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 - KBS 박선규 기자가 대한민국의 선생님들께 띄우는 희망 메시지
박선규 지음 / 미다스북스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한 때 교사를 꿈꾸었던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책이었다.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한 나는 대학교에서도 영어를 전공하고 나중에는 영어로 먹고 살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영어능력을 필요로 하는 회사는 많지만 나는 영어를 업무능력의 일부분으로 쓰는 직업보다 영어자체를 써먹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 중에서 학교에서 영어선생님을 하는 것을 오랫동안 꿈꿔왔다. 그러나 지금 교사라는 직업의 현실은 더 이상 내가 생각하던 그런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내가 학창시절 때에도 “선생님 그림자도 못 밟았다”라는 말은 옛말처럼 느껴지던 시대였고 선생님께 대들거나 장난치는 녀석들도 좀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도를 지나치는 녀석은 없었다. 뉴스에서 초등학생 제자가 선생님을 구타했다는 충격적인 보도와 선생님이 체벌을 가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어이없는 소식도 접해서 나의 선망이었던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과연 교사가 내 적성에 맞을까? 요즘 얘들은 발육도 남달라서 키도 크고 힘도 세서 반항하는 놈들은 다루기 힘들 텐데 어쩌지?”하며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문득 학창시절에 만만한 선생님 수업시간에는 잠을 자거나 까불던 아이들도 무서운 선생님 앞에서는 찍 소리도 못했던 기억이 떠오르고 여린 성격 때문에 아이들을 잘 다루지 못 할 것 같아 교사의 꿈을 접었다. 하지만 내가 교사의 꿈을 접은 결정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갈수록 떨어져가는 교사의 위신 때문이었다. 물론 뉴스에 자주 나오는 촌지는 소수의 교사의 잘못된 행위일 뿐인데 그것을 교사의 보편적인 특징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옮지 못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정년이 보장되고 잘 해도 특별한 상이 없고 못해도 벌이 없다는 점 때문에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점점 도태되는 상황에 일침을 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에 메가스터디에서 수강을 한 적이 있었는데 물 흐르는 듯한 수업 진행 방식에 나를 포함한 다른 친구들은 학교 수업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에 대해 한탄을 하였다. 물론 교사라는 직업은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학생들을 신경써야하고 그 외에도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수업 한 가지만을 준비하여 강의하는 학원 강사들처럼 가르칠 수 없다는 점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노력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 교사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에 나오는 학원에서 매를 맞으면 가만히 있지만 학교에서 교사가 매를 대면 난리가 난다는 이야기는 실로 충격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교사들의 무사안일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씁쓸하지만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교원평가제는 그런 면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것은 교사의 위신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닌 오히려 위신을 세우는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처럼 존엄한 교권은 사람들이 존엄하다고 여길 정도로 수준을 유지할 때 그 의미를 가질 수 있고 지금은 그런 존엄함을 위해서도 평가가 필요할 정도의 단계라고 보는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기분나빠하기보다 지금까지 나태했던 태도를 버리고 학생들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계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예전에 학원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친 경험이 있어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일이라면 이미 내가 예전에 배운 것들이고 크게 부담이 가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을 다루는 것과 그들 앞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언제나 푸근한 인상으로 아이들을 대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에서 교사란 훌륭한 인격을 갈고 닦은 사람에게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을 체벌하는데 있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교사 밑에서 아이들은 화가 나면 감정대로 행동해도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인격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에 같이 지내는 시간을 생각한다면 교사의 영향은 부모에 비할 정도로 실로 막대하다. 학생이 삐뚤어지거나 바르게 크는 것은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뉴스에 나오는 폭력교사나 인격적 결함이 있는 교사들로 인해 다른 좋으신 선생님들까지 매도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그런 일로 인해 이 시대의 교육자들은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을까. 그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저자의 많은 경험과 식견에서 비롯된 날카로운 지적에 놀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 하지만 그러한 지적은 결코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교사들에게 힘을 주고 잊고 있던 소중한 열정을 깨닫게 해주는 건설적인 비판이다. 책에는 저자의 과거 은사님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의 교직의 문제점, 스포츠나 언론, 정치 등과 관련된 예를 들어 해결책을 모색한다. 어려웠던 나라를 살린 것도 교육이었고 위대한 업적을 이룬 수많은 위인들도 그들의 뒤에는 훌륭한 스승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도 선생님들의 어깨에 달려있다. 이 책을 읽고 나는 다시 교사의 꿈을 키워볼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

 “선생님. 힘내세요. 당신이 바로 이 땅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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