놓쳤던 부분들을 깨닫고 다시 한 번 자살을 택하여 '무'의 존재로 돌아가는 방법의 아쉬움이 였달까.
사실 자살이 스스로를 향한 살인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자살을 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자살로 마무리를 한다는 소설의 내용이 탐탁치 않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몇가지 아쉬움이 남을 뿐, 소설 내용은 가볍게 느껴지면서도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살은 하면 안된다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자살을 하기까지의 당사자의 입장에대해서는 얼마나 헤아려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