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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
안셀름 그륀 지음, 안미라 옮김 / 챕터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더 이상 내 영혼을 갉아먹지 마,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
하루 중 인간은 수많은 감정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초조함을, 그 회의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는 해방감을,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쇼파에 뒹굴며 TV를 볼 때, 머리를 비우고 그저 멍하니 있는 있을 수 있는 순간은 터질듯한 행복감으로 가득찬다. 하지만 불행히도 인간사, 항상 기분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각박한 요즘 세상, 행복보다는 불행한 감정을 느끼는 빈도수가 더욱 더 늘지 않았을까. 이 책의 제목,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처럼 다수의 감정은 ‘나를 아프게’도 한다. 책의 저자인 그릔 신부는 역설한다. 그런 수많은 감정을 우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슬픈 감정을 느낀다면 ‘아, 내가 슬퍼하고 있구나’, ‘이 감정은 슬픈 감정이구나’하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하게 들릴지 모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온 몸이 슬픔에 젖고 내 영혼이 울부짖고 있는데도 그 슬픔이란 감정을 차마 인정할 수 없어 눈을 돌려버리는 것이 보통의 인간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탈출을 꾀하지만, 글쎄, 야속하게도 그런 방식으로는 감정에서 절대 해방되지 않는다. 책은 크게 두 개의 장으로 나뉜다. 1장에서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한 전반적인 소회를, 2장에서는 우리를 아프게 하는 열여섯 가지의 감정에 대해 자세히 다룬다. 시기심, 분노, 짜증, 탐욕, 두려움, 우울함, 조바심, 질투, 괴로움, 열등감, 증오, 서운함, 슬픔, 걱정, 수치심, 과대성 등, 이 감정들에 상처 입은 적 있다면(워낙 다양해서 아닌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 부디 이 책을 읽고 잠시나마 마음의 위로를 얻길. 똑바로 감정을 마주하고 꿋꿋하게 근원적인 해결 방법을 찾을 때 잠시나마 찰나의 파라다이스가 펼쳐질 것이다. 우주에 떠 있는 무한한 별처럼 그렇게 우리 인생을 떠도는 수많은 감정에 더는 휘둘리지 말자. 이제는 그들의 지배자가 되어 삶이란 항해의 노잡이로 써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