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누구일까 생각하며 소설을 읽는 내내 열심히 추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생각지 못한 인물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나 또한 '아나그노리시스'상태가 되어버렸다. 충분히 많은 스릴러,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읽었기에 척하면 척의 느낌으로 범인을 잘 찝어냈는데 이번에는 방심했던 걸까, 아니면 작가가 교묘하게 범인을 잘 숨겨놓았던 걸까. 그마저 아니면 마리아나의 생각에 나또한 갇혀 조금 더 넓게 보지 못했던 걸까. 결국 이 '아나그노리시스'는 마리아나를 슬픔에서 끌어올려 백조처럼 다시 날아오르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의 씁쓸함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지만 이 마지막만 놓고 보더라도 <메이든스>는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젊은 심리상담가의 입장에서 살인마를 추적하는 과정은 나에게는 몹시 신선하게 다가왔으며 이는 나뿐만 아니라 이 책을 접하는 다른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중반을 넘어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에도 범인의 흔적을 쫓으며 혼자 헤매이다 뒤통수를 맞는 짜릿함이란... ^^
<메이든스>에 대한 서평이지만, 전작인 <사일런트 페이션트>까지 함께 추천하며 이 글을 마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