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으로 본 역사 - 정사와 야사 속에 남아있는 놀라운 기록들
홍순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평소에 교과서에 나오는 딱딱하게 서술된 역사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야사를 좋아하는지라 “꿈으로 본 역사”는 무척 끌리는 책이었다. 여러 역사적 사건이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꿈에 얽힌 일화들을 여러 편의 단편으로 엮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어떤 실록에 써있었는지, 출처의 원문을 그대로 실어놓은 부분은 언제나 역사책을 볼 때처럼 숱한 한자용어 때문에 머리가 조금 아팠다. 하지만 내가 잘 아는 위인들의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을 알게 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저자는 꿈을 허황되고 부질없는 것이 아닌 우리 인간의 영적능력에서 비롯되는 고도의 정신적인 능력의 활동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꿈을 여덟 가지로 분류하고 주로 예지적 꿈 사례에 대해 서술하였다. 책에 실린 사례 중에는 내가 익히 들어본 이야기도 많았고 알던 것에서 더 깊숙이 알게 된 것도 있었다.

드라마로 유명한 주몽은 천제가 자신의 자손으로 하여금 나라를 세울 것이라고 북부여의 왕의 꿈에 나타난다. 그리고 이러한 예지몽은 고구려 건국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주몽이 하늘의 계시를 받은 신성한 인물로서 절대적인 행위를 한 것을 내세우고 있다.

개국과 관련된 이러한 꿈 뿐 아니라 보은에 관련된 꿈 또한 매우 흥미롭다. 이공린의 일화가 그렇다. 이공린은 꿈속에서 여덟 명의 늙은 첨지를 만나 그들이 솥에 삶겨 죽게 되었으니 살려준다면 후하게 은혜를 갚겠다는 말을 듣는다. 알고 보니 부엌에서 자라 여덟 마리로 국을 끓이려 했던 것. 그리하여 즉시 강물에 놓아 보내려 하였으나 실수로 한 마리가 죽게 되는데 훗날 이공린의 아들들 모두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만 한 명이 비명횡사한다. 자라 여덟 마리와 아들들이 같은 처지로 표상되었던 것이다.

책 속에는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하는 은혜 갚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피를 부르는 살벌한 보복의 꿈도 있다. 고려태조의 보복을 계시 받은 이성계는 아들들이 병사하거나 후계문제로 싸우다가 서로를 죽이는 비극을 겪는다. 그리고 단종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세조는 꿈에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의 혼령이 나타나 “죄 없는 내 자식을 죽였으니 네 자식도 죽이겠다.”는 저주를 듣는다. 그리고 꿈에서 깨자마자 세자의 죽음을 전해 듣는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역사 속에서 꿈에 대한 일화가 이토록 많은 줄 처음 알게 되었다. 꿈의 성격은 각기각색이었다. 개국을 정당화하기 위해 한 인물을 하늘과 관련시키는 꿈과 보은, 보복에 관한 꿈, 그리고 나라를 지킬 수 있게 적이 쳐들어오는 것을 알려주는 꿈 등 다양했다. 문득 옛날 사람들은 꿈에 대한 신뢰가 지금과 달리 매우 강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사람들은 ‘꿈은 현실과 반대야’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해몽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나 또한 그랬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지금까지 꾸어본 꿈 중 독특한 것에 대해 무슨 의미가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혹시 그 때 꿈을 꾸고 로또를 샀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꿈에 대한 일화들을 통해 역사를 배울 수 있었고 또 우리 조상들이 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던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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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y 2007-11-09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꿈으로 본 역사" 아래 주소 오디오북인데 추천합니다.
http://www.audien.com/F_Goods.do?cmd=goodsDetail&goodsId=0008317&cateId=000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